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소유의 아파트에 전세보증금이나 담보대출이 껴 있는 상태로 자녀에게 물려줘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상속만 생각하고 있다가, 미리 증여를 활용하면 세금을 줄일 수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아는 자산가들이 적지 않습니다. 부담부증여는 자산과 함께 채무를 넘겨 세금을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로 나누는 방법입니다. 다만 모든 경우에 유리한 것은 아니며, 증여자의 주택 수와 대상 지역에 따라 오히려 세부담이 커질 수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부담부증여의 구조부터 상속·단순증여와 비교했을 때 유리한 경우와 불리한 경우,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주의사항까지 2026년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부담부증여는 만능 절세법이 아닙니다. 채무 규모, 증여자의 주택 수, 대상 주택이 조정대상지역인지에 따라 유불리가 정반대로 바뀝니다.
부담부증여란 무엇인가
부담부증여는 증여자가 자산을 넘기면서 그 자산에 딸린 채무도 함께 수증자에게 이전하는 증여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시가 10억원 아파트에 전세보증금 4억원이 껴 있다면, 수증자는 이 아파트를 받으면서 4억원의 임대차보증금 반환 의무도 함께 떠안습니다.
세법은 이 거래를 두 부분으로 나눠서 봅니다. 채무액 4억원에 해당하는 부분은 증여자가 채무를 넘기는 대가를 받은 것으로 보아 양도로 취급하고, 나머지 6억원은 대가 없이 넘어간 것으로 보아 증여로 취급합니다. 그 결과 증여자는 채무액 부분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신고하고, 수증자는 채무를 제외한 순자산 부분에 대한 증여세를 신고합니다.
인정되는 채무의 범위
모든 채무가 부담부증여에 활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임대차보증금, 금융기관 담보대출처럼 제3자와의 관계에서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채무만 인정됩니다. 가족 간에 주고받은 차용증만으로는 국세청이 채무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취득세도 두 갈래로 나뉩니다
수증자가 부담하는 취득세도 자산 전체에 무상취득세율(원칙 3.5%)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채무 인수분에는 유상취득세율이, 순증여분에는 무상취득세율이 각각 적용됩니다. 채무 비율이 클수록 취득세 부담 구조도 함께 달라집니다.
부담부증여, 단순증여·상속과 무엇이 다른가
결론부터 말하면, 부담부증여의 장점은 세금을 한 세목에 몰아서 내지 않고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로 나눠 낸다는 데 있습니다. 상속세와 증여세는 아래와 같이 동일한 누진세율 구조를 씁니다.
| 과세표준 | 세율 | 누진공제액 |
|---|---|---|
| 1억원 이하 | 10% | 없음 |
| 1억원 초과 5억원 이하 | 20% | 1천만원 |
|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 30% | 6천만원 |
|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 40% | 1억6천만원 |
| 30억원 초과 | 50% | 4억6천만원 |
과세표준이 클수록 세율 구간이 급격히 높아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자산가액을 채무액만큼 낮춰 순증여분의 과세표준을 낮은 구간으로 내리는 효과가 부담부증여의 핵심입니다. 증여세를 계산할 때는 먼저 아래 증여재산공제(10년 합산 기준)를 차감합니다.
| 증여자와의 관계 | 공제한도(10년 합산) |
|---|---|
| 배우자 | 6억원 |
| 직계존속 → 직계비속(성년) | 5천만원 |
| 직계존속 → 직계비속(미성년자) | 2천만원 |
| 직계비속 → 직계존속 | 5천만원 |
| 기타친족(6촌 이내 혈족·4촌 이내 인척) | 1천만원 |
세 가지 방식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 구분 | 단순증여 | 부담부증여 | 상속 |
|---|---|---|---|
| 과세되는 세목 | 증여세 | 증여세 + 양도소득세 | 상속세 |
| 신고기한 | 증여일 속한 달 말일부터 3개월 | 증여분 3개월 + 양도분 3개월 | 상속개시일 속한 달 말일부터 6개월(해외거주자 9개월) |
| 세율 부담 방식 | 전체 금액에 누진세율 1회 | 두 세목으로 분산, 합산세율이 낮아질 수 있음 | 상속재산 전체에 누진세율(공동상속인 안분) |
| 유리한 상황 | 채무 없는 소액 자산 | 채무 있는 고가 자산, 세부담 분산이 필요할 때 | 상속재산이 일괄공제·배우자공제 범위 이내일 때 |
다만 상속재산이 일괄공제 5억원과 배우자공제(최소 5억원)를 넘지 않는 규모라면 애초에 상속세 자체가 크지 않아 굳이 부담부증여를 활용할 실익이 적을 수 있습니다. 부담부증여는 상속재산 규모가 커서 상속세 최고세율 구간(30억원 초과 50%)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산가에게 특히 검토할 가치가 있습니다.
부담부증여가 유리한 경우와 불리한 경우
부담부증여의 유불리는 증여자의 주택 수와 대상 주택의 위치에 따라 정반대로 갈립니다.
첫째, 증여자가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입니다. 채무액분 양도차익에 비과세 또는 낮은 세율이 적용되면, 나머지 순증여분만 낮은 세율 구간에서 증여세로 분산 과세되어 전체 세부담이 줄어듭니다. 둘째, 단순증여로 넘길 경우 증여세 최고세율(50%) 구간에 들어가는 고가 자산입니다. 채무액만큼 과세표준을 낮추면 낮은 누진세율 구간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셋째, 수증자가 소득이 있어 채무를 실제로 상환할 능력이 있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사후관리 과정에서 문제 될 소지 없이 부담부증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 증여자가 다주택자이고 대상 주택이 조정대상지역 내 공시가격 3억원 이상인 경우 — 채무 인수분에는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이, 순증여분에는 취득세 12% 중과세율이 함께 적용돼 총 세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 수증자가 소득이 없거나 채무상환능력을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 — 국세청이 채무를 사실상 증여로 재구성해 증여세를 추징할 수 있습니다.
- 채무가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는 가족 간 사적 채무인 경우 — 채무 자체가 인정되지 않아 전체가 단순증여로 과세됩니다.
2026년 5월 9일부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어, 조정대상지역 내에서 2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가 주택을 양도하면 기본세율에 20%포인트에서 30%포인트가 중과됩니다. 서울은 2025년 10월 이후 25개구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재지정된 상태여서, 서울 소재 주택을 부담부증여할 때는 이 중과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1세대 1주택자가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에게 증여하는 경우에는 조정대상지역·공시가격 3억원 이상 요건을 충족해도 취득세 중과(12%)가 아닌 기본세율(3.5%)이 적용됩니다.
부담부증여 실행 전 반드시 확인할 주의사항
채무가 세법상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부담부증여 전체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부담부증여로 인정받으려면 채무가 임대차보증금이나 금융기관 대출처럼 객관적으로 확인돼야 합니다. 수증자가 실제로 채무를 상환할 소득이나 자력이 없다면, 국세청은 사후관리 과정에서 이를 증여로 재구성해 가산세와 함께 증여세를 추징할 수 있습니다.
채무 인수분에 대한 양도소득세는 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예정신고·납부해야 합니다. 이 기한을 넘기면 무신고가산세(최대 20%)와 납부지연가산세가 별도로 부과됩니다. 신고 이후에도 국세청은 수증자가 실제로 채무 원리금을 상환하고 있는지 사후관리로 확인하므로, 상환 계좌와 자금 흐름을 명확히 남겨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부담부증여는 채무를 넘긴다고 무조건 유리해지는 절세법이 아니라, 증여자의 주택 수와 지역에 따라 유불리가 뒤바뀌는 전략입니다.
자산 규모와 채무 구조, 조정대상지역 해당 여부를 함께 따져봐야 실제 절세 효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무법인 다솔 × 안택스는 상속세, 증여세, 양도소득세를 함께 계산해 실제 유불리를 시뮬레이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