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운영하는 법인에 아버지가 빌려줬던 돈을 탕감해주고, 몇 달 뒤 시세보다 싼 값에 건물까지 넘겼다면 어떻게 될까. 상담 현장에서는 이런 거래를 한 해에 나눠서 하면 국세청이 두 거래를 다 더해서 1억원을 넘기는지 볼 거라고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채무면제와 저가매매는 상증세법상 서로 다른 거래 유형이라 합산하지 않는다. 다만 같은 유형의 거래를 여러 번 나눠서 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특정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의제에서 1억원 기준금액을 실제로 어떻게 쪼개서 판단하는지, 국세청 해석과 계산 사례로 짚어본다.
채무면제와 저가양도처럼 서로 다른 유형의 거래는 합산하지 않고 각각 1억원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같은 유형의 거래만 거래일부터 소급 1년 이내 합산됩니다.
특정법인 증여의제, 누구에게 왜 적용되나
특정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의제는 상증세법 제45조의5에 규정돼 있다. 지배주주와 그 친족 등 특수관계인이 함께 지분 30% 이상을 가진 법인을 특정법인으로 규정하고, 그 지배주주의 특수관계인이 특정법인에 이익을 넘겨주는 거래를 하면 특정법인의 지배주주가 그 이익 중 자기 지분 비율만큼을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
아버지가 아들 본인에게 직접 재산을 넘기면 증여세가 바로 부과된다. 그런데 아들이 지분 100%를 가진 법인에 재산을 넘기면 거래 상대방은 법인이라 증여세를 피해갈 여지가 생긴다. 특정법인 증여의제는 이런 우회로를 막기 위해, 법인을 거쳐 넘어간 이익도 지배주주가 지분율만큼 증여받은 것으로 간주해 과세한다.
특정법인이 되는 조건
지배주주 한 사람과 그 친족 등 특수관계인이 직접·간접으로 보유한 주식 비율을 합쳐 30% 이상이면 특정법인에 해당한다. 아들이 지분 100%를 가진 1인 법인이라면 당연히 이 요건을 충족한다. 흑자법인인지 결손법인인지는 2020년 이후 더 이상 따지지 않는다.
증여의제 대상 거래 유형
지배주주의 특수관계인이 특정법인에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이익을 넘기면 증여의제 대상 거래로 본다.
| 거래 유형 | 내용 |
|---|---|
| 재산·용역 무상 제공 | 대가 없이 재산이나 용역을 법인에 제공 |
| 채무 면제·인수·변제 | 특정법인의 채무를 대신 면제해주거나 인수·변제 |
| 저가양도·고가양수 | 시가보다 낮은 대가로 재산을 넘기거나 시가보다 높은 대가로 사들이는 것 |
| 저가 현물출자 |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재산을 출자해 이익을 넘기는 것 |
| 그 밖의 이익 분여 | 위 유형에 준하는 방법으로 특정법인에 경제적 이익을 넘기는 경우 |
채무면제와 저가매매, 왜 따로 계산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합산하지 않는다. 상증세법 시행령 제32조의4는 상증세법 제45조의5 제1항 각 호의 거래에 따른 이익을 유형별로 구분한 뒤, 거래일부터 소급해 1년 이내에 같은 유형의 거래가 있으면 그 이익끼리만 합산해 1억원 이상인지 판단하도록 정하고 있다.
실제 상담에서도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아버지가 아들이 지분을 전부 가진 법인에 봄에는 빌려준 돈 9,000만원을 면제해주고, 가을에는 시가 15억원 상가건물을 10억5,000만원에 넘겼다면 두 거래를 더해서 1억원을 넘겼으니 과세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국세청은 채무면제와 저가양도를 서로 다른 거래 유형으로 보고, 각각 따로 1억원 기준을 적용한다는 입장을 여러 해석사례에서 밝혀왔다.
| 구분 | 채무면제 (봄, 1건) | 저가양도 (가을, 1건) |
|---|---|---|
| 거래에 따른 이익 | 9,000만원 | 4억5,000만원 |
| 같은 유형 반복 시 합산 여부 | 합산함 | 합산함 |
| 다른 유형과 합산 여부 | 합산하지 않음 | 합산하지 않음 |
| 1억원 기준 충족 (단독) | 미달 | 충족 |
| 과세 여부 | 해당 거래만으로는 과세 제외 | 과세 대상 |
실제 계산으로 보면 얼마부터 과세될까
위 사례를 실제 세액으로 풀어보면 기준금액을 넘기는 지점이 분명해진다.
첫째, 채무면제 이익 9,000만원은 1억원에 못 미친다. 같은 해에 다른 채무면제가 더 없었다면 이 거래만으로는 증여의제이익이 산정되지 않는다.
둘째, 저가양도 이익은 시가 15억원에서 실제 대가 10억5,000만원을 뺀 4억5,000만원이다. 시가 대비 차액 비율이 정확히 30%로, 시가와 대가의 차액이 시가의 30% 이상이라는 요건을 충족해 증여의제 대상 거래로 인정된다.
셋째, 이 4억5,000만원에서 법인이 부담한 법인세 상당액을 뺀 뒤 지배주주 지분율을 곱해야 실제 증여의제이익이 나온다. 이 거래이익이 법인의 해당 사업연도 소득금액 전부라고 가정하면, 2026년 법인세율(과세표준 2억원 이하 10%, 2억원 초과 200억원 이하 20%, 누진공제 2,000만원 기준)로 산출세액은 7,000만원이다. 4억5,000만원에서 7,000만원을 뺀 3억8,000만원에 지분율 100%를 곱하면 증여의제이익은 3억8,000만원으로 확정된다.
| 구분 | 금액 |
|---|---|
| 부동산 시가 | 15억원 |
| 실제 거래 대가 | 10억5,000만원 |
| 차액(특정법인의 이익) | 4억5,000만원 |
| 법인세 상당액 | 7,000만원 |
| 증여의제이익 (지분율 100%) | 3억8,000만원 |
1억원 기준금액을 훌쩍 넘기므로 아들은 이 저가양도 건에 대해서만 증여세를 신고해야 한다. 봄에 있었던 채무면제 9,000만원은 별도 유형이라 이번 계산에 들어가지 않는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함정
계산 구조를 알아도 실무에서는 다른 지점에서 걸린다.
동일 유형을 여러 번 나눠도 소용없다. 채무면제를 봄, 여름 두 번에 걸쳐 5,000만원씩 나눠 실행해도 거래일부터 소급 1년 이내 같은 유형 거래는 합산되므로, 결국 9,000만원 전액이 한 번에 판단 대상이 된다.
특수관계인 범위는 생각보다 넓다. 지배주주의 배우자·직계존비속뿐 아니라 사돈, 임원, 계열법인의 임직원까지 포함될 수 있어 본인이 직접 한 거래가 아닌데도 합산 판단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
법인세 상당액은 단순히 세율만 곱해 계산하면 틀린다. 특정법인의 해당 사업연도 소득금액 전체에서 그 거래이익이 차지하는 비율만큼만 법인세 산출세액을 안분해 차감해야 한다.
신고기한은 거래일이 아니라 법인 결산에 연동된다. 특정법인의 법인세 신고기한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가 지배주주의 증여세 신고기한이라, 거래일만 기억하고 있다가 기한을 놓치는 사례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다.
채무면제·저가양도 각각의 이익이 기준금액에 못 미쳐도, 같은 유형 거래가 1년 내 반복되면 소급 합산됩니다. 거래 시점을 나누기 전에 최근 1년간 동일 유형 거래 이력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채무면제와 저가매매를 나눠서 했더라도, 두 거래가 서로 다른 유형이라면 각각 1억원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특정법인 거래 증여의제는 거래 유형 구분과 1년 합산 범위를 정확히 아는 것에서 판단이 갈린다. 지배주주 지분율, 법인세 상당액 안분, 신고기한까지 함께 확인해야 세액을 제대로 가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