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신고는 했지만 낼 돈이 없어 몇 년째 미루고 있다는 상담이 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형편이 어려워 못 낸 체납은 2026년 8월 신설된 체납추적-세무조사 연계 전담팀의 표적이 아니다. 전담팀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과 중부지방국세청 조사3국에 각 1개씩 설치돼, 체납액이 크면서 재산을 숨기거나 명의를 돌린 정황이 있는 체납자만 골라 추적한다.
문제는 '돈이 없다'와 '재산을 감췄다'의 경계가 생각보다 좁다는 점이다. 상속받은 부동산을 형제 명의로 남겨두거나, 매각대금을 배우자 계좌로 받는 흔한 행동도 재산은닉으로 읽힐 수 있다.
전담팀은 체납 금액의 크기가 아니라 재산 흐름의 수상함을 본다. 체납 1년 경과·2억원 이상이면 명단공개 대상이 되고, 그 단계에서 재산 은닉 정황이 확인되면 전담팀의 재산추적조사와 세무조사가 함께 들어온다.
체납추적-세무조사 연계 전담팀은 정확히 무엇을 하는 조직인가
국세청이 개청 60년 만에 처음으로 만든 조직이다. 2026년 8월 12일 발표된 하반기 국세행정 운영방안에 따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중부지방국세청 조사3국에 각각 1개 팀씩 신설됐다. 기존에는 체납자의 재산을 추적하는 징세 부서와 탈세 혐의를 캐는 조사 부서가 따로 움직였다. 전담팀은 이 둘을 한 팀에서 동시에 수행한다.
고액체납자의 재산추적조사를 진행하다가 체납처분을 피하려고 재산을 숨긴 정황이 나오면 곧바로 비정기 세무조사로 전환해 역외탈세·법인자금 유출·명의신탁까지 함께 파고든다. 해외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조사자료를 일시보관하는 권한까지 쓸 수 있어, 사주 개인 명의로는 재산이 없어 보여도 국내외 관계사와의 거래를 추적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법인과 재산을 찾아낸다.
실무에서 자주 보는 사례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패턴은 이렇다. 부모가 남긴 상가 건물을 상속받았는데 상속세가 4억원 남짓 나왔고, 형제들이 매각 시기를 두고 다투는 사이 신고만 하고 납부는 손을 놓은 경우다. 체납 1년이 지나 독촉과 예금 압류가 들어오는데, 이 단계까지는 전담팀이 아니라 일반 징세 절차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상가를 급매로 팔면서 매매대금 일부를 형제가 아닌 배우자 명의 계좌로 받거나,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그 돈을 다른 가족 계좌로 옮겨두는 순간 재산 흐름이 꼬이고, 이 지점이 전담팀 레이더에 걸리는 전형적인 계기가 된다.
무자력 체납과 재산은닉 체납은 다르게 취급된다
두 체납은 법적으로도, 조사 대상 여부로도 다르게 취급된다. 낼 재산이 실제로 없는 무자력 체납자는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다. 조세범 처벌법 제7조 제1항이 처벌하는 체납처분면탈죄는 체납처분의 집행을 면탈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탈루하거나 거짓 계약을 한 경우에만 성립한다. 재산이 애초에 없어서 못 낸 사람에게는 적용할 조문 자체가 없다. 반대로 상속받은 재산이 있는데도 명의를 돌리거나 현금화해 숨기면, 체납 금액이 크지 않아도 형사 고발과 전담팀 조사로 이어질 수 있다.
| 구분 | 무자력 체납 | 재산은닉 체납 |
|---|---|---|
| 실제 재산 상태 | 상속재산이 이미 소진되었거나 처음부터 없음 | 재산은 있으나 명의·소재를 숨김 |
| 전담팀 조사 대상 | 아님 (일반 징세 절차만 진행) | 핵심 타깃 |
| 형사책임 (조세범처벌법 §7①) | 해당 없음 |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
| 대응 방향 | 분납·연부연납·물납 신청, 세무서와 협의 | 재산 흐름 자진 정리, 전문가와 소명 준비 |
실무 함정 — 상속포기와 체납 방치를 혼동하는 경우
공식 안내에는 잘 나오지 않지만 실무에서 자주 걸리는 오해가 있다. 상속받을 재산보다 빚이 많아 상속을 포기하려면 상속 개시를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상속포기 신고를 해야 한다. 이 기한을 놓치고 '어차피 재산이 없으니 상속세도 안 낼 것'이라고 방치하면, 법적으로는 상속을 단순승인한 것으로 처리돼 상속세 납세의무가 그대로 남는다. 재산이 없어서 못 낸 것이 아니라 신고 자체를 게을리한 체납으로 분류될 수 있어 훨씬 불리하다.
전담팀이 실제로 들여다보는 신호는 무엇인가
금액 자체보다 재산 흐름의 신호를 우선순위로 본다.
첫째는 역외자산과 해외계좌다. 상속재산 일부가 해외 부동산이나 외화 계좌로 옮겨진 흔적이 있으면 해외금융계좌 신고 자료와 국가 간 정보교환 자료를 통해 우선 조회된다.
둘째는 명의신탁과 차명재산이다. 상속받은 비상장주식이나 부동산을 배우자·자녀·형제 명의로 옮겨 실질 소유자를 숨기는 경우로, 자금 출처와 등기 이력을 대조하면 비교적 쉽게 드러난다.
셋째는 사주와 관계사 간 자금거래다. 체납자 개인 명의 재산은 없어 보여도 본인이 지배하는 법인과의 거래로 실질적으로 재산을 이전받은 정황이 있는 경우다.
| 단계 | 기준 | 비고 |
|---|---|---|
| 독촉·압류 | 법정납부기한 경과 즉시 | 예금·부동산·급여 압류 가능 |
| 명단공개 | 체납발생 1년 경과 + 체납액 2억원 이상 | 국세청 홈페이지·관할서 게시 |
| 감치(유치장 구금) | 체납 1년 경과 국세 3건 이상 + 총 2억원 이상 | 납부능력 있음에도 미납 시, 국세정보위원회 의결 후 검찰 신청 |
|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 국세 3천만원 이상 추징 시 지급 대상 | 징수금액의 5~30%, 상한 폐지 추진(2026년 세제개편안 기준) |
체납 1년·2억원은 명단공개 기준일 뿐, 전담팀 착수 기준이 공식적으로 공개된 것은 아니다. 다만 명단공개·감치 대상에 오를 정도의 고액체납자는 전담팀의 재산추적조사망에 들어갈 가능성이 실질적으로 높아진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지금 체납 중이라면 무엇부터 해야 하는가
버티는 것보다 절차를 밟는 쪽이 산수로도 유리한 경우가 많다.
상속세 3억원을 신고만 하고 2년간 방치했다고 가정해 보자. 2026년 기준 납부지연가산세는 연 8% 안팎으로 계산되므로, 단순화하면 2년간 약 4,800만원이 가산세로 붙어 원래 세액에 더해진다. 같은 3억원을 신고 직후 연부연납으로 돌렸다면, 가산율 연 3.1%를 기준으로 5년간 원금을 균등 분할 상환할 때 총 이자 성격의 가산금은 약 2,800만원 선에 그친다. 방치와 분납의 차이는 계산해 보면 꽤 크다. 실제 금액은 상환 스케줄과 체납 시점에 따라 달라지므로 정확한 액수는 세무서와 상담해 확인해야 한다.
연부연납은 상속세가 2천만원을 넘고 담보를 제공할 수 있으면 별도 실질 심사 없이 사실상 자동 허가된다. 신청 후 6개월 이내에 세무서장의 통지가 없으면 자동으로 허가된 것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물납은 부동산·유가증권이 상속재산의 절반을 넘고, 상속세가 2천만원을 넘으며, 현금성 재산으로 감당이 안 될 때만 검토 대상이 된다. 현금이 부족해도 상속재산 대부분이 예금이라면 물납 신청 자체가 반려된다.
| 구분 | 연부연납 | 물납 |
|---|---|---|
| 요건 | 납부세액 2천만원 초과 | 부동산·유가증권이 상속재산의 1/2 초과 + 납부세액 2천만원 초과 + 금융재산으로 부족 |
| 기간·방식 | 최대 5년 분할 납부 | 부동산·유가증권으로 현물 납부 |
| 가산율·비용 | 연 3.1%(2026년 기준) | 없음 (다만 관리·처분 곤란 재산은 불허) |
| 허가 절차 | 신청 후 6개월 내 서면통지, 미통지 시 자동허가 | 세무서 심사, 담보권 설정된 부동산 등은 불허 |
체납을 방치할수록 늘어나는 건 가산세만이 아니라 전담팀이 재산 흐름을 들여다볼 이유다.
상속세를 못 낸 사정은 저마다 다르지만, 체납을 그대로 두는 선택과 연부연납·물납으로 절차를 밟는 선택의 결과는 숫자로 갈린다. 재산 구성과 체납 기간에 따라 유리한 방법이 달라지므로, 체납 1년을 넘기기 전에 구체적인 재산 목록을 놓고 점검하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