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만 오래 하면 세금이 줄어드는 시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정부가 2026년 8월 발표한 세제개편안은 1세대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소득공제'로 바꾸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름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계산 방식 자체가 달라집니다. 지금까지는 오래 갖고만 있어도 공제를 받았다면, 앞으로는 실제로 그 집에 살았던 기간만 공제로 인정받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계속 실거주해온 1주택자는 세금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반면 보유기간에 비해 거주기간이 짧은 경우—매입 후 몇 년간 전세를 주다가 뒤늦게 입주했거나, 지방 발령으로 오래 떨어져 산 경우—는 양도소득세가 수천만 원 단위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개편안의 구조와 시행 일정, 실제 계산 사례를 통해 얼마나 달라지는지 살펴봤습니다.
핵심은 '보유기간'이 아니라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의 격차'입니다. 계속 살아온 집이라면 개편 이후에도 세금 부담은 그대로지만, 거주하지 않은 기간이 길수록 2029년 양도분부터 공제가 큰 폭으로 줄어듭니다.
무엇이 바뀌는가 — 보유 공제가 사라지고 거주 공제만 남는다
2029년 양도분부터는 주택을 아무리 오래 보유해도, 실제로 살지 않은 기간에는 공제가 붙지 않습니다. 현행 소득세법 제95조에 따른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을 각각 따로 계산해 합산하는 방식입니다. 3년 이상 보유하면 연 4%씩, 2년 이상 거주하면 또 연 4%씩 공제해 각각 최대 40%, 합쳐서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었습니다. 개편안은 이 구조를 자산 종류별로 나눕니다. 주택과 조합원입주권은 '장기거주소득공제'로, 토지·건물 등은 '장기보유소득공제'로 명칭과 계산 방식을 분리하고, 주택 쪽은 거주기간 하나만 기준으로 삼습니다.
시행은 단계적입니다. 2027년 양도분까지는 현행 제도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2028년 양도분부터는 보유기간 공제율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전환기를 거치고, 2029년 양도분부터 보유기간 공제가 완전히 폐지되어 거주기간에만 연 8%, 최대 80%가 적용됩니다.
2028년 양도분부터 이미 영향이 시작됩니다. "2029년부터 바뀐다"고만 알고 2028년에 파는 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2028년 양도분은 이미 보유기간 공제율이 절반으로 깎인 전환기 규정을 적용받습니다. 기본공제 확대와 고령자 세액공제, 다주택 중과 완화는 이보다 앞선 2027년 양도분부터 적용되어 항목마다 시행 시기가 다르다는 점도 헷갈리기 쉬운 부분입니다.
현행 제도와 개편안, 공제율이 어떻게 달라지나
현행 제도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각각 연 4%씩 공제해 최대 80%까지 인정하지만, 개편안은 거주기간에만 연 8%를 적용해 같은 80%에 도달하는 조건 자체가 달라집니다.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현행 (~2027년 양도분) | 개편안 (2029년 양도분부터) |
|---|---|---|
| 공제 기준 | 보유기간 + 거주기간 각각 반영 | 거주기간만 반영 |
| 연간 공제율 | 보유 4% + 거주 4% | 거주 8% |
| 최대 공제율 | 80% (보유 40%+거주 40%, 각 10년) | 80% (거주 10년) |
| 보유만 하고 거주 안 한 기간 | 연 4%씩 공제 인정 | 공제 없음 |
| 공제 한도 | 없음 (비율만 적용) | 2028년 20억원, 2029년 이후 10억원 |
실제로 세금이 얼마나 달라지는가 — 두 가지 사례로 계산해봤다
숫자로 보면 격차가 분명해집니다. 취득가 5억원, 양도가 15억원으로 동일한 아파트를 두 가지 다른 거주 이력으로 양도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매도금액이 12억원을 넘으므로 전체 양도차익 10억원 중 12억원 초과분에 해당하는 2억원만 과세대상 차익이 됩니다.
보유 17년 중 거주는 4년뿐인 경우가 첫 번째 사례입니다. 매입 초기 몇 년을 전세를 주고 있다가 뒤늦게 입주한,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패턴입니다. 현행 제도라면 보유 공제 40%(10년 이상 상한)에 거주 공제 16%(4년 구간)를 더해 56%를 공제받아 산출세액이 약 1,624만원입니다. 개편안이 전면 시행된 뒤라면 거주 4년치인 32%만 인정되어 산출세액이 약 3,441만원으로, 같은 집을 같은 값에 팔아도 세금이 약 1,820만원 더 나옵니다.
반대로 보유 10년, 거주 10년으로 처음부터 계속 그 집에서 산 경우가 두 번째 사례입니다. 현행이든 개편안이든 공제율이 80%로 동일해 산출세액 차이가 없습니다. 계속 실거주해온 사람에게는 이번 개편이 사실상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 구분 | 사례1 (보유17년·거주4년) | 사례2 (보유10년·거주10년) |
|---|---|---|
| 취득가 / 양도가 | 5억원 / 15억원 | 5억원 / 15억원 |
| 과세대상 양도차익 (12억 초과분) | 2억원 | 2억원 |
| 현행 공제율 / 공제액 | 56% / 1억1,200만원 | 80% / 1억6,000만원 |
| 개편후 공제율 / 공제액 (2029~) | 32% / 6,400만원 | 80% / 1억6,000만원 |
| 현행 산출세액 (지방세 포함) | 약 1,624만원 | 약 150만원 |
| 개편후 산출세액 (지방세 포함) | 약 3,441만원 | 약 150만원 |
| 세부담 변화 | +약 1,820만원 | 변화 없음 |
공제 한도(2028년 20억원, 2029년 이후 10억원)도 함께 발표됐지만, 이는 양도차익 자체가 그 금액을 넘는 초고가 주택에만 실제로 작동하는 장치입니다. 과세대상 차익이 2억원 수준인 사례에서는 한도가 걸리지 않으므로, 대부분의 1주택자에게 이번 개편의 체감은 한도보다 거주기간 요건에서 갈립니다.
보유기간과 거주기간 사이에 격차가 생기는 경우는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지금 팔아야 할까 — 판단 기준은 보유·거주 기간의 격차
정답은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이 얼마나 벌어져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격차가 없다면 매도 시점을 앞당길 이유가 없고, 격차가 크다면 2027년 양도분까지 파는 것과 2029년 이후에 파는 것의 세금 차이가 상당합니다. 판단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등기부등본과 전입신고 이력을 대조해 실제 거주기간을 확인합니다. 주민등록상 거주지와 실제 거주지가 다르게 기록된 경우 거주기간이 인정받지 못할 수 있어, 이 부분을 가장 먼저 짚어야 합니다.
둘째,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의 차이를 계산해 격차가 큰 쪽인지 판단합니다. 격차가 5년 이상이고 과세대상 차익이 1억원을 넘는 규모라면 매도 시점에 따른 세금 차이가 커집니다.
셋째, 세법개정안이 아직 국회 심의 단계라는 점을 감안해 확정 여부와 시행 시기를 계속 확인합니다. 정기국회를 거치며 세부 요건이나 시행 시기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보유기간이 아니라 거주기간이 만든 격차가, 곧 세금 격차입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라는 이름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실질은 완전히 다른 세금이 됩니다. 매도를 고민하고 있다면 세율표보다 먼저 등본과 계약서를 꺼내 실제 거주 이력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