10월 초 부가가치세 예정고지서를 받아 든 개인사업자 중 상당수가 같은 질문을 합니다. 신고서를 낸 적이 없는데 어떻게 특정 금액이 이미 정해져서 나왔을까 하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금액은 국세청이 임의로 매긴 세금이 아니라, 지난 1기(1~6월) 확정신고 때 실제로 납부한 세액의 정확히 절반입니다. 신고 절차 없이 자동 계산돼 발송되는 구조이고, 별다른 사정이 없다면 10월 25일까지 고지된 금액을 그대로 납부하면 끝나는 세금입니다.
다만 이 계산 방식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하반기 매출이 상반기보다 크게 줄었다면 고지된 금액이 실제 부담해야 할 세액보다 훨씬 많을 수 있고, 이런 경우엔 별도 신고로 전환해 실제 세액만 낼 수 있는 방법이 따로 있습니다. 계산 구조와 함께 이 예외 조건까지 알아야 10월 고지서를 제대로 이해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0월 예정고지액은 2026년 1기(1~6월) 확정신고 납부세액의 50%이며, 고지세액이 50만 원 미만이면 고지 자체가 생략됩니다. 예정신고기간(7~9월) 실적이 직전 과세기간의 3분의 1 미만으로 줄었다면 예정신고로 전환해 실제 세액만 납부할 수 있습니다.
왜 신고도 안 했는데 세액이 이미 찍혀서 나올까
부가가치세는 원칙적으로 1년에 두 번, 1기(1~6월)와 2기(7~12월) 실적을 각각 7월과 이듬해 1월에 확정신고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개인 일반과세자와 직전 과세기간 공급가액이 1억 5천만 원 미만인 소규모 법인은 이 확정신고 사이 중간에 국세청이 세액을 미리 걷어가는 예정고지 대상에 포함됩니다. 부가가치세법 제48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90조에 근거를 둔 제도로, 4월 25일 고지분은 전년 2기 확정세액의 50%, 10월 25일 고지분은 이번 1기 확정세액의 50%로 정해집니다.
확정신고와 가장 다른 점은 신고서 제출 절차 자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국세청 전산이 직전 과세기간 확정신고 내역을 그대로 불러와 절반을 계산하고, 고지서 형태로 통지합니다. 사업자가 따로 매출을 집계하거나 서류를 낼 필요 없이, 통지된 금액을 정해진 기한까지 입금하면 절차가 끝납니다.
모든 사업자가 이 대상은 아닙니다. 올해 새로 사업을 시작해 직전 과세기간 실적 자체가 없는 신규사업자, 1년 단위로 별도의 반기 예정부과(7월)를 적용받는 간이과세자, 그리고 계산된 고지세액이 50만 원 미만인 경우는 10월 예정고지 대상에서 빠집니다.
10월 고지 금액은 정확히 어떻게 정해질까
계산식은 단순합니다. 2026년 1기(1~6월) 확정신고 때 낸 부가가치세 납부세액에 50%를 곱한 값이 그대로 10월 예정고지액이 됩니다.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로 설명하면 이해가 빠릅니다.
강남 인근에서 인테리어 자재 소매업을 하는 개인일반과세자 A씨는 2026년 1기 확정신고에서 부가세 320만 원을 납부했습니다. 이 경우 10월 예정고지액은 320만 원의 절반인 160만 원으로 계산되어 고지서가 발송됩니다. 반면 소규모 온라인 판매업을 하는 B씨는 1기 납부세액이 90만 원이었습니다. 이를 절반으로 계산하면 45만 원인데, 50만 원에 못 미치기 때문에 소액부징수 규정에 따라 고지서 자체가 나가지 않습니다. B씨는 다음 확정신고(2027년 1월) 때 2기 실적을 정산해 한 번에 납부하면 됩니다.
| 구분 | 1기 확정신고 납부세액 | 10월 예정고지액(50%) | 처리 방식 |
|---|---|---|---|
| 사례 A (소매업) | 3,200,000원 | 1,600,000원 | 10월 25일까지 고지서대로 납부 |
| 사례 B (온라인 판매업) | 900,000원 | 450,000원 | 50만 원 미만 → 고지 생략, 확정신고 시 정산 |
지방소득세는 이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도 실무에서 자주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예정고지서에 적힌 금액은 부가가치세 본세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 별도 지방세 고지가 함께 오는 경우 이를 부가세와 혼동해 이중으로 걱정하는 사업자가 적지 않습니다.
예정고지보다 신고가 유리한 경우는 언제일까
판단 기준은 하나입니다. 예정신고기간인 7~9월의 과세표준 또는 납부세액이 직전 과세기간(1~6월)의 3분의 1에 미달하면, 예정고지 금액을 그대로 내는 대신 예정신고로 전환해 실제 발생한 세액만 낼 수 있습니다. 사업이 계절을 타거나, 큰 거래처 하나가 빠지거나, 매장을 축소한 경우처럼 하반기 매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면 반드시 확인해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앞서 사례 A를 다시 보면 판단 기준이 분명해집니다. 1기 납부세액 320만 원의 3분의 1은 약 107만 원입니다. 만약 7~9월 실적을 실제로 계산했을 때 납부세액이 70만 원으로 나온다면 이는 3분의 1 미만에 해당하므로 예정신고 전환 대상입니다. 이 경우 예정고지대로 160만 원을 내는 대신 예정신고로 70만 원만 내면 됩니다. 반대로 실제 세액이 120만 원 정도로 나온다면 3분의 1 기준을 넘기 때문에 전환 실익이 없고, 굳이 신고 서류를 준비할 필요 없이 예정고지 금액을 그대로 내는 편이 낫습니다.
| 구분 | 예정고지 유지 | 예정신고 전환 |
|---|---|---|
| 납부할 금액 | 1,600,000원 | 700,000원 |
| 적용 조건 | 별도 절차 없음(자동) | 과세표준·납부세액이 직전 과세기간의 1/3 미만 |
| 절차 | 고지서 금액 입금 | 10월 25일까지 홈택스에서 예정신고서 제출 |
시설 투자 등으로 매입세액이 매출세액보다 커서 환급을 받아야 하는 조기환급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예정신고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매출 감소 여부와 무관하게 신고를 통해 환급 절차를 밟는 것이 유리합니다.
예정신고로 전환하려면 반드시 10월 25일까지 홈택스에서 신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 기한을 넘기면 매출이 줄었더라도 자동으로 예정고지 금액이 그대로 확정되며, 이후에 신고서를 내더라도 되돌릴 수 없습니다. 실무에서는 "나중에 정정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다 기한을 넘겨 예정고지액을 고스란히 내는 사례가 반복됩니다.
고지서를 그냥 두면 어떤 일이 생길까
예정고지는 신고 의무가 없는 대신 납부 기한을 넘기면 국세기본법상 납부지연가산세가 그대로 붙습니다. 2026년 7월 1일 시행된 개정에 따라 지정납부기한이 지난 미납분은 월 0.67% 기준으로 계산되며, 미납 상태가 길어질수록 부담이 산술적으로 커집니다. 예정고지는 확정신고 때 기납부세액으로 정산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금 내지 않는다고 그 부담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음 확정신고로 그대로 넘어갈 뿐입니다.
사업 자금 사정이 어려워 기한 내 납부가 어려운 경우라도, 고지서를 그대로 방치하기보다는 관할 세무서에 분할납부나 징수유예를 문의하는 편이 가산세 부담을 줄이는 데 낫습니다.
예정고지서의 금액은 새로 계산해야 할 세금이 아니라, 확인해야 할 숫자입니다. 직전 확정신고액의 절반이 맞는지, 그리고 그 사이 사업 상황이 3분의 1 이상 달라지지 않았는지만 짚으면 됩니다.
18년간 다양한 업종의 부가세 신고를 지원해 온 경험으로 보면, 예정고지 금액과 실제 매출 흐름이 어긋난다고 느껴질 때가 가장 흔한 상담 포인트입니다. 그 판단은 숫자 하나의 차이지만 결과는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벌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