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현장에서는 "자녀가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가업을 물려줄 생각이 없다"는 대표님을 자주 만납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자녀가 아닌 임원이나 동종업계 사업자에게 회사를 넘기려 하면, 상속·증여 때 흔히 듣던 세금 감면 혜택이 대부분 사라진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게 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2026년 8월 기준) 제3자에게 회사를 매각하면 원칙적으로 양도소득세 감면은 없습니다. 가업상속공제나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는 모두 가족에게 넘기는 경우를 전제로 설계돼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정부가 2026년 8월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제3자 매각에도 적용되는 새 감면 제도가 담겨 있고, 국회를 통과하면 2028년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요건은 이미 상당히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어서, 매각을 몇 년 앞두고 있다면 지금부터 조건을 맞춰두는 것이 실익으로 이어집니다.
제3자 매각은 현재 감면 대상이 아니지만, 2026년 세제개편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2028년부터 경영기간 20년 이상·60세 이상 최대주주가 요건을 갖춘 매수자에게 넘길 때 양도소득세의 20%(경영연수 × 연 5,000만 원 한도)를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왜 지금까지는 제3자 매각에 감면이 없었을까
가업상속공제와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는 모두 회사를 물려받는 사람이 자녀 등 특수관계인이라는 것을 전제로 설계된 제도입니다. 가업상속공제는 상속인이 상속을 받아 가업을 이어야 적용되고,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는 부모가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할 때 낮은 세율로 과세하는 제도입니다. 두 제도 모두 "누구에게" 넘기느냐가 적용 여부를 가르는 첫 번째 조건이고, 제3자는 애초에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 자녀가 아닌 임원이나 동종업계 사업자에게 회사를 넘기면, 법인 주식이든 개인사업자의 사업용 자산이든 일반적인 양도소득세율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비상장주식을 대주주 지위에서 양도하는 경우 과세표준 3억 원 이하 구간은 20%, 3억 원을 초과하는 구간은 25%가 적용되고, 대주주가 아닌 주주라면 중소기업 주식은 10%, 그 외는 20%가 적용됩니다. 대주주 판정 기준(지분율·시가총액)은 종목·시점별로 달라질 수 있어 정확한 세율 구간은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 구분 | 적용 세율 | 비고 |
|---|---|---|
| 비상장주식 · 대주주 (과표 3억 원 이하) | 20% | 지방소득세 별도 |
| 비상장주식 · 대주주 (3억 원 초과분) | 25% | 3억 원 초과액 기준 누진 |
| 비상장주식 · 대주주 아닌 자, 중소기업 | 10% | 지방소득세 별도 |
| 비상장주식 · 대주주 아닌 자, 중소기업 외 | 20% | 지방소득세 별도 |
2026년 세제개편안이 만든 새 카드 — 제3자 사업승계 지원 특례
정부는 2026년 8월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처음으로 가족이 아닌 제3자에게 회사를 넘기는 경우에도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는 특례를 신설했습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조세특례제한법에 제30조의8과 관련 조항(제127조·제128조·제132조 등)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는데, 이 조문 번호는 아직 국회 심의 전 정부안 단계라 확정 법률로 의결되는 과정에서 바뀔 수 있습니다.
대상은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을 영위하면서 매출액 5,000억 원 미만인 중소·중견기업을 20년 이상 계속 경영한 60세 이상 최대주주입니다. 이 요건을 갖춘 매도자가 같은 업종(대분류 기준)을 10년 이상 경영해온 개인·기업, 또는 매도기업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임직원에게 주식이나 사업용 자산을 넘기면, 매도자는 양도소득세의 20%를 감면받습니다. 감면 한도는 경영연수에 연 5,000만 원을 곱한 금액입니다. 매수자에게도 혜택이 있는데, 승계받은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소득세·법인세를 5년간 10% 감면받고 한도는 연 5억 원입니다. 개인사업자의 사업용 자산 매각도 이 특례의 적용 범위에 포함돼 있어, 법인 대표뿐 아니라 개인사업자에게도 해당되는 제도입니다.
| 구분 | 매도자(양도인) | 매수자(양수인) |
|---|---|---|
| 대상 | 20년 이상 경영한 60세 이상 최대주주 | 동일업종 10년 이상 경영자 또는 5년 이상 근무 임직원 |
| 기업 규모 | 매출액 5,000억 원 미만 중소·중견기업 | - |
| 세제 혜택 | 양도소득세 20% 감면 | 5년간 소득세·법인세 10% 감면 |
| 감면 한도 | 경영연수 × 연 5,000만 원 | 연 5억 원 |
| 적용 시기 | 2028.1.1~2030.12.31 양도분(한시) | 동일 |
2026년 8월 3일 발표는 정부 세제개편안일 뿐입니다. 8월 입법예고를 거쳐 9월 1일 개회하는 정기국회 심의를 받고, 12월 초 본회의 통과로 확정될 예정이며 심의 과정에서 금액·요건·시행일이 조정될 수 있습니다. 시행되더라도 2028년 1월 1일 이후 양도분부터, 2030년 12월 31일까지 3년간만 한시적으로 적용됩니다.
얼마나 아낄 수 있나 — 25년 차 대표의 계산
경영기간이 길수록, 양도차익이 클수록 감면액도 커지는 구조입니다. 상담에서 자주 접하는 유형으로 계산해보겠습니다. 제조업을 25년째 운영해온 만 62세 대표가 비상장주식을 매각해 양도차익(과세표준) 20억 원이 발생했다고 가정합니다.
현행 세율로 계산하면 3억 원 이하 구간 20%와 3억 원 초과 구간 25%를 적용해 산출세액은 4억 8,500만 원입니다. 여기에 제3자 사업승계 특례가 그대로 시행된다고 가정하고 20%를 감면하면 감면액은 9,700만 원, 감면 한도(25년 × 5,000만 원 = 12억 5,000만 원) 안에 충분히 들어오므로 전액 감면됩니다. 감면 후 납부세액은 3억 8,800만 원입니다. 여기에 지방소득세(양도소득세의 10%)까지 함께 줄어드는 효과를 고려하면 실질 절감액은 1억 원을 넘습니다.
| 항목 | 금액 |
|---|---|
| 양도차익(과세표준) | 20억 원 |
| 산출세액(현행 세율) | 4억 8,500만 원 |
| 특례 감면액(20%) | 9,700만 원 |
| 감면 후 납부세액 | 3억 8,800만 원 |
특례 적용 여부를 가르는 것은 결국 매수자가 누구냐입니다. 매수자가 동일업종을 10년 이상 경영한 개인·기업이거나 5년 이상 근무한 임직원이면 특례 대상이지만, 사모펀드나 완전히 다른 업종의 매수자에게 넘기면 요건 자체가 성립하지 않아 일반세율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매각 상대를 정할 때 세금 문제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실무에서 걸리는 함정 — 형식적 요건 맞추기
가장 흔한 함정은 매수자 요건인 "5년 이상 근무"를 매각 직전에 서류로만 맞추려는 시도입니다. 매각을 앞두고 뒤늦게 특례 요건을 알게 되면, 평소 함께 일하던 임원을 서둘러 정식 임원으로 등재하고 근무 기간을 소급해 채우려는 경우가 실무에서 종종 있습니다.
문제는 국세기본법의 실질과세원칙입니다. 형식적으로 임원 등재만 해두고 실제 급여 지급 이력, 업무수행 증적, 4대보험 가입 시점 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질 근무 여부를 소명하라는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높고, 소명이 되지 않으면 특례 자체가 배제되고 일반세율로 재계산됩니다. 5년이라는 기간 요건은 매각 계획을 세우는 시점을 기준으로 최소 5년 전부터 역산해서 채워야 하는 것이지, 매각 직전에 서류로 만들어낼 수 있는 요건이 아닙니다.
결국 준비 순서는 정해져 있습니다. 매각을 구상하는 시점에 경영기간과 나이부터 확인하고, 매수자 후보가 요건을 갖췄는지 미리 점검한 뒤, 법이 확정되는 시기에 맞춰 매각 시점을 설계하는 순서입니다.
회사를 넘기는 방법이 아니라, 넘기는 시점과 상대가 세금을 가릅니다.
지금 당장은 감면 근거가 없더라도, 몇 년 뒤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경영기간·연령·매수자 조건을 미리 맞춰두는 것 자체가 절세 설계입니다. 안택스는 이런 사업승계 매각 사안을 세무 진단 단계에서부터 매각 시점 설계와 함께 검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