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명의로 부동산임대 가족법인을 세워 임대소득을 나눠온 자산가들 사이에서 최근 같은 질문이 반복된다. 2026년 법인세율이 전 구간 1%p씩 오르고, 앞서 2025년에는 성실신고확인대상 소규모법인이 조세특례제한법상 중소기업에서 제외되면서 저율 과세구간까지 사라졌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의 가족법인은 여전히 유지하는 쪽이 유리하다. 다만 유리함의 폭은 눈에 띄게 줄었고, 자녀 1인당 귀속되는 소득이 작게 쪼개져 있거나 이익을 곧바로 배당으로 꺼내 쓸 계획이라면 오히려 개인 명의보다 세금이 많아지는 구간도 생겼다. 세율 인상 자체보다 2025년의 저율구간 폐지가 실질적인 부담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점도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성실신고확인대상 소규모법인(상시근로자 5인 미만·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50%초과·임대소득 등이 매출의 50%이상)은 2026년부터 과세표준 200억원까지 단일 20% 세율이 적용되고, 조특법상 중소기업 혜택에서도 제외된다. 그래도 개인 최고세율(45%, 지방세포함 49.5%) 구간에 있는 자산가라면 법인 유지가 여전히 유리하지만, 자녀 1인당 귀속 소득이 5,000만원 미만으로 작다면 손익이 뒤집힐 수 있다.
무엇이 달라지나: 성실신고확인대상 소규모법인과 2026년 세율
부동산임대 가족법인 대부분은 세법상 '성실신고확인대상 소규모법인'에 해당한다. 해당 사업연도 상시근로자 수가 5인 미만이고, 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 지분 합계가 전체의 50%를 넘으며, 이자·배당·부동산(권리) 임대소득금액의 합계가 매출액의 50% 이상인 법인이 그 대상이다. 자녀 여러 명이 지분을 나눠 가진 임대법인은 세 요건을 거의 예외 없이 모두 충족한다.
2024년까지는 이 법인들도 과세표준 2억원 이하 구간에 9%의 저율이 적용됐다. 2025년 2월 28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부터는 이 저율구간이 사라져 과세표준 전액에 당시 2구간 세율(19%)이 적용됐고, 2026년 1월 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부터는 법인세법 개정으로 전 구간 세율이 1%p씩 올라 200억원까지 20%가 단일 적용된다. 같은 시점부터 이 법인들은 조세특례제한법상 중소기업 범위에서도 제외된다.
| 구분 | 2024년까지 | 2025년 | 2026년(현재) |
|---|---|---|---|
| 성실신고확인대상 소규모법인 | 2억원 이하 9% + 초과분 19% | 과세표준 전액 19% | 과세표준 전액 20% |
| 일반 중소기업(비특정법인) | 2억원 이하 9% + 초과분 19% | 2억원 이하 9% + 초과분 19% | 2억원 이하 10% + 초과분 20% |
실제로 세금이 얼마나 늘어나나: 과세표준 3억원 사례로 계산
연 임대소득 과세표준이 3억원인 가족법인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부담 증가의 실체가 드러난다. 2024년까지는 2억원에 9%(1,800만원), 나머지 1억원에 19%(1,900만원)를 더해 법인세가 3,700만원이었다. 지방소득세(법인세의 10%)를 더하면 4,070만원이다. 2025년에는 저율구간이 사라져 3억원 전액에 19%가 적용돼 법인세 5,700만원, 지방세 포함 6,270만원으로 뛰었다. 2026년에는 세율이 20%로 다시 오르며 법인세 6,000만원, 지방세 포함 6,600만원이 된다.
수치를 나눠 보면 2025년 한 해에 늘어난 부담(4,070만원→6,270만원, +2,200만원)이 2026년 세율 인상으로 늘어난 부담(6,270만원→6,600만원, +330만원)보다 훨씬 크다. "2026년부터 세금이 오른다"는 표현에 가려 실제로는 이미 2025년에 부담의 대부분이 늘어났다는 사실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같은 3억원을 저율구간이 남아 있는 일반 중소기업(비특정법인)이 벌었다면 2026년 기준 법인세는 2억원×10%+1억원×20%로 4,000만원, 지방세 포함 4,400만원이다. 가족법인이 성실신고확인대상 소규모법인으로 분류되는 것만으로 매년 2,200만원을 더 내는 셈이다.
| 구분 | 법인세 | 지방세포함 |
|---|---|---|
| 일반 중소기업(2026년, 과세표준 3억원) | 4,000만원 | 4,400만원 |
| 성실신고확인대상 소규모법인(가족법인, 2026년) | 6,000만원 | 6,600만원 |
| 개인 명의(부모, 이미 최고세율 45% 구간 가정) | 1억3,500만원 | 1억4,850만원 |
지방소득세는 법인세·소득세 산출세액의 10%가 별도로 부과된다. 실제 신고 시에는 지방세까지 포함해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래도 법인이 유리한가: 소득 규모별 판단 기준
위 계산에서 보듯 부모가 이미 최고세율(45%, 지방세포함 49.5%) 구간에 있다면 법인 유지가 여전히 크게 유리하다. 같은 3억원을 개인 명의로 직접 벌었다고 가정하면 소득세만 1억4,850만원으로, 법인(6,600만원)보다 두 배 이상이다. 세율이 오르고 중소기업 혜택이 빠졌어도 고소득 구간에서 법인의 우위는 흔들리지 않는다.
문제는 자녀 1인당 귀속되는 소득이 작게 쪼개진 경우다. 지분 100%를 가진 자녀 1인의 몫이 연 4,000만원이라고 하면, 법인 단계에서만 4,000만원×20%=800만원(지방세 포함 880만원)이 나간다. 같은 금액을 자녀가 개인 임대사업자로 직접 벌었다면 2026년 종합소득세 구간상 15%(과세표준 1,400만원 초과~5,000만원 이하)가 적용돼 산출세액은 약 474만원, 지방세 포함 521만원이다. 법인이 오히려 360만원가량 더 많다. 법인에서 번 돈을 실제로 자녀가 쓰려면 배당까지 받아야 하는데, 배당소득세(15.4% 원천징수)가 추가되는 순간 격차는 더 벌어진다. 배당가능이익 3,120만원(4,000만원-법인세880만원)에 15.4%를 매기면 480만원이 더 나가 법인+배당 합계 부담은 1,360만원까지 늘어난다.
판단은 두 가지 질문으로 단순화된다. 첫째, 부모나 대표 주주가 이미 개인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과세표준 1억5,000만원 초과 38~45%)에 있는가. 그렇다면 법인 유지가 유리하다. 둘째, 자녀 1인당 귀속되는 소득이 종합소득세 24% 구간(5,000만원 초과 8,800만원 이하) 아래로 작게 쪼개져 있고, 그 이익을 곧 배당으로 꺼내 쓸 계획인가. 그렇다면 개인 명의 전환이나 법인 청산을 검토할 실익이 생긴다.
| 구분 | 세액 | 지방세포함 |
|---|---|---|
| 개인(자녀, 종합소득세 15% 구간, 4,000만원) | 474만원 | 521만원 |
| 법인(성실신고확인대상 소규모법인) | 800만원 | 880만원 |
| 법인+배당까지 실행 | 880만원+배당세480만원 | 1,360만원 |
법인을 유지한다면 반드시 챙겨야 할 함정
조특법상 중소기업에서 제외되면서 잃는 혜택은 세액공제·감면만이 아니다. 실무에서 가장 크게 체감되는 손실은 이월결손금 공제한도다. 중소기업은 결손금을 이후 사업연도 소득의 100%까지 상계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에서 제외되면 공제한도가 80%로 줄어든다. 초기 대출이자·감가상각으로 결손이 쌓인 신설 가족법인이 뒤늦게 임대소득이 늘어난 경우, 쌓아둔 결손금을 예전만큼 빨리 소진하지 못해 매년 일정액에는 어차피 법인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최저한세 부담도 달라진다. 중소기업은 각종 감면을 적용한 뒤 세액이 감면 전 과세표준의 7%에 미달하면 그 미달분을 감면받지 못하는데, 중소기업에서 제외되면 이 최저부담률이 10~17%로 뛴다. 애초에 부동산임대업은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 대상 업종에서 제외돼 있던 경우가 많아 실제 영향은 법인별로 차이가 크므로, 자신의 법인이 그동안 어떤 감면을 받아왔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가족법인을 둘러싼 또 다른 함정은 증여세다. 지배주주와 그 친족이 직접·간접으로 30% 이상 지분을 보유한 법인(특정법인)이 지배주주의 특수관계인과 거래하며 이익을 얻으면, 그 거래일을 증여일로 보아 지배주주 등이 지분율만큼 증여받은 것으로 간주한다(상속세및증여세법 제45조의5). 부모가 자기 소유 부동산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가족법인에 넘기거나, 법인에 무상으로 자금을 빌려주는 식의 거래가 대표적이다.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가 이 규정이다. 부모가 자녀 법인에 상가를 시세보다 3억원 낮게 팔았는데, 자녀들의 지분율을 곱해 계산한 증여의제이익이 1억원을 넘어 법인세 절감분과는 별도로 증여세를 추가로 낸 경우다. 증여의제 이익이 1억원 미만이면 과세되지 않으므로, 가족 간 거래 규모를 이 기준 아래로 나누는 것도 실무에서 쓰는 방법이다.
가족법인은 세율이 낮아서 유리한 구조가 아니라, 소득을 나눠 각자의 세율 구간을 낮추는 구조다. 나눈 뒤의 몫이 이미 충분히 작다면 법인이라는 그릇 자체가 손해가 된다.
2026년 세율 인상과 중소기업 제외는 그 그릇의 효용을 재는 저울을 다시 맞추라는 신호에 가깝다. 소득 규모, 지분 구조, 배당 계획을 지금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보지 않으면 몇 년 전 설계한 구조가 오히려 세금을 더 물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