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이름으로 증권계좌를 만들어 매달 용돈을 조금씩 넣어 주식을 사주는 부모가 많다. "계좌를 개설한 것뿐이고, 아직 인출해서 쓴 것도 아닌데 증여인가"라는 질문을 실제 상담에서 자주 받는다.
결론부터 말하면 증여세는 계좌를 튼 날도, 자녀가 나중에 그 돈을 찾아 쓰는 날도 아니다. 부모의 돈이 자녀 계좌로 들어간 바로 그날부터 계산이 시작된다. 이 시점을 놓치고 몇 년째 신고 없이 계좌를 운용하다가 세무조사나 자금출처 확인 과정에서 한꺼번에 걸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성년 자녀 명의 증권계좌에 현금을 입금하면 그 입금일이 증여일이다. 10년간 2,000만원까지는 공제되지만, 초과분은 입금일이 속한 달 말일부터 3개월 안에 신고해야 하고 신고하지 않으면 몇 년 뒤라도 원래 입금일 기준으로 소급 과세된다.
증여세는 계좌를 만든 날이 아니라 입금한 날부터 시작된다
계좌 개설 자체는 증여가 아니다. 그릇을 준비한 것일 뿐, 그 안에 아무것도 담기지 않았다면 과세할 재산이 없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재산이 이전된 순간, 즉 부모 계좌에서 자녀 계좌로 현금이 넘어간 시점부터 증여세법상 시계가 돌아간다.
이 기준은 추측이 아니라 국세청이 오래전부터 유지해 온 공식 입장이다. 국세청 예규 재삼46014-2786(1994.10.28.)은 "증여목적으로 부(모)가 자녀 명의의 증권계좌를 개설하여 현금을 입금한 경우 그 입금한 시기에 증여한 것으로 본다"고 명시하고 있다. 계좌를 만들어 놓기만 하고 실제로는 손대지 않았다는 사정은 증여 여부 판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계좌만 만들어놨고 아직 인출해서 쓴 적이 없으니 증여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주식 매수를 목적으로 개설한 증권계좌는 입금 자체가 증여시기라는 것이 확립된 실무다. 예금계좌 중에는 입금 시점에 증여 사실이 확인되지 않으면 실제로 인출해 쓴 날을 기준으로 보는 별도 해석례도 있지만, 자녀 명의로 주식을 사줄 목적의 증권계좌는 입금일을 그대로 증여시기로 본다는 점에서 더 엄격하다.
미성년 자녀 증여재산공제, 얼마까지 세금이 없나
2026년 기준으로 직계존속이 만 19세 미만 미성년 자녀에게 증여할 때 공제받을 수 있는 한도는 10년간 2,000만원이다. 성년 자녀는 5,000만원, 배우자는 6억원까지 공제된다. 이 한도는 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10년 단위로 갱신된다.
| 수증자 구분 | 10년간 공제 한도 | 비고 |
|---|---|---|
| 미성년 자녀 (19세 미만) | 2,000만원 | 직계존속 → 직계비속 |
| 성년 자녀 (19세 이상) | 5,000만원 | 직계존속 → 직계비속 |
| 배우자 | 6억원 | 참고 비교 |
현금을 줘서 사게 하는 것과, 갖고 있던 주식을 그대로 물려주는 것은 계산이 다르다
두 방법 모두 결국 자녀에게 주식이 넘어가지만, 증여재산가액을 매기는 기준 자체가 다르다. 부모가 자녀 계좌에 현금을 넣고 그 돈으로 주식을 사는 경우와, 부모가 이미 보유하던 주식을 자녀 명의로 그대로 옮기는 경우를 구분해야 한다.
현금을 입금해 매수하는 경우 증여재산가액은 입금한 현금액 그대로 확정된다. 반면 보유 주식을 현물로 넘기는 경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23조에 따라 주식을 인도받은 날이 불분명하거나 인도 전에 명의개서가 이뤄지면 그 명의개서일이 취득시기가 되고, 같은 법 제63조에 따라 증여재산가액은 평가기준일(증여일) 전후 각 2개월간의 종가 평균액으로 산정된다.
| 구분 | 현금 증여 후 매수 | 보유 주식 현물 증여 |
|---|---|---|
| 증여시기 | 현금 입금일 | 주식 인도일, 불분명 시 명의개서일 |
| 증여재산가액 | 입금한 현금액 그대로 | 증여일 전후 각 2개월 종가 평균액 |
| 가액 조정 여지 | 매수 시점·수량을 조절할 수 있음 | 4개월 평균이라 특정일 저가를 그대로 반영하기 어려움 |
| 실무에서 주로 쓰는 경우 | 변동성 큰 종목을 쌀 때 사주고 싶을 때 | 이미 보유한 종목을 그대로 넘기고 싶을 때 |
분할해서 조금씩 입금해도 안전할까 — 판단 기준은 10년 합산액이다
한 번에 크게 넣든 나눠서 넣든, 국세청은 10년 치를 더해서 본다. 그래서 "한도 이하로 쪼개서 넣으면 안전하다"는 생각은 절반만 맞다.
첫째, 10년 합산 원칙이 적용된다. 최초 입금부터 10년 이내에 이뤄진 모든 증여를 더해 미성년 자녀라면 2,000만원 공제 한도를 계산한다. 한도를 넘기게 만드는 그 입금분부터 초과액에 세금이 붙는다.
둘째, 신고 기준시점이 달라진다. 합산액이 2,000만원을 넘어서는 순간의 입금일이 새로운 증여시기이며, 그 날이 속한 달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그전까지의 입금은 공제 범위 안이라 신고 의무가 없다.
셋째, 실제 금액으로 계산해 보면 판단이 쉬워진다. 2026년 3월, 8세 자녀 명의로 계좌를 새로 개설해 3,000만원을 입금하고 국내 상장주식을 매수했다고 가정하자.
| 항목 | 금액 |
|---|---|
| 증여재산가액 (입금액) | 30,000,000원 |
| 미성년자 증여재산공제 | -20,000,000원 |
| 과세표준 | 10,000,000원 |
| 산출세액 (과세표준 1억원 이하 10%) | 1,000,000원 |
| 신고세액공제 (3%) | -30,000원 |
| 납부할 세액 | 970,000원 |
이 3,000만원으로 산 주식이 나중에 5,000만원으로 올라도 추가 증여세는 없다. 증여재산가액은 입금 시점의 현금액으로 이미 확정됐고, 이후 가치 상승분은 자녀 고유 재산의 자연스러운 증가이기 때문이다. 실무에서 현금 증여 후 매수 방식을 선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점에 매수할수록 같은 세금으로 더 많은 지분을 넘길 수 있다.
| 과세표준 | 세율 | 누진공제액 |
|---|---|---|
| 1억원 이하 | 10% | - |
| 1억원 초과 ~ 5억원 이하 | 20% | 1,000만원 |
| 5억원 초과 ~ 10억원 이하 | 30% | 6,000만원 |
| 10억원 초과 ~ 30억원 이하 | 40% | 1억 6,000만원 |
| 30억원 초과 | 50% | 4억 6,000만원 |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가 있다. 자녀 계좌에 매달 30만~50만원씩 나눠 넣어 주식을 사준 학부모가, 몇 년이 지나 누적 입금액이 2,000만원을 넘긴 것도 모른 채 신고 없이 계좌를 계속 운용하다가 다른 재산 취득 과정에서 자금출처를 확인받으면서 초과분 전체에 대해 한꺼번에 증여세와 가산세를 부담하게 된 경우다. 매달 소액이라 괜찮다고 여기다가 누적액이 한도를 넘기는 순간을 놓치는 것이 가장 흔한 실수다.
이미 몇 년째 신고 없이 운용 중이라면 지금부터 뭘 따져야 하나
지금이라도 자진신고하는 것과, 발각될 때까지 그대로 두는 것의 세부담 차이는 크다. 시간이 갈수록 유리해지는 쪽은 없다.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으면 부과제척기간이 원칙적인 10년에서 15년으로 늘어난다. 세무조사나 자금출처 확인 과정에서 뒤늦게 적발되더라도 실제 입금일을 기준으로 소급해 계산하기 때문에, 입금 당시 주가가 낮았더라도 세금이 줄어들지 않는다.
여기에 가산세가 더해진다. 무신고가산세는 일반적으로 20%, 고의로 숨긴 것으로 판단되면 40%까지 올라간다. 납부지연가산세도 별도로 붙는데, 법정신고기한 다음날부터 고지서상 납부기한까지는 하루 10만분의 22(연 8.03%)가 그대로 적용되고, 2026년 7월 1일 시행령 개정에 따라 그 고지서상 납부기한을 넘긴 구간에 대해서는 하루 단위가 아니라 한 달에 0.67%씩 계산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계산 방식이 바뀌었다고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 구분 | 내용 |
|---|---|
| 부과제척기간 | 15년 (무신고 시, 통상 10년에서 연장) |
| 무신고가산세 | 20% (부정한 방법으로 숨긴 경우 40%) |
| 납부지연가산세 (고지일까지) | 1일 10만분의 22 (연 8.03%) |
| 납부지연가산세 (지정납부기한 초과 후, 2026.7.1.~) | 월 0.67% |
반복 매매마다 매번 증여세가 부과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실무에서 자주 오해하는 부분이다. 최초 입금 시점을 기준으로 한 차례 과세하는 것이 원칙이며, 그 돈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매매 행위 자체를 별도의 증여로 보지는 않는다. 다만 매매 차익을 부모가 다시 가져가거나, 계좌에 새로운 자금이 추가로 입금된다면 그 부분은 각각 새로운 증여로 판단된다.
미성년 자녀 계좌의 증여세는 인출한 날이 아니라 입금한 날부터 계산됩니다.
자녀 명의 계좌를 자산관리 수단으로 쓰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증여세법은 계좌의 용도가 아니라 돈이 넘어간 시점을 기준으로 본다. 몇 년치를 한꺼번에 정산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려면, 입금할 때마다 10년 합산액을 확인하고 공제 한도를 넘기는 순간 바로 신고하는 습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