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올여름 세상을 떠나고 나면, 장례를 치르는 사이에도 상속세 신고 기한은 그대로 흘러간다.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 7월에 돌아가셨다면 다음 해 1월 31일이 법정 기한이다. 그런데 마침 이 시기 국회에서는 상속세 일괄공제를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올리는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조금만 기다리면 세금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오면, 신고를 늦추고 개정안 처리 결과를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다려서는 안 된다. 법정 기한 안에 현행 기준으로 먼저 신고하고 납부해야 한다. 개정안은 국회를 통과할지조차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통과되더라도 이미 사망일이 지난 상속에는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신고를 미루는 동안 확정되는 손실은 무신고가산세와 신고세액공제 상실이고, 기대하는 혜택은 아직 법도 아닌 국회 심사 중인 법안일 뿐이다.
일괄공제가 10억원으로 오르더라도 이미 상속이 개시된 건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법정 신고기한(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안에 현행 기준으로 신고·납부를 먼저 끝내는 쪽이 안전합니다.
신고 기한, 사망일부터 정확히 다시 계산해야 한다
상속세 신고기한은 사망한 그날부터 6개월을 세는 것이 아니라,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을 기준으로 6개월을 센다. 7월 중 어느 날 사망했다면 계산의 출발점은 7월 31일이고, 그로부터 6개월 후인 다음 해 1월 31일이 법정 기한이 된다. 8월 중 사망이라면 2월 28일이 기한이다. 상담 과정에서 "돌아가신 날로부터 딱 6개월"이라고 잘못 계산해 며칠 차이로 기한을 넘겼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실제로 있는데, 반대로 여유가 며칠 더 있는 경우도 있으니 말일 기준으로 다시 짚어봐야 한다.
상속인이 해외에 거주한다면
피상속인이나 상속인 전원이 외국에 주소를 둔 경우에는 신고기한이 9개월로 늘어난다. 다만 상속인 중 일부만 해외에 있고 나머지가 국내에 거주한다면 원칙대로 6개월이 적용되므로, 형제자매 중 한 명만 해외에 있다는 이유로 전체 신고기한이 자동으로 늘어난다고 오해하지 않아야 한다.
일괄공제가 10억원이 되어도, 이미 개시된 상속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지금 국회에 올라와 있는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되더라도, 이미 사망일이 지난 상속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 개정될 때는 통상 부칙에 "이 법 시행 이후 상속이 개시되는 분부터 적용한다"는 문구를 둔다. 법이 통과되고 시행일이 정해진 다음부터 사망하는 사람들에게만 새 공제가 적용되고, 이미 사망한 건은 신고를 언제 하든 시행일 이전 기준을 그대로 적용받는다는 뜻이다.
정부는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일괄공제를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는 내용을 담아 9월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정부안과 여러 의원 발의안을 함께 심사하는 단계이고, 최고세율 인하 폭이나 배우자공제 상향 수준은 안마다 다르게 제시되어 있다. 이런 세법 개정안은 예산부수법안으로 묶여 연말 본회의에서 처리되는 경우가 많지만, 처리 자체가 늦어지거나 내용이 축소될 가능성도 늘 함께 존재한다. 실제로 2024년 세법개정안에는 자녀 1인당 공제를 5천만원에서 5억원으로 올리는 방안이 포함됐지만, 그해 12월 국회 논의 과정에서 최종안에는 반영되지 못한 전례가 있다.
| 구분 | 현행(2026년) | 정부·국회 개정안 |
|---|---|---|
| 일괄공제 | 5억원 | 10억원 (미확정) |
| 상속세 최고세율 | 50% | 40%로 인하 논의 (미확정) |
| 국회 처리 상태 | - | 기획재정위 조세소위 심사 중 |
| 적용 시점 원칙 | - | 시행일 이후 개시되는 상속분부터 적용 |
신고를 미루면 실제로 얼마나 손해를 보는가
상속재산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신고를 미루는 동안 확정되는 손실은 대부분 기대하는 개정 혜택보다 빠르게 커진다.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가 있다. 상속재산이 8억원 안팎이고 상속인이 자녀 두 명뿐인 경우, 신고기한을 서너 달 앞두고 "개정안이 통과되면 세금이 아예 없어진다더라"는 이야기를 듣고 신고 준비를 미루려는 상담이 드물지 않다.
숫자로 보면 왜 이런 유혹이 생기는지 이해가 된다. 상속재산가액 8억원, 상속인이 자녀 2명뿐이라고 하면 현행 기준으로는 일괄공제 5억원을 적용해 과세표준이 3억원으로 줄어든다. 3억원은 세율 20% 구간(누진공제 1천만원)에 해당해 산출세액은 5천만원, 여기서 신고세액공제 3%를 빼면 실제 낼 세금은 약 4,850만원이다. 그런데 일괄공제가 10억원으로 바뀐다고 가정하면 과세가액 8억원에서 10억원을 빼는 순간 과세표준이 0원이 되어 세금이 전혀 없어진다. 약 4,850만원 차이가 신고를 미루고 싶게 만드는 실질적인 유인이다.
문제는 이 계산이 아직 시행되지 않은 법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반대로 신고를 미루는 동안 확정되는 손실은 셋이다. 첫째, 신고기한을 넘기면 무신고가산세가 납부할 세액의 20%(부정행위가 있으면 40%) 붙는다. 둘째, 기한 내 신고했다면 받을 수 있었던 산출세액 3%의 신고세액공제가 사라진다. 셋째, 미납 기간 동안 하루 0.022%의 납부지연가산세가 계속 쌓인다. 개정안이 언제 통과될지, 통과되더라도 이미 개시된 상속까지 포함할지는 아무도 확답할 수 없는데, 이 세 가지 손실은 신고기한을 넘기는 순간 그대로 확정된다.
| 과세표준 | 세율 | 누진공제 |
|---|---|---|
| 1억원 이하 | 10% | - |
| 1억원 초과 5억원 이하 | 20% | 1천만원 |
|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 30% | 6천만원 |
|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 40% | 1억6천만원 |
| 30억원 초과 | 50% | 4억6천만원 |
기한후신고를 하면 감면 규정 덕분에 손해가 크지 않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국세기본법상 감면은 무신고가산세에만 적용되고(자진신고 시점에 따라 1주 이내 75%, 1개월 이내 50%, 3개월 이내 30%, 6개월 이내 20% 감면), 신고세액공제 3%와 납부지연가산세는 감면 대상이 아니라 그대로 부담해야 한다.
지금 상속인이 실제로 취해야 할 순서
법정 기한 안에 현행 기준으로 먼저 신고·납부를 마치고, 개정안 처리 결과와 부칙 내용은 그 이후에 확인하는 순서가 맞다. 상속재산이 일괄공제와 배우자공제를 합친 금액 전후, 대략 10억원 안팎에 걸쳐 있는 경우일수록 개정안의 영향이 크게 느껴져서 기다리고 싶은 유혹도 커지지만, 신고 순서 자체가 달라질 이유는 없다.
상속재산이 커서 한 번에 납부하기 어렵다면 신고를 미루는 대신 연부연납이나 분납 제도를 검토하는 쪽이 맞다. 법정 기한 안에 신고만 마쳐 두면, 세액을 나눠 내면서도 무신고가산세와 신고세액공제 상실은 피할 수 있다.
상속세 신고 기한은 법안이 아니라 사망일을 기준으로 움직입니다.
개정안이 통과되고 시행일이 정해지면, 그 시행일 이후 상속이 개시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한 이득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사망일이 지난 상속인에게 그 이득이 적용될지, 그리고 언제 확정될지는 지금 아무도 답할 수 없다. 확정된 가산세를 감수하며 불확실한 개정안을 기다릴 이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