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서 임차권등기명령 결정문이 도착했거나 등기부에 "임차권등기"라는 낯선 글자가 올라와 있다면, 우선 확인할 것은 기한입니다. 임대인이 법원에 답변해야 하는 법정 기한은 없습니다. 대신 등기부에 임차권이 남아 있는 날 수만큼 새 임차인 계약이 막힙니다. 건물주에게 실질적인 기한은 신규 임대 일정과 대출·매각 일정입니다.
임차권등기는 임차인이 이사를 나가도 대항력(건물주가 바뀌어도 임차권을 주장하는 힘)과 우선변제권(경매 때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보증금을 받는 힘)을 지켜주는 장치입니다. 보증금 반환 의무를 없애주지도, 미루어주지도 않습니다. 임차인은 돈을 받을 때까지 권리를 붙들고 다른 곳에서 영업을 시작하고, 건물주는 등기부에 임차권을 얹은 채 건물을 운영하게 됩니다.
결정문 수령 후의 대응은 세 갈래로 나뉩니다. 임대차 종료 요건을 다툴지 판단하고, 미납 차임·원상복구비를 반영해 정산서를 만들고, 보증금을 반환한 뒤 말소 서류를 받습니다. 서울 마포 1층 음식점(보증금 5,000만원, 월 차임 350만원)을 예시로 각 단계의 비용도 계산했습니다.
임대인에게 정해진 답변 기한은 없고, 보증금 반환이 곧 말소 조건입니다. 등기가 남는 기간이 곧 새 임차인을 못 받는 기간이므로, 다툼액이 있더라도 정산서를 서면으로 확정해 반환을 앞당기는 쪽이 손실이 작습니다. (2026년 9월 기준)
임차권등기명령이 신청되면 등기부와 임차인의 지위는 어떻게 바뀔까
임차인은 임대차가 끝났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을 때 건물 소재지 관할 지방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고(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6조), 법원이 결정하면 건물 등기부에 임차권이 기재됩니다. 신청 요건은 세 가지로 좁혀집니다.
요건에서 건물주가 다툴 수 있는 지점
첫째 요건인 "임대차 종료"가 실무에서 가장 자주 어긋납니다. 계약기간이 끝났어도 갱신 거절 통지를 하지 않아 묵시적으로 갱신된 상태라면 임대차는 종료된 것이 아닙니다. 이 경우 임차인이 해지 통고를 하고 건물주가 통고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야 종료됩니다. 임차인이 만료일에 맞춰 짐을 빼고 바로 신청했는데 서류상 종료 시점이 그보다 늦다면, 이의신청의 근거가 생깁니다.
환산보증금도 확인 대상입니다. 환산보증금은 보증금에 월 차임×100을 더한 값이며, 서울은 9억원 이하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우선변제 등 적용 범위입니다(시행령 기준, 2026년 현재 수치는 확인 필요). 환산보증금이 이 범위를 넘는 상가는 제6조가 그대로 적용되는지 해석이 갈리므로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예시 음식점은 5,000만원+350만원×100=4억원으로 범위 안입니다.
등기 전후로 달라지는 것
| 구분 | 임차권등기 전 | 임차권등기 후 |
|---|---|---|
| 임차인의 점유·사업자등록 | 유지해야 대항력 존속 | 이사·폐업해도 종전 대항력·우선변제권 유지 |
| 임차인 영업 | 보증금 때문에 자리를 지킴 | 다른 곳에서 영업 시작 가능 |
| 새 임차인 | 정상 계약 가능 | 제14조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 불가 |
| 등기 비용 | 해당 없음 |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청구 가능(제6조 제8항) |
건물주는 언제까지 무엇을 해야 할까
법정 기한은 없고 순서만 있습니다. 결정문 확인, 정산서 확정, 보증금 반환과 말소의 세 단계가 하나씩 끝나야 등기부가 깨끗해집니다.
결정문을 받은 날: 이의신청 여부부터 정한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임차인 신청서를 중심으로 서면 심리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고, 결정문이 우편으로 송달됩니다. 폐쇄된 건물 주소나 사무실 이전으로 송달을 놓치고 등기부 열람 때 알게 되는 사례가 상담에서 종종 나옵니다. 결정문에 적힌 임대차 종료 사유와 보증금 액수가 계약서와 맞는지 대조합니다.
임대차가 실제로 끝났고 보증금 액수도 맞는다면 이의신청은 실익이 작습니다. 등기를 막지 못하고 시간만 흘려 새 임차인 계약이 더 늦어집니다. 종료 시점이 어긋나 있거나 보증금 액수가 부풀려져 있을 때만 이의신청을 검토합니다. 이의신청의 절차와 기한은 사안별로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정산서: 공제 항목을 서면으로 확정한다
정산서에는 보증금 원금, 미납 차임·관리비, 원상복구 비용의 견적 근거를 적습니다. 원상복구는 계약서 특약과 입점 당시 사진이 기준이 됩니다. 정산서 없이 "협의 중"이라며 반환을 미루면 임차인은 그 사이 소송을 준비하고, 건물주는 등기부와 소송 두 곳에서 부담이 커집니다.
반환과 말소: 순서는 고정이다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가 임차인의 등기 말소 의무보다 먼저 이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실무의 기본 입장입니다. 등기를 먼저 지워주면 반환하겠다는 요구는 통하지 않습니다. 이미 이사를 마친 임차인에게는 명도(건물을 비워 넘기는 것)와의 동시이행 항변도 쓰기 어렵습니다. 반환 후 임차인에게 말소 신청서와 위임장 등 서류를 받아 등기소에 신청하고, 임차인이 협조하지 않으면 말소 청구 소송으로 갑니다.
상황별로 나누면 판단이 빨라집니다.
| 건물주의 상황 | 권장 대응 | 이유 |
|---|---|---|
| 종료 사실과 보증금 액수에 다툼 없음 | 즉시 반환 후 말소 | 등기 잔존 기간이 곧 공실 손실 |
| 공제액(원상복구비 등)에 다툼 | 정산서 확정, 다툼 없는 금액부터 반환 | 지연손해금 범위 축소 |
| 묵시적 갱신 상태 등 종료 시점 의문 | 이의신청 검토 | 종료 요건이 신청의 전제 |
| 환산보증금이 서울 9억원 초과 | 전문가 확인 후 대응 결정 | 제6조 적용 여부 해석 갈림 |
임대인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의 경계도 구분해야 합니다.
보증금 일부만 돌려주고 다툼액을 남기면 등기는 그대로 남습니다. 다툼이 끝내 좁혀지지 않으면 공탁이나 소송으로 정리해야 하며, 이 경우 절차 선택은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임차권등기가 새 임차인을 받는 데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등기부에 임차권이 남아 있는 한 정상적인 신규 계약이 어렵습니다. 새 임차인은 등기부를 열람하면 선순위 임차권이 있다는 사실을 바로 확인하고, 임차권등기 이후 임차한 임차인은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제14조)를 받을 수 없다는 점까지 중개사나 법무사에게서 듣게 됩니다.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
마포 1층 음식점(보증금 5,000만원, 월 차임 350만원)의 사례입니다. 계약 종료 후 임차인이 원상복구비 300만원 공제를 두고 건물주와 부딪히다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했습니다. 건물주는 300만원이 정리되기 전에는 한 푼도 줄 수 없다며 전액 반환을 미뤘고, 그 사이 같은 조건의 새 임차인이 등기부를 열람하고 계약을 철회했습니다. 다툼액 300만원이 6배가 넘는 공실 손실로 돌아온 셈입니다.
임대인이 놓치기 쉬운 두 가지
새 임차인 문제 못지않게 건물 담보대출 연장이나 매각 협상에서 등기부의 임차권이 걸림돌이 됩니다. 임차권은 대항력이 있어 건물 소유자가 바뀌어도 매수인에게 이어지므로, 매수인이 보증금 인수 조건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 임차인이 이미 가계약을 마친 상태라면 잔금일 조정이 필요합니다. 신규 임차인의 보증금을 기존 임차인 반환 재원으로 쓰려 한다면, 신규 잔금 수령이 말소보다 앞서게 되어 임차권이 남은 채 입주하는 구조가 됩니다. 신규 계약서에 "기존 임차권 말소를 잔금의 전제로 한다"는 특약을 넣는 편이 안전합니다.
실제 금액으로 보면 등기를 방치한 비용은 얼마일까
같은 예시(보증금 5,000만원, 월 차임 350만원)로 계산하면 월 약 400만원이 손실로 잡힙니다. 소송에 들어가는 시점부터 지연손해금이 붙고, 등기가 남아 있으면 공실 차임이 겹쳐 쌓입니다.
| 항목 | 계산 | 월 금액 |
|---|---|---|
| 지연손해금(소송촉진법 연 12% 적용 시) | 5,000만원×12%÷12 | 50만원 |
| 지연손해금(민법 법정이율 연 5% 적용 시) | 5,000만원×5%÷12 | 약 20.8만원 |
| 공실 차임 | 월 차임 350만원 | 350만원 |
| 월 손실 합계(12% 기준) | 50만원+350만원 | 약 400만원 |
연 12%는 소장이 송달된 다음 날부터 적용되는 소송촉진법의 이율이고, 소송 전에는 민법 법정이율 연 5%가 기준입니다. 어느 이율이 적용되든 지연손해금보다 공실 차임이 7배 이상 큽니다. 다툼액이 300만원이라면 반환을 미룬 한 달의 공실 손실이 다툼액보다 큽니다. 다툼액을 두고 버티기보다 정산서를 확정해 반환을 끝내는 편이 유리한 분기점입니다.
정리 순서는 반환일에 결제와 서류를 함께 묶는 방식이 깔끔합니다.
등기 신청과 관련한 인지대, 등록면허세, 송달료 같은 비용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는 항목입니다(제6조 제8항). 금액은 수만 원 수준이라 다툴 실익이 작고, 반환 정산서에 포함해 함께 처리하는 편이 빠릅니다. 정확한 비용은 법원·등기소 기준 확인이 필요합니다.
"임차권등기는 임차인이 아니라 건물주의 공실 시계를 돌립니다."
임대차 종료 정산서 작성과 신규 임차인 잔금 일정 조정은 안택스 에셋이 건물주와 함께 점검하는 영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