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이 말소된 매입임대 아파트를 여러 채 갖고 있는 다주택자 사이에서 최근 상담 요청이 부쩍 늘었습니다. 2026년 8월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에 "10월 1일 이후 양도분부터"라는 문구가 등장하면서, 지금 당장 팔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당장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2027년 12월 31일까지 양도하면 지금 받고 있는 양도세 중과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50%(또는 70%) 우대를 그대로 받을 수 있는 경과규정이 마련돼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혜택이 처음으로 마감 시한을 갖게 됐다는 사실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핵심은 10월 1일이라는 날짜가 아니라 2027년 말·2028년·2029년, 세 번의 매도 시점입니다. 자동말소로 받던 '기한 없는' 중과배제 특례에 처음으로 종료일이 생겼다는 점이 이번 개편의 본질입니다.
자동말소와 자진말소, 무엇이 다른가
매입임대주택의 등록이 사라지는 경로는 두 가지입니다. 2020년 민간임대주택법 개정으로 단기임대(4년)와 아파트 장기일반임대(8년) 유형 자체가 폐지되면서, 의무임대기간을 채운 등록임대주택은 별도 신청 없이 등록이 자동으로 말소됩니다. 이것이 자동말소입니다. 반대로 임대사업자가 의무임대기간의 2분의 1 이상을 채운 뒤 스스로 등록 말소를 신청하는 경우가 자진말소입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세제 혜택이 적용되는 방식이 처음부터 달랐기 때문입니다. 자동말소 주택은 개정 전까지 양도 시점에 제한 없이 다주택자 중과세율 배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반면 자진말소 주택은 원래부터 말소일로부터 1년 이내에 양도해야만 중과배제가 인정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8년 이상 임대했다면 조세특례제한법 제97조의3에 따라 장기보유특별공제 50%(10년 이상은 70%, 2023년 1월 1일 이후 등록분은 10년 이상 요건만 70%)를 적용받는 구조가 등록말소 여부와 무관하게 유지돼왔습니다.
10월 1일 이후 양도분부터 무엇이, 언제 달라지나
2026년 8월 3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은 자동말소 주택이 누려온 '기한 없는' 중과배제·장특공제 우대 특례를 정상화 대상으로 지목했습니다. 등록이 말소되면 재산세 감면이나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는 이미 끝나는데, 양도세 혜택만 영구히 남아있는 것이 과도하다고 본 것입니다. 개정안은 2026년 10월 1일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되지만, 곧바로 혜택이 사라지는 구조는 아닙니다. 2027년 말까지, 2028년, 2029년 이후로 3단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축소됩니다.
| 양도 시기 | 다주택자 중과 적용 | 장기보유특별공제 |
|---|---|---|
| ~2027년 12월 31일 | 중과배제 유지(가산세율 0%p) | 50%(8년↑) · 70%(10년↑) |
| 2028년 1월 1일~12월 31일 | 가산세율 절반(2주택 +10%p, 3주택 이상 +15%p) | 30% |
| 2029년 1월 1일 이후 | 가산세율 전액(2주택 +20%p, 3주택 이상 +30%p) | 우대 폐지(원칙대로 배제) |
이 개편안은 아직 국회 세법 개정 심의와 후속 시행령 정비 절차가 남아있습니다. 조정대상지역 범위나 대상 주택 유형 같은 세부 요건은 최종 확정 전까지 바뀔 수 있으므로, 실제 매도 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확정된 시행령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얼마나 차이 날까 — 숫자로 확인하는 판단 기준
실제 상담에서 자주 나오는 유형을 그대로 가져와 보겠습니다. 서울 조정대상지역의 전용 84㎡ 아파트를 8년 이상 임대하다 자동말소된 3주택자가, 양도차익 5억원(양도가에서 취득가와 필요경비를 뺀 금액) 상태로 판다고 가정하면 매도 시점에 따라 세 부담이 이렇게 달라집니다.
| 양도 시기 | 과세표준 | 기본세율 산출세액 | 중과 가산세액 | 총 부담세액 |
|---|---|---|---|---|
| ~2027년 말 | 2억 4,750만원 | 7,411만원 | - | 8,152만원 |
| 2028년 중 | 3억 4,750만원 | 1억 1,306만원 | 5,213만원 | 1억 8,170만원 |
| 2029년 이후 | 4억 9,750만원 | 1억 7,306만원 | 1억 4,925만원 | 3억 5,454만원 |
계산 조건은 양도차익 5억원, 3주택자, 양도소득기본공제 250만원, 지방소득세 10% 포함입니다. 2027년 말까지 팔면 장특공제 50%가 과세표준을 절반으로 줄이고 중과세율 자체가 없어, 총 부담세액이 8,152만원 선에 그칩니다. 2028년으로 넘어가면 장특공제가 30%로 줄고 중과세율 절반(3주택 이상 기준 15%p)이 붙어 1억 8,170만원으로 뛰고, 2029년 이후에는 장특공제 우대가 완전히 사라지고 중과세율도 전액(30%p) 적용돼 3억 5,454만원까지 올라갑니다. 같은 집, 같은 양도차익인데 팔리는 해에 따라 세 부담이 4배 넘게 벌어지는 셈입니다.
그래서 판단 기준은 이렇게 정리됩니다.
첫째, 자진말소인지 자동말소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자진말소는 원래도 말소일로부터 1년이라는 시한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개편과 별개로 이미 그 시한이 지나버렸다면 지금도 중과세율이 적용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둘째, 2027년 말까지 매도가 가능하다면 이번 개편 하나만으로는 급하게 움직일 이유가 없습니다. 경과규정으로 기존 혜택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대출 규제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처럼 매매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다른 변수는 별도로 챙겨야 합니다.
셋째, 2027년 말을 넘기는 순간부터는 시간이 곧 비용입니다. 2028년, 2029년으로 갈수록 세 부담이 커지는 폭이 산술적이지 않고 누진적으로 커지므로, 매도 의사가 있다면 실행 시점을 못박아 두는 편이 유리합니다.
넷째, 이 개편안은 아직 확정된 법률이 아니라 정부 발표안입니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조정대상지역 범위나 적용 대상 주택 유형이 바뀔 가능성을 열어두고, 계약 직전에는 반드시 최신 시행령을 재확인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함정
실무에서 가장 흔히 보는 함정은 자진말소를 자동말소로 착각하는 경우입니다. 두 유형 모두 '등록말소'라는 같은 이름으로 불리지만, 자진말소는 애초에 말소일로부터 1년이라는 시한이 걸려 있었습니다. 이 사실을 모른 채 "말소됐으니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미루다가 1년을 넘겨버리면, 이번 개편안과 무관하게 지금 당장 중과세율을 그대로 맞을 수 있습니다.
자진말소일로부터 1년이 지나 양도하면 중과배제 요건 자체를 충족하지 못합니다. 등록증에 적힌 말소 사유와 말소일을 반드시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또 하나 흔한 오해는 "등록말소한 지 오래됐으니 이번 개편과 무관하다"는 판단입니다. 이번 개편은 취득 시점이 아니라 양도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됩니다. 10년 전에 자동말소된 주택이라도 2029년 이후에 양도하면 개정된 규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오래전 일'이라는 이유로 안심할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지금 팔아야 하는지가 아니라, 2027년 말까지 팔 수 있는지를 먼저 따져야 합니다.
등록말소된 매입임대주택의 세제 혜택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시한이 생기는 것입니다. 말소 유형과 임대기간, 매도 가능 시점을 함께 놓고 세액을 비교하는 작업은 개별 취득가와 보유 구조에 따라 달라지므로, 실행 전 정확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