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업이나 도소매업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자라면 거래처 대표의 자녀 결혼식이나 부모상에 축의금·조의금 봉투를 내는 일이 낯설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 금액이 20만원을 넘는 순간부터입니다. 지금 기준으로는 25만원을 냈든 50만원을 냈든, 세금계산서 같은 적격증빙이 없으면 그 지출은 한 푼도 필요경비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정부는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이 기준을 3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다만 시행 예정일은 2027년 1월 1일이고,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시행령 개정이 확정 공포된 상태는 아닙니다. 지금 20만원을 넘겨 지출했다면 이 시차를 어떻게 넘길지가 실무에서 가장 먼저 부딪히는 질문입니다.
20만원(2027년부터는 30만원)을 넘는 경조사비는 초과분이 아니라 지출액 전부가 필요경비에서 빠집니다. 어느 규정이 적용되는지는 신고 시점이 아니라 지출한 날짜를 기준으로 갈립니다.
지금 규정에서 20만원이 갖는 의미
기업업무추진비(2024년 이전 명칭은 접대비)는 원칙적으로 건당 3만원을 넘으면 신용카드매출전표, 세금계산서, 계산서, 현금영수증 같은 적격증빙을 받아야 필요경비로 인정됩니다. 적격증빙 없이 3만원 넘게 쓴 접대성 지출은 초과분이 아니라 지출액 전부가 필요경비에서 제외됩니다. 소득세법 제35조(기업업무추진비의 필요경비 불산입)와 같은 법 시행령 제83조(기업업무추진비의 범위 등)에 규정된 내용입니다.
경조사비는 이 원칙 안에서 별도의 예외를 둡니다. 거래처 임직원의 결혼이나 상을 당해 지출하는 경조금은 건당 20만원까지는 청첩장, 부고장, 초대장 같은 소명자료만 있으면 적격증빙 없이도 필요경비로 인정됩니다. 다른 접대성 지출과 달리 신용카드나 계좌이체 같은 결제수단 요건 자체가 아예 없다는 점이 이 특례의 핵심입니다. 축의금·조의금은 현금 봉투로 오가는 관행이 여전히 강해서, 결제수단을 강제하는 대신 관계를 소명할 수 있는 자료로 대체하도록 만들어 둔 구조입니다.
연간 총한도와는 별개의 이야기
여기서 말하는 20만원(30만원)은 지출 한 건당 증빙을 어떻게 갖추느냐의 기준이지, 개인사업자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기업업무추진비 총액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개인사업자의 연간 기업업무추진비 한도는 기본 1,200만원에 수입금액별로 정해진 적용률을 곱한 금액을 더해 계산합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79조). 개별 경조사비가 증빙 요건을 충족해도 한 해 동안의 기업업무추진비 합계가 이 한도를 넘으면 그 초과분은 결국 필요경비에서 빠집니다.
20만원 vs 30만원, 실제로 얼마가 오가는지
기준금액 자체가 오르는 것과 함께, 정부는 경조사비 이외의 일반 기업업무추진비 기준금액도 3만원에서 5만원으로 함께 올리기로 했습니다. 두 기준을 나란히 놓고 보면 무엇이 바뀌는지가 뚜렷해집니다.
| 구분 | 2026년 현재 | 2027년 1월 시행 예정 |
|---|---|---|
| 경조사비(거래처) 무증빙 인정 한도 | 20만원 이하 | 30만원 이하 |
| 그 외 기업업무추진비 무증빙 인정 한도 | 3만원 이하 | 5만원 이하 |
| 결제수단 요건 | 경조사비는 없음(소명자료로 대체) | 변동 없음 |
| 근거 | 소득세법 시행령 제83조 등 | 같은 시행령 개정안 |
숫자로 보면 차이가 더 분명합니다. 과세표준 8,800만원~1억5,000만원 구간(세율 35%)에 해당하는 개인사업자가 거래처 대표 자녀 결혼식에 25만원을 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 구분 | 2026년 현재 처리 | 2027년 1월 이후 처리 |
|---|---|---|
| 축의금 지출액 | 25만원 | 25만원 |
| 필요경비 인정 여부 | 전액 불산입(0원 인정) | 전액 인정(25만원) |
| 필요경비 인정액 차이 | - | 25만원 증가 |
| 세율 35% 가정 시 세부담 차이 | - | 약 87,500원 절감 |
금액 구간별로 언제 안전하고 언제 위험한가
지출 금액을 세 구간으로 나눠보면 판단이 훨씬 쉬워집니다.
첫째, 20만원 이하는 시기와 무관하게 안전합니다. 지금도, 2027년 이후에도 청첩장이나 부고장 사본만 챙겨두면 그대로 필요경비로 잡을 수 있습니다.
둘째, 20만원과 30만원 사이는 온전히 지출 시점에 달려 있습니다. 같은 25만원이라도 2026년 12월 31일에 냈다면 전액 불산입이고, 2027년 1월 2일에 냈다면 전액 인정입니다. 신고를 언제 하느냐가 아니라 봉투를 낸 날짜가 기준이라는 점을 놓치면 안 됩니다.
셋째, 30만원을 넘기면 시행령 개정 이후에도 여전히 위험 구간입니다. 경조사에서 세금계산서나 신용카드매출전표를 받는 경우는 현실적으로 거의 없기 때문에, 30만원을 넘는 순간부터는 사실상 전액을 필요경비로 살리기 어렵습니다. 실무적으로는 30만원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지출 규모를 정하는 편이 안전한 상한선입니다.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함정
상담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보는 오해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가장 흔한 오해는 "초과분만 못 받는다"는 착각입니다. 30만원 한도에서 35만원을 지출했다면 초과한 5만원만 빠지는 게 아니라 35만원 전부가 필요경비에서 제외됩니다. 일반적인 한도 초과 규정과 달리 이 조항은 건별로 전액을 인정하거나 전액을 불산입하는 구조라서, 몇 만원 차이로 지출액 전체를 날리는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오해는 계좌이체나 카카오페이 송금 내역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송금 기록은 돈이 오간 사실만 보여줄 뿐, 그 지출이 업무와 관련된 거래처 경조사였는지는 설명해주지 못합니다. 청첩장, 부고장, 초대장처럼 대상자와 사유를 알 수 있는 자료를 함께 보관해야 실제 소명 요청이 왔을 때 버틸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개별 지출이 기준 이내라고 안심하는 경우입니다. 앞서 짚었듯 경조사비를 포함한 기업업무추진비 전체 합계가 연간 한도를 넘으면, 건별로는 문제없던 지출도 결국 초과분으로 걸립니다.
30만원 상향은 2026년 8월 발표된 정부 세제개편안 내용이며,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 소득세법·법인세법 시행령 개정이 확정 공포되지는 않았습니다. 통상 12월 국무회의를 거쳐 확정되는 절차가 남아 있으므로, 연말 이전에 지출을 계획하고 있다면 최종 확정 여부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기준금액이 아니라 지출 시점입니다.
20만원이든 30만원이든 결국 지출일 기준으로 어느 규정이 적용되는지, 그리고 청첩장이나 부고장 같은 소명자료를 그때그때 챙겼는지가 실제 세무조사에서 갈립니다. 안택스는 이런 시행 시기의 틈을 개인사업자별 지출 패턴에 맞춰 짚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