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업자였을 때는 10월이 되면 세무서가 보낸 고지서 금액만 확인하고 계좌에서 빠져나가는 걸 지켜보면 끝이었습니다. 법인으로 전환하고 처음 맞는 10월엔 상황이 다릅니다. 고지서가 오지 않아 "올해는 안 내도 되나" 싶다가, 뒤늦게 신고 대상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당황하는 대표님들을 매년 이맘때 만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법인은 부가가치세 2기 예정신고(7~9월 실적, 신고기한 2026년 10월 26일)를 스스로 신고해야 하는 의무자이고, 특히 전환 첫 해에는 매출 규모와 상관없이 예외 없이 신고 대상입니다. 이 차이가 왜 생기는지, 얼마를 어떻게 계산해서 신고하는지, 놓쳤을 때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짚어보겠습니다.
법인 전환 첫 해의 2기 예정신고는 국세청이 알려주지 않습니다. 직전 과세기간 실적이 없어 예정고지 자체가 나가지 않기 때문에, 소규모법인 기준(공급가액 1억 5천만원 미만)과 무관하게 반드시 직접 신고해야 합니다.
예정고지, 개인사업자 시절엔 신경 쓸 이유가 없었던 구조
개인사업자 일반과세자는 부가세 예정신고 기간이 와도 할 일이 없습니다. 국세청이 직전 6개월치 납부세액의 절반을 미리 계산해 고지서를 보내고, 사업자는 그 금액을 기한까지 납부하면 그것으로 끝입니다(부가가치세법 제48조). 세무대리인을 두고 있어도 "이번 예정신고 신고서 준비해드릴게요"라는 말을 들을 일이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애초에 신고라는 절차 자체가 개인사업자에게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법인은 이 구조에서 빠져 있습니다. 부가가치세법은 법인사업자를 원칙적으로 예정신고·납부 의무자로 규정합니다. 세무서가 세액을 계산해주는 게 아니라, 법인이 스스로 7~9월 거래 내역을 집계하고 과세표준과 납부세액을 계산해 홈택스로 신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개인사업자 시절 몸에 밴 "고지서 오면 낸다"는 습관을 그대로 가져오면, 애초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기한을 넘기게 되는 구조적인 이유가 여기서 생깁니다.
법인 전환 첫 해엔 왜 예외 없이 신고 대상이 될까
법인이라고 전부 신고서를 직접 써야 하는 건 아닙니다. 2021년부터 직전 과세기간 공급가액 합계액이 1억 5천만원 미만인 소규모법인은 개인사업자와 같은 고지납부 특례를 받습니다(부가가치세법 제48조제3항). 이 기준만 보면 "우리 회사는 매출이 작으니 고지서가 오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문제는 이 특례가 직전 과세기간 실적을 기준으로 계산된다는 점입니다. 법인 전환이나 신설등기 후 맞는 첫 예정신고 시점에는 그 법인 명의로 신고·납부한 직전 과세기간 실적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개인사업자로 냈던 매출과 세액은 별개 사업자번호의 기록이라 법인으로 승계되지 않습니다. 국세청 전산에서 예정고지 세액을 계산할 근거가 없으니, 고지서 자체가 발송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매출이 아무리 작아도 전환 첫 해 첫 예정신고만큼은 소규모법인 여부를 따질 것도 없이 직접 신고해야 합니다. 실제 상담에서도 매출 5천만원 안팎의 소규모 온라인 판매업 법인이 "규모가 작으니 고지서가 올 것"이라 넘겼다가 기한을 넘기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봅니다.
정리하면 예정신고 대상 판정은 아래처럼 갈립니다.
| 구분 | 신고 의무 | 예정고지 여부 |
|---|---|---|
| 개인 일반과세자 | 없음 (납부만) | 있음 · 직전 6개월 세액의 50% |
| 소규모 기존법인 (직전 공급가액 1.5억원 미만) | 없음 (선택 시 신고 가능) | 있음 |
| 전환·신설법인 (첫 예정신고) | 있음 (직접 신고) | 없음 · 산정 근거 부재 |
| 일반 기존법인 (1.5억원 이상) | 있음 (직접 신고) | 없음 |
실제로 얼마를, 어떻게 계산해서 신고할까
실무 사례 하나를 보면 감이 잡힙니다. 개인사업자로 온라인 셀렉트숍을 운영하다 올해 3월 법인 전환한 대표님이 있습니다. 7~9월 석 달 동안 공급가액(매출)은 1억 2,000만원, 매입세액 공제 대상 매입은 7,000만원이었습니다. 매출세액은 1,200만원(공급가액의 10%), 매입세액은 700만원이니 납부세액은 500만원입니다. 이 500만원을 2026년 10월 26일까지 홈택스로 신고하고 납부하면 2기 예정신고는 끝입니다.
계산 자체는 확정신고와 다르지 않습니다. 달라지는 건 시점과 대상 기간뿐입니다. 확정신고는 6개월(7~12월) 전체를 정산하지만, 예정신고는 그중 앞 3개월(7~9월)분만 먼저 떼어 계산합니다. 매입 자료가 홈택스에 미리 조회되는지, 세금계산서 발급이 누락된 매출은 없는지만 점검하면 실무적으로는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판단이 필요한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인테리어나 장비를 새로 들인 전환 초기라면 매입세액이 매출세액보다 커서 오히려 환급세액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예정신고 기간에도 조기환급을 신청할 수 있고, 신고기한이 지난 후 약 15일 이내에 환급받습니다. 확정신고까지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정산하는 쪽보다, 초기 자금이 빠듯한 시점에 조기환급으로 현금을 먼저 회수하는 편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 구분 | 금액 |
|---|---|
| 공급가액 (7~9월 매출) | 1억 2,000만원 |
| 매출세액 (10%) | 1,200만원 |
| 매입세액 (공제분) | 700만원 |
| 납부세액 | 500만원 |
| 신고·납부 기한 | 2026년 10월 26일(월) |
신고를 개인사업자 때처럼 넘기면 생기는 일
예정신고 기간분을 놓쳐도 확정신고 때 합산해서 신고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그 사이 붙는 가산세는 그대로 남습니다. 신고 자체를 하지 않으면 무신고가산세가 원칙 20%(부정한 방법이면 40%) 붙고, 여기에 납부하지 않은 기간만큼 하루 10만분의 22씩 납부지연가산세가 더해집니다(국세기본법 제47조의2, 제47조의4).
앞선 사례로 계산해보면, 납부세액 500만원을 신고기한(10월 26일)에서 30일 지난 11월 25일에야 확정신고와 함께 뒤늦게 냈다고 가정할 때 무신고가산세는 500만원의 20%인 100만원, 납부지연가산세는 500만원×0.022%×30일인 약 3만 3,000원입니다. 원래 냈어야 할 500만원에 103만 3,000원이 그대로 더 붙는 셈입니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자주 걸리는 오해가 있습니다. "고지서가 안 왔으니 아직 신고 안 해도 된다"는 판단입니다. 개인사업자 시절의 감각으로는 자연스러운 생각이지만, 법인은 고지서 유무와 무관하게 스스로 기한을 챙겨야 하는 신고 의무자입니다. 고지서가 오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오히려 "알아서 신고하라"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신고기한(2026년 10월 26일)을 넘기면 무신고가산세와 납부지연가산세가 함께 붙습니다. 예정고지서는 오지 않으니, 전환 첫 해라면 홈택스에서 기한을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예정고지서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기한을 스스로 계산하는 것이 법인의 첫 번째 신고 감각입니다.
법인 전환 직후에는 이런 낯선 신고 의무가 한 번에 몰려옵니다. 안택스는 전환 법인의 예정신고 일정을 별도로 관리해 이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돕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