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건물 복도나 주차장에 CCTV를 새로 달면서, 임차인에게 따로 동의를 받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건물주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복도·로비·주차장처럼 누구나 드나드는 공용부는 개인정보보호법상 '공개된 장소'로 분류되어 임차인 개별 동의 없이도 설치할 수 있습니다. 다만 건물이 여러 명이 구분소유한 집합건물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언제 동의가 필요 없고, 언제 별도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정리했습니다.
임차인 개별 동의는 원칙적으로 필요 없습니다. 다만 구분소유 집합건물이라면 관리단집회 결의가 필요할 수 있고, 촬영 범위가 임차인 매장 내부까지 걸치면 별도 협의가 필요합니다.
공용부 CCTV, 임차인 동의 없이 설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는 CCTV(법령상 명칭은 영상정보처리기기)를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공개된 장소에 설치할 때 지켜야 할 요건을 정하고 있습니다. 상가 건물의 복도, 로비, 엘리베이터 앞, 주차장은 대부분 이 '공개된 장소'에 해당합니다. 특정인만 출입하는 공간이 아니라 방문객과 임차인, 배달 기사까지 자유롭게 오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 조항이 CCTV 설치를 허용하는 목적은 제한적입니다. 범죄 예방과 수사, 시설 안전과 화재 예방, 교통단속과 교통정보 수집 등 법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해야 합니다. 상가 건물주가 흔히 내세우는 방범과 화재 예방은 이 범위 안에 들어가므로, 목적 자체는 대부분 문제없이 인정됩니다.
문제는 목적이 아니라 절차입니다. 공개된 장소에 설치하는 CCTV는 그 공간을 지나는 임차인이나 방문객 개개인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대신 법은 누구나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안내판을 세우라고 요구합니다. 안내판에는 설치 목적, 촬영 범위, 관리책임자 연락처, 보관 기간 네 가지가 반드시 들어가야 합니다.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안내판을 세운 의미가 없다고 보는 것이 실무 해석입니다.
| 위반 유형 | 과태료 |
|---|---|
| 안내판 자체를 게시하지 않은 경우 | 500만원 이하 |
| 촬영 범위·관리책임자 연락처 등 필수 기재사항이 누락된 경우 | 1,000만원 이하 |
임차인 동의 vs 구분소유자 결의, 헷갈리기 쉬운 두 갈래
임차인 동의가 필요 없다는 결론은 개인정보보호법 기준일 뿐입니다. 건물이 여러 명이 구분소유한 집합건물이라면,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라는 또 다른 기준이 얹힙니다.
복도·주차장 같은 공용부분에 CCTV를 새로 설치하는 행위는 집합건물법상 공용부분의 관리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실무 해석입니다. 공용부분의 관리에 관한 사항은 관리단집회의 통상의 결의, 즉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합니다. 건물 구조나 외관을 바꾸는 수준의 변경까지는 아니기 때문에, 가장 무거운 정족수인 3분의 2 이상 결의까지는 요구되지 않는 것이 통상적입니다.
여기서 건물주가 자주 헷갈리는 지점이 있습니다. 관리단집회의 의결권자는 구분소유자이지, 그 공간을 빌려 쓰는 임차인이 아닙니다. 임차인이 아무리 CCTV 설치에 불만이 있어도, 법적으로 결의를 막을 표결권 자체가 없습니다. 아파트 관리규약에서 흔히 보는 '입주자 등 3분의 2 이상 동의'는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른 주거용 공동주택 기준이며, 상가 같은 비주거용 집합건물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두 법을 섞어서 판단하면 실제 필요한 절차보다 훨씬 무거운 정족수를 요구하는 오해가 생깁니다.
| 구분 | 단독소유 상가 | 구분소유 집합건물 상가 |
|---|---|---|
| 의사결정 주체 | 임대인 단독 결정 | 관리단집회 통상결의(구분소유자·의결권 각 과반수) |
| 임차인의 지위 | 의견 청취 대상, 동의 요건 아님 | 의견 청취 대상, 의결권자 아님 |
| 필요 절차 | 목적·범위 확정 후 바로 설치 가능 | 관리단집회 소집·결의 후 설치 |
| 안내판 게시 의무 | 동일하게 적용 | 동일하게 적용 |
카메라 각도가 매장 내부를 비추면 상황이 달라진다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입니다. 신사동 인근 1층 상가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임차인이, 건물주가 새로 설치한 공용부 CCTV의 촬영 각도가 계산대 위치까지 걸쳐 있다며 항의한 적이 있습니다. 건물주는 복도 방범 목적으로만 설치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영상에는 매장 내부 손님 동선과 결제 화면이 그대로 잡혔습니다. 결국 카메라 각도를 재조정하고 임차인에게 촬영범위를 서면으로 안내한 뒤에야 상황이 정리됐습니다.
그래서 판단 기준은 하나입니다. 카메라가 임차인이 배타적으로 점유·사용하는 공간을 촬영범위에 포함하는가입니다. 포함하지 않으면 공용부 관리 문제이고, 포함하면 임차인과 별도로 협의해야 하는 사안으로 바뀝니다. 공용부 설치라는 명분만으로는 이 경계를 넘어선 촬영을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
카메라 각도가 임차인 매장 내부(계산대, 진열대 등)까지 촬영범위에 들어가면, 공용부 CCTV라도 임차인 동의 없는 설치·운영이 사생활 침해 분쟁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설치 전 촬영 범위를 도면으로 확정하고 임차인에게 사전 고지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안전합니다.
안내판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설치 전 실제로 밟아야 할 절차
설치를 결정했다면 순서가 중요합니다. 안내판부터 세우고 나중에 관리단 동의를 구하는 건물주도 있는데, 이 순서를 거꾸로 하면 나중에 촬영범위를 바꿔야 할 때 안내판까지 다시 손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깁니다.
촬영 목적과 범위를 도면 위에 구체적으로 표시해 먼저 확정합니다. 어느 구간을 몇 도 각도로 찍는지까지 정해두면, 임차인 매장 내부가 촬영범위에 걸리는지도 이 단계에서 미리 걸러낼 수 있습니다. 구분소유 집합건물이라면 관리단집회에서 통상결의 정족수를 채웠는지 확인하고, 결의 내용을 서면으로 남겨둡니다. 마지막으로 안내판을 게시하되, 설치 목적·촬영 범위·관리책임자 연락처·보관 기간 네 항목을 빠짐없이 기재합니다.
임차인 동의서를 별도로 받아 서류철에 넣어두는 건물주도 있지만, 이는 법적으로 요구되는 절차가 아닙니다. 다만 임차인과의 관계를 매끄럽게 유지하려면, 결의 내용과 촬영범위를 안내문 형태로 공유하는 정도는 해두는 편이 분쟁을 줄입니다.
공용부 CCTV는 임차인 동의가 아니라, 구분소유자 결의와 촬영범위 설계로 완성되는 절차입니다.
공용부 CCTV는 법적으로는 임차인 동의 없이도 세울 수 있는 시설이지만, 관리 주체가 이 절차를 얼마나 정확히 밟았는지는 나중에 분쟁이 생겼을 때 그대로 드러납니다. 안택스 에셋은 촬영범위 확정부터 관리단 결의, 안내판 게시까지 설치 전 절차를 실무 기준으로 함께 점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