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과 재계약을 앞두고 임대료를 얼마나 올릴 수 있는지 묻는 건물주가 많습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1조가 정한 5% 상한은 알고 있어도, 재계약이라는 이름이 붙으면 이 상한이 그대로 적용되는지 아니면 새로 협의할 수 있는지 헷갈려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계약이 끝나기 전 갱신요구권 행사나 묵시적 갱신으로 이어지는 임대차라면 5% 상한이 강행규정으로 걸립니다. 반면 계약이 일단 종료된 뒤 당사자 합의로 다시 체결하는 재계약, 환산보증금을 초과하는 상가,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에는 이 상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계약서 제목만 "재계약"으로 바꾸고 실질은 그대로 이어가는 경우입니다. 법원은 서류 제목이 아니라 실질 관계를 보고 5% 상한 적용 여부를 판단합니다.
임대차가 존속 중이면 5% 상한이 강행규정으로 걸립니다. 계약을 실제로 종료하고 합의로 재계약하거나, 환산보증금을 초과하는 상가라면 5%를 넘는 인상도 유효합니다.
5% 상한, 임대차가 살아있을 때만 걸리는 규정입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1조는 "약정한 차임이나 보증금이 조세, 공과금, 그 밖의 부담의 증감이나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하여 상당하지 아니하게 된 때" 당사자가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시행령 제4조는 이 증액청구의 한도를 청구 당시 차임 또는 보증금의 5%로 제한합니다. 규정의 이름 그대로 "청구권"이 행사될 때 걸리는 상한이라는 점이 출발점입니다.
언제 이 청구권이 문제 되나
임대차 계약이 존속하는 동안, 즉 계약이 아직 끝나지 않았거나 갱신요구권 행사·묵시적 갱신으로 계속 이어지는 경우에 임대인이 차임을 올리려면 이 청구권 규정을 따라야 합니다. 이 구간에서는 5%를 넘는 인상 합의를 해도 강행규정 위반으로 무효가 됩니다.
얼마나, 얼마나 자주 올릴 수 있나
증액청구는 청구 당시 차임의 5%를 초과할 수 없고, 증액이 있은 후 1년 이내에는 다시 청구할 수 없습니다. 월세 300만원 상가라면 한 번에 올릴 수 있는 금액은 15만원, 즉 315만원이 상한이고 이 인상 후 1년이 지나야 다음 청구가 가능합니다.
5%를 넘게 올릴 수 있는 세 가지 경우
첫째, 계약기간이 끝난 뒤 당사자 합의로 새로 체결하는 재계약입니다. 갱신요구권을 쓰지 않고 임차인이 자유의사로 새 조건에 동의하면, 임차인 보호를 위한 강행규정인 5% 상한의 적용 대상에서 벗어납니다.
둘째, 환산보증금을 초과하는 상가입니다. 법 제2조 제3항은 환산보증금을 초과해도 적용되는 조문을 제3조, 제10조 제1항부터 제3항, 제10조의2부터 제10조의9까지, 제11조의2, 제19조로 열거하는데, 여기에 제11조(차임 증감청구권)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2026년 기준 환산보증금은 서울 9억원, 과밀억제권역·부산 6억9천만원, 광역시·세종 5억4천만원, 그 밖의 지역 3억7천만원이며, 이를 넘는 상가는 5% 상한 규정 자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셋째, 신규 임차인과 체결하는 계약입니다. 기존 임차인과의 관계가 아니라 처음부터 새로운 계약이므로 증액청구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가 두 번째 경우입니다. 강남대로변 1층 카페처럼 보증금 3억원, 월세 800만원 수준 상가는 환산보증금이 3억원+(800만원×100)=11억원으로 서울 기준 9억원을 넘습니다. 이런 상가는 재계약 시 임대료를 15% 올리는 협의도 그 자체로 유효합니다.
| 구분 | 5% 상한 적용 여부 | 근거 |
|---|---|---|
| 임대차 존속 중 증액청구 | 적용 | 제11조, 시행령 제4조 |
| 갱신요구권 행사에 의한 갱신 | 적용 | 제10조 갱신요구권 + 제11조 |
| 묵시적 갱신 | 적용 | 제10조 제4항 + 제11조 |
| 계약 종료 후 합의 재계약 | 미적용 | 계약 존속 중 청구에 한정 해석 |
| 환산보증금 초과 상가 | 미적용 | 제2조 제3항(제11조 미열거) |
| 신규 임차인과 신규 계약 | 미적용 | 증액청구 개념 자체 없음 |
"재계약"이라는 제목만으로는 상한을 피할 수 없습니다
실무 상담에서 가장 흔한 오해는 계약서 제목을 "갱신계약서" 대신 "재계약서"로 바꾸면 5% 상한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법원은 제목이 아니라 실질을 봅니다. 같은 임차인이 공백 없이 영업을 이어가고, 보증금·업종·목적물이 그대로이며, 원상복구나 권리금 정산 같은 계약 종료의 실질이 없다면 서류 제목과 무관하게 갱신으로 판단합니다.
이렇게 갱신으로 판단되면 그 안에서 합의된 5% 초과 인상분은 강행규정 위반으로 무효가 됩니다. 임대인이 이미 받은 초과분은 부당이득이 되어 임차인이 소멸시효 내에서 언제든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계약이 "진짜로 끝났다"는 사실을 남기려면 임대차 종료 시점의 정산 내역, 원상복구 확인, 재계약 조건이 새로 협상된 경위를 문서로 남겨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계약서 제목만 재계약으로 바꾸고 임차인이 공백 없이 영업을 이어가면, 법원은 실질상 갱신으로 보아 5% 상한을 그대로 적용합니다. 초과 인상분은 무효이며 임차인의 반환청구 대상이 됩니다.
숫자로 확인하는 판단 기준
판단 순서는 두 단계입니다. 먼저 환산보증금을 계산해 지역별 기준을 넘는지 확인하고, 그다음 계약이 실질적으로 종료됐는지를 봅니다. 보증금 5천만원, 월세 300만원 상가라면 환산보증금은 5천만원+(300만원×100)=3억5천만원으로 서울 기준 9억원 이하입니다. 이 경우 법 제11조가 그대로 적용되어, 갱신요구권 행사로 갱신할 때는 월세 인상 한도가 300만원×5%=15만원, 즉 315만원까지입니다.
같은 상가라도 계약 만료 후 임차인이 실제로 영업을 정리하거나 원상복구·권리금 정산을 마친 뒤 새로 합의해 재계약한다면, 400만원으로 인상하는 협의도 유효할 수 있습니다. 환산보증금이 기준 이하라는 점은 같지만, 계약이 실질적으로 종료됐다는 사실이 상한 적용 여부를 가르는 두 번째 분기점이기 때문입니다.
5% 상한은 임대차가 살아있을 때 걸리는 규정이지, 재계약이라는 이름에 걸리는 규정이 아닙니다.
임대료 인상 폭을 정할 때는 계약이 실질적으로 끝났는지, 환산보증금 기준을 넘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안택스 에셋은 임대차 계약서 검토와 재계약 조건 설계를 건물 관리 서비스 안에서 함께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