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두 분 다 돌아가신 뒤 자녀 세 명이서 상속을 정리하는 상담에서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하나다. "자녀공제가 5억원으로 오른다는데, 그럼 저희는 일괄공제 안 받아도 되는 거예요?" 결론부터 말하면, 2026년 8월 3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한다는 전제 아래에서는 그렇다. 자녀 3명이면 자녀공제만으로 15억원, 기초공제까지 더하면 17억원이 확보되어 일괄공제 5억원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다만 이 개편안은 아직 정기국회 심의를 앞둔 안이다. 2024년에도 같은 내용의 자녀공제 확대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현행법(자녀 1인당 5천만원)이 그대로 유지된 전례가 있다. 그래서 이 글은 두 갈래로 정리한다. 지금 당장 상속이 개시된 경우 적용되는 현행 기준과, 개편안이 통과됐을 때 자녀 셋인 상속인의 계산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다.
기초공제 2억원과 자녀공제 등 인적공제를 더한 금액이 3억원을 넘으면 일괄공제 5억원보다 유리해진다. 개편안대로 자녀공제가 1인당 5억원이 되면 자녀 1명만 있어도 이 기준을 넘기 때문에, 자녀가 셋이면 사실상 비교할 필요조차 없이 인적공제 쪽이 압도적으로 유리해진다.
일괄공제와 자녀공제, 정확히 뭘 비교하는 건가
상속세 신고 실무에서 "자녀공제를 선택한다"는 말은 정확히는 자녀공제 하나만 골라 받는다는 뜻이 아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기초공제 2억원에 자녀공제·미성년자공제·연로자공제 같은 그 밖의 인적공제를 합한 금액과, 일괄공제 5억원 중 큰 금액 하나를 선택하도록 정하고 있다. 신고서에 따로 표시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일괄공제가 적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녀공제는 상속개시 당시 살아있는 자녀(태아 포함) 1명마다 정액으로 공제되는 항목이다. 나이 제한이 없어 이미 결혼해서 독립한 성년 자녀도 공제 대상이며, 19세 미만 자녀에게 별도로 붙는 미성년자공제와는 항목이 다르므로 두 공제가 함께 적용되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실무자들이 자주 확인하는 판단 기준이 하나 있다. 기초공제 2억원은 고정으로 깔리기 때문에, 인적공제 합계가 3억원을 넘는 순간부터 일괄공제 5억원보다 유리해진다. 현행법에서는 자녀공제만으로 이 문턱을 넘으려면 자녀가 7명(5천만원×7=3억5천만원)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은 미성년자공제나 연로자공제가 함께 있는 특수한 가정이 아니면 일괄공제를 받는 게 사실상 정해진 답이었다. 개편안대로 자녀공제가 1인당 5억원이 되면 이 계산이 완전히 뒤집힌다. 자녀 단 1명만 있어도 5억원으로 이미 3억원 문턱을 넘기 때문이다.
표로 보면 — 현행법과 개편안, 공제액이 얼마나 벌어지나
같은 3자녀 가구를 기준으로 현행법과 개편안의 공제 항목을 나란히 놓아 보면 차이가 한눈에 드러난다.
| 공제 항목 | 현행법 (2026년 기준) | 2026 세제개편안 (심의 중) |
|---|---|---|
| 기초공제 | 2억원 | 2억원 |
| 자녀공제 (1인당) | 5천만원 | 5억원 |
| 자녀 3명 자녀공제 합계 | 1억5천만원 | 15억원 |
| 기초공제+자녀공제 합계 | 3억5천만원 | 17억원 |
| 일괄공제 (택일 비교 대상) | 5억원 | 5억원 |
| 결과적으로 유리한 선택 | 일괄공제 (5억원) | 인적공제 합계 (17억원) |
3자녀 상속인이라면 실제로 얼마나 달라지나
배우자와 이미 사별하고 자녀 3명만 남은 2차 상속, 상속세 과세가액 15억원인 사례로 계산해 보면 차이가 숫자로 바로 나온다.
첫째, 현행법 기준. 기초공제 2억원에 자녀공제 3명분 1억5천만원을 더하면 3억5천만원인데, 이는 일괄공제 5억원보다 작다. 따라서 일괄공제 5억원이 그대로 적용된다. 과세표준은 15억원에서 5억원을 뺀 10억원, 세율 구간을 적용하면 산출세액은 2억4천만원이다.
둘째, 개편안이 통과된 경우. 기초공제 2억원에 자녀공제 3명분 15억원을 더하면 17억원이 되어 일괄공제 5억원을 압도한다. 과세표준은 15억원에서 17억원을 뺀 값이므로 마이너스, 즉 0원으로 처리되어 상속세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다.
셋째, 그래서 결론은 단순하다. 개편안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이 사례에서는 인적공제와 일괄공제를 놓고 저울질할 이유가 없다. 자녀가 셋이면 자녀공제 합계만으로 이미 승부가 끝난다.
상속세 신고기한은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다(상속인 전원이 해외에 거주하면 9개월). 이 기한을 넘기면 무신고가산세로 납부세액의 20%가 추가된다. 공제 방식이 무엇이든 신고 자체는 기한 안에 반드시 마쳐야 한다.
아직 확정된 게 아니라는 점 — 실무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것들
이 개편안을 상담에서 다룰 때 가장 먼저 짚는 것은 계산법이 아니라 아직 법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2024년에도 정부가 자녀공제를 5억원으로 올리는 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그해 정기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현행 5천만원이 그대로 유지된 전례가 있다. 이번 2026년 개편안도 국무회의를 거쳐 정기국회에 제출되는 절차만 시작된 단계이고, 통과 여부와 최종 조문은 심의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오해가 하나 있다. "자녀공제 15억원을 받으니 배우자공제까지 더하면 얼마나 더 늘어나느냐"는 질문인데, 배우자상속공제는 일괄공제냐 인적공제냐를 고르는 것과 무관하게 항상 별도로 추가된다. 배우자가 실제 상속받은 금액을 기준으로 최소 5억원, 법정상속분 한도 안에서 최대 30억원까지 적용된다. 즉 배우자가 있는 상속에서는 이번 계산에 배우자공제를 더해야 전체 그림이 맞다.
또 하나,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4조는 공제 총액이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상속인이 아닌 자에게 유증한 재산이나 사전증여재산 등을 뺀 금액을 넘을 수 없도록 상속공제 종합한도를 두고 있다. 자녀공제 합계가 아무리 커도 상속재산 자체가 그보다 작으면 남는 공제는 그대로 소멸하고 다음 상속으로 이월되지 않는다. 앞의 15억원 사례에서 과세표준이 0원이 되는 것도 이 한도 규정이 작동한 결과다.
자녀가 셋이면 계산기를 두드릴 필요 없이 인적공제가 유리하다. 다만 그 기준이 아직 법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번 판단에서 가장 중요한 전제다.
지금 상속이 임박한 가구라면 개편안 통과를 전제로 신고 전략을 세우는 것은 위험하다. 정기국회 처리 결과에 따라 공제액이 달라지고, 그 차이가 신고세액을 몇 배로 바꿔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무법인 다솔 × 안택스는 현행법과 개편안 두 시나리오를 함께 계산해 신고 시점의 유불리를 짚어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