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를 형제 여럿이 공동명의로 물려받은 건물주 상당수가 관리단집회 소집통지서를 받아 들고 같은 질문을 합니다. 지분대로 각자 참석하면 되는지, 아니면 형 중 한 명이 알아서 나서면 되는지가 애매하다는 것이죠. 결론부터 말하면 공유자 각자가 따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는 없습니다. 반드시 의결권을 행사할 대표자 1인을 정해서 관리단에 신고해야, 그 호실의 표가 유효하게 집계됩니다. 이 글은 집합건물법 제37조를 기준으로 대표자를 정하는 세 가지 방법과, 형제 사이의 지분 구조에 따라 판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정리합니다.
공유 지분으로 소유한 상가 한 호실은 공유자 전원이 아니라 '의결권을 행사할 1인'만 관리단집회에서 표결할 수 있습니다. 대표자를 정하지 않고 참석하면 그 호실의 표 자체가 정족수와 의결권 집계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형제가 지분으로 나눠 가진 상가, 의결권은 원래 누구 몫인가
관리단집회에서 의결권은 사람이 아니라 전유부분, 즉 호실 단위로 주어집니다. 그 크기는 등기부에 기재된 전유부분 면적 비율에 따라 정해지고, 규약에 다른 정함이 없으면 이 비율이 그대로 의결권 비율이 됩니다(집합건물법 제12조, 제37조 제1항). 예를 들어 A호실 전용면적이 100㎡이고 건물 전체 구분소유 전유면적 합계가 5,000㎡라면, A호실의 의결권 비율은 2%입니다. 형제 3명이 이 호실을 공동상속으로 각 3분의 1씩 등기했다고 해서 그 2%가 세 조각으로 쪼개지는 것은 아닙니다. 의결권은 A호실이라는 하나의 단위로 남아 있고, 그 안에서 '누가 행사할지'만 별도로 정하는 문제입니다.
공유자는 왜 대표자를 따로 정해야 하나
집합건물법 제37조 제2항은 전유부분을 여럿이 공유하는 경우 공유자들이 관리단집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사람 1인을 정하도록 규정합니다. 이 조항은 임의로 바꿀 수 있는 규정이 아니라서, 형제들이 "우리는 그냥 다 같이 참석해서 각자 발언하겠다"고 정해도 그 방식 자체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정족수를 셀 때도 공유자는 1명으로 계산된다
같은 조항 후단은 구분소유자 수를 산정할 때에도 공유자 전원을 하나의 구분소유자로 계산하도록 정합니다. 형제 3명이 공유하고 있어도 집회 성립을 위한 구분소유자 수에는 1명으로만 잡힌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공유 지분이 섞인 호실이 많은 건물일수록, 관리단 쪽에서 의사정족수와 의결정족수를 계산할 때 대표자 지정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 조문 | 핵심 내용 | 실무 적용 |
|---|---|---|
| 집합건물법 제12조 | 구분소유자의 지분권은 전유부분 면적 비율에 따름 | 호실별 의결권 비율의 기준 |
| 집합건물법 제37조 제1항 | 의결권은 지분비율에 따라 산정 | A호실 전체의 의결권 크기 결정 |
| 집합건물법 제37조 제2항 | 공유 시 의결권 행사자 1인을 정함 | 형제 공동명의 대표자 지정 근거 |
| 민법 제265조 | 공유물 관리는 지분 과반수로 결정 | 대표자를 지분 과반수로 정할 수 있는 근거 |
| 집합건물법 제41조 제2항 | 사전 신고한 대리인은 매 집회 계속 행사 가능 | 정기집회가 잦은 경우의 실무 방편 |
대표자를 정하는 방법 세 가지, 무엇이 다른가
형제들이 의결권 행사자를 정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고, 절차와 효력이 지속되는 기간이 다릅니다. 매번 새로 위임장을 쓰는 방식, 미리 관리단에 대리인을 신고해두는 방식, 그리고 서류 없이 구두로 정하는 방식입니다. 이 중 실무에서 가장 안전한 것은 사전 신고이고, 가장 위험한 것은 서류 없는 구두 합의입니다.
| 구분 | 절차 | 효력 지속 | 적합한 경우 |
|---|---|---|---|
| 매 집회 서면 위임장 | 집회 때마다 위임장 작성·제출(제38조) | 해당 집회 1회 | 집회가 드물게 열리는 건물 |
| 사전 대리인 신고 | 공유자 전원 합의로 대리인 1인을 관리단에 미리 신고(제41조2항) | 공유자 구성이 바뀔 때까지 계속 | 정기집회가 잦은 건물 |
| 구두 협의 후 참석 | 서류 없이 형제끼리 말로만 합의 | 관리단이 확인 불가 | 권장하지 않음 |
| 협의 불성립 | 대표자를 정하지 못함 | 해당 호실 의결권 행사 불가 | - |
형제 지분 구조에 따라 어떤 방식이 유리한가
형제들의 지분 비율이 어떻게 나뉘어 있느냐에 따라 대표자를 정하는 절차 자체가 달라집니다.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를 기준으로 정리하면 판단이 훨씬 쉬워집니다.
첫째, 지분이 균등하지 않고 과반수 지분자가 있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장남 지분이 51%이고 나머지 두 동생이 각 24.5%씩이라면, 민법 제265조에 따라 장남 혼자서도 대표자를 정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동생들의 동의가 없어도 절차상 하자가 되지 않습니다.
둘째, 지분이 정확히 균등해서 과반수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형제 2명이 정확히 50%씩 나눠 가졌다면 두 사람이 반드시 함께 합의해야 합니다. 형제 3명이 각 3분의 1씩이라면 상황이 다릅니다. 3분의 2는 과반수를 충분히 넘기 때문에, 실제로는 3명 중 2명만 뜻을 모아도 대표자를 정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모르고 "형제 전원이 도장을 다 찍어야 한다"고 여겨 시간을 흘려보내는 경우가 실무에서 흔합니다.
셋째, 관리단집회가 연 1회 정기집회 외에 임시집회도 자주 열리는 건물이라면, 그때그때 위임장을 쓰는 것보다 제41조 제2항에 따라 대리인을 미리 신고해두는 쪽이 유리합니다. 반대로 재건축 결의처럼 일생에 한 번 있을 법한 안건이라면, 그 집회 한 번을 위한 서면 위임장만으로 충분합니다.
| 구분 | 지분 구조 | 대표자 지정 방법 |
|---|---|---|
| 과반수 지분자 있음 | 예: 51% : 24.5% : 24.5% | 과반수 지분자 단독 결정 가능 |
| 정확히 50대50 | 형제 2인 각 50% | 두 사람 합의 필수 |
| 3인 이상 균등 지분 | 형제 3인 각 33.3% | 2인 합의로 충분(2/3 > 과반수) |
| 집회가 잦은 건물 | 지분 구조와 무관 | 사전 대리인 신고가 유리 |
협의를 놓치면 생기는 리스크와 실무 함정
대표자를 정하지 않은 채 형제 중 한 명이 임의로 참석하면, 그 호실의 의결권 자체가 무효로 처리될 위험이 있습니다.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를 하나 들면 이렇습니다. 형제 3명이 상속받은 근린상가 1개 호실이 있었고, 매년 정기 관리단집회 소집통지가 왔지만 아무도 대표자 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형이 알아서 가겠지"라는 생각으로 3년이 지났고, 관리비를 20% 넘게 인상하는 관리규약 개정안이 상정된 집회에서 장남이 혼자 참석해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그런데 관리단 쪽에서 위임장도, 사전신고도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호실의 표를 정족수와 의결권 집계에서 제외했습니다. 결국 개정안은 원안대로 통과됐고, 형제들은 뒤늦게 이의를 제기했지만 되돌리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실무 함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소집통지서에 서면 의결권 행사 방법이나 대리인 신고 절차가 안내되어 있지 않은 경우, 그 자체가 결의의 절차 하자로 다투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집합건물법 제38조 관련). 형제들 입장에서는 통지서를 받아도 대표자를 정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통지서에 안내 문구가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공유 지분 형제 중 1명이 위임장이나 사전신고 없이 단독으로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하면, 그 표는 정족수·의결권 집계에서 제외될 수 있고 이후 결의 취소를 둘러싼 분쟁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공유 지분은 나뉘어도, 의결권은 하나입니다.
형제가 함께 물려받은 상가일수록 등기부상 지분 정리는 되어 있어도, 관리단 운영 서류상 대표자 지정은 빠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분 구조를 먼저 확인하고 그에 맞는 방식으로 대표자를 정해두는 것이, 매 집회마다 반복되는 혼선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