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현장에서 요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일괄공제가 8억원으로 오른다던데 우리 집은 얼마나 줄어드나요"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속재산 21억원에 배우자와 자녀 2인이 상속인인 가정을 기준으로 배우자가 법정상속분(9억원)대로 상속받으면 세금이 약 9,700만원 줄고, 배우자가 실거주 주택 정도인 3억원만 상속받고 나머지를 자녀에게 몰아주는 구조라면 2억 2,310만원 넘게 줄어든다. 같은 개정안인데 가족 안에서 누가 얼마를 상속받느냐에 따라 절감액이 두 배 이상 벌어진다는 뜻이다. 다만 이 개정안은 2026년 8월 현재 국회 조세소위원회에서 논의 중일 뿐, 아직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았다.
일괄공제 5억원→8억원 상향은 어느 가정에나 똑같이 3억원 추가 공제로 작동하지만, 배우자 최소공제 10억원 상향의 체감 효과는 배우자가 실제로 얼마나 상속받느냐에 따라 갈립니다. 배우자가 법정상속분만큼 받는 가정은 수천만원, 배우자 몫이 적은 가정은 2억원 넘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상속세 일괄공제·배우자공제, 현행과 개정안은 뭐가 다른가
현행법에서 상속세 공제는 기초공제 2억원에 자녀공제 등 그 밖의 인적공제를 더한 금액과 5억원 중 큰 쪽을 고르는 방식이다. 이걸 "일괄공제"라고 부른다. 자녀가 여섯 명을 넘지 않는 이상 인적공제 합계가 5억원을 넘기 어렵기 때문에, 실무에서는 거의 항상 5억원이 적용된다. 배우자상속공제는 별도다. 배우자가 실제로 상속받은 금액과 법정상속분 중 적은 금액을 공제하되, 그 금액이 5억원에 못 미치면 5억원을 인정하고 30억원을 넘으면 30억원까지만 인정한다.
국회에 계류 중인 개정안은 이 두 숫자를 손질하는 내용이다. 임광현 국세청장이 의원 시절 대표발의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은 일괄공제를 5억원에서 8억원으로, 배우자상속공제 최소 보장액을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현재 본회의에 계류 중이다. 같은 취지로 정일영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일괄공제를 7억원으로, 배우자공제 최소액을 10억원으로 올리는 안이다. 두 안 모두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제시했던 "일괄공제 8억원, 배우자공제 10억원"과 방향이 같지만, 구체적인 상향 폭은 아직 국회 논의를 거쳐 확정돼야 한다. 배우자상속공제의 최대 한도 30억원은 이번 개정안들의 조정 대상이 아니다.
| 구분 | 현행 (2026년) | 개정안 (계류 중) |
|---|---|---|
| 일괄공제 | 5억원 | 8억원 |
| 배우자상속공제 최소 | 5억원 | 10억원 |
| 배우자상속공제 최대 | 30억원 (법정상속분 한도) | 30억원 (변경 없음) |
| 적용 근거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1조·제19조 | 임광현 의원안·정일영 의원안 |
상속재산 21억원, 배우자와 자녀 2인 — 실제로 얼마나 줄어드나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를 기준으로 잡았다. 부모 소유 아파트 한 채와 예금 몇 억원을 합쳐 순재산 21억원, 상속인은 배우자와 자녀 2인이다. 법정상속분은 배우자 1.5, 자녀 각 1로 계산하므로 배우자 몫은 21억원의 3/7인 9억원, 자녀는 각각 2/7인 6억원씩이다.
배우자가 법정상속분대로 9억원을 상속받는 경우
현행법에서는 일괄공제 5억원에 배우자상속공제 9억원(법정상속분 그대로 인정)을 더해 총 14억원을 공제한다. 과세표준은 21억원에서 14억원을 뺀 7억원이다. 세율 30% 구간(누진공제 6천만원)을 적용하면 산출세액은 1억 5천만원, 신고세액공제 3%를 반영하면 실제 납부세액은 1억 4,550만원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일괄공제가 8억원으로 늘고, 배우자상속공제는 실제 법정상속분 9억원이 새 최소 보장액 10억원보다 작으므로 10억원이 그대로 적용된다. 총공제는 18억원, 과세표준은 3억원으로 줄어든다. 세율도 20% 구간(누진공제 1천만원)으로 한 단계 낮아지면서 산출세액은 5천만원, 신고세액공제 후 4,850만원이 된다. 절감액은 9,700만원이다.
배우자가 주택 지분 3억원만 상속받는 경우
배우자는 실거주 중인 주택 지분 3억원만 상속받고 나머지 18억원을 자녀 2인이 나눠 받는 구조도 흔하다. 현행법에서는 실제 상속액 3억원이 최소 보장액 5억원보다 작으므로 배우자공제는 5억원이 적용된다. 일괄공제 5억원과 합쳐 총공제 10억원, 과세표준은 11억원이다. 세율 40% 구간(누진공제 1억 6천만원)을 적용하면 산출세액은 2억 8천만원, 신고세액공제 후 2억 7,160만원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배우자가 실제로 받은 금액과 무관하게 최소 보장액 10억원이 그대로 적용된다. 일괄공제 8억원을 더해 총공제 18억원, 과세표준 3억원, 산출세액은 앞선 사례와 똑같이 4,850만원이다. 절감액은 2억 2,310만원으로, 배우자가 법정상속분대로 받는 경우보다 두 배 넘게 크다.
| 구분 | 배우자 법정상속분 수령 (9억원) | 배우자 소액 수령 (3억원) |
|---|---|---|
| 현행 총공제 | 14억원 | 10억원 |
| 개정안 총공제 | 18억원 | 18억원 |
| 현행 납부세액 | 1억 4,550만원 | 2억 7,160만원 |
| 개정안 납부세액 | 4,850만원 | 4,850만원 |
| 절감액 | 약 9,700만원 | 약 2억 2,310만원 |
배우자가 얼마나 상속받느냐가 절감액을 가른다
개정안의 진짜 변수는 일괄공제가 아니라 배우자상속공제 쪽이다. 일괄공제 상향은 모든 가정에 3억원을 그대로 더해주지만, 배우자공제 최소 보장액 상향은 배우자가 법정상속분보다 적게 상속받는 가정일수록 효과가 커진다. 반대로 배우자가 이미 법정상속분만큼, 혹은 그 이상을 상속받는 가정에서는 현행법에서도 배우자공제가 5억원 최소치를 넘어 실제 금액대로 인정받고 있었기 때문에 개정안의 체감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다.
여기서 흔히 하는 오해가 있다. "배우자공제가 10억원으로 오른다"는 말을 "배우자가 10억원까지 상속받아야 유리하다"로 받아들이는 경우다. 실제로는 반대에 가깝다. 배우자가 적게 받아도 최소 10억원을 인정해준다는 뜻이므로, 상담 현장에서는 배우자가 이미 연금이나 거주 중인 주택 명의로 노후 자산을 어느 정도 확보해뒀고 나머지 재산은 자녀에게 넘기고 싶어 하는 가정에서 개정안의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난다.
개정안이 계류 중이라는 것의 의미 — 지금 상속이 열리면 현행법 적용
상속세는 상속개시일, 즉 사망일 당시 시행 중인 법을 기준으로 과세된다. 개정안이 국회 소위 단계에 머물러 있는 지금 상속이 개시되면 일괄공제 5억원, 배우자상속공제 최소 5억원인 현행 기준이 그대로 적용된다. 법안 통과를 전제로 재산 분배 순서를 미리 조정하거나 신고를 미루는 것은 위험한 판단이다.
일괄공제는 상속인이 신고기한(사망일로부터 6개월, 비거주자는 9개월) 내에 신고한 경우에만 적용된다. 신고를 하지 않으면 기초공제와 인적공제 합계액만 인정되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 또한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인 경우에는 일괄공제 자체를 선택할 수 없고 기초공제와 인적공제 합계액으로만 공제받는다.
세율 구조 자체는 개정 대상이 아니다. 과세표준 구간과 누진공제액은 아래와 같다.
| 과세표준 | 세율 | 누진공제액 |
|---|---|---|
| 1억원 이하 | 10% | 없음 |
| 1억원 초과 ~ 5억원 이하 | 20% | 1천만원 |
| 5억원 초과 ~ 10억원 이하 | 30% | 6천만원 |
| 10억원 초과 ~ 30억원 이하 | 40% | 1억 6천만원 |
| 30억원 초과 | 50% | 4억 6천만원 |
상속세 절감효과는 법안의 통과 여부가 아니라 배우자가 실제로 얼마나 상속받는지에서 갈린다.
개정안 통과 전까지는 현행 기준으로 신고를 준비하되, 배우자에게 얼마를 남기고 자녀에게 얼마를 넘길지는 개정안과 무관하게 지금도 결정할 수 있는 변수다. 법안 확정 여부와 별개로 협의분할 설계는 미리 검토해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