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 소재 시가 30억~40억원대 아파트를 회사 명의로 사들이고, 정작 그 집에는 대표이사 가족이 임대차계약서 한 장 없이 살고 있는 경우를 실무 상담에서 심심치 않게 마주친다. "회사가 산 것이니 법인 자산이고, 나는 그냥 살고 있을 뿐"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국세청은 이 상황을 정반대로 읽는다. 법인이 대표이사 가족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거주 이익을 시가 상당액으로 환산해 대표이사에게 지급한 상여로 보고, 그 금액만큼 소득세·법인세·가산세를 한꺼번에 추징한다.
2026년 8월 국세청이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 법인 소유 주택 2,639채를 전수 점검한 결과, 임대용과 직원 기숙사 등 업무용을 제외한 1,097채, 약 42%가 사주 일가의 거주나 사적 사용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표본 조사가 아니라 전수 조사로 걸러진 숫자라는 점에서, 이제는 운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이 글은 그 추징이 정확히 어떤 세금으로, 얼마나, 어떤 기준으로 나오는지를 2026년 세법 기준으로 정리한다.
회사 명의 고가 아파트에 대표이사 가족이 무상 거주하면 국세청은 이를 증여가 아니라 인정상여로 처분한다. 관건은 두 가지다. 대표이사가 회사 지분을 가진 출자임원인지, 그리고 실제 받은 임대료와 시가의 차액이 시가의 5%를 넘는지다.
회사 명의 아파트 무상 거주가 왜 세무조사에서 걸리는가
법인이 특수관계인에게 자산을 시가보다 낮게, 또는 아예 무상으로 사용하게 하면 법인세법 제52조 부당행위계산의 부인 규정이 작동한다. 대표이사 가족의 무상 거주는 바로 이 "자산의 무상 사용"에 해당한다. 국세청은 실제로 받은 임대료(0원이거나 관리비 수준)와 시가에 해당하는 적정임대료의 차액을 계산해, 그 차액을 법인의 익금에 산입하는 동시에 대표이사에 대한 상여로 소득처분한다.
이 규정이 작동하려면 세 가지 조건이 동시에 맞아떨어져야 한다. 문제가 되는 임원이 출자임원이어야 하고, 실제 지급받은 대가와 시가 사이에 차이가 있어야 하며, 그 차이가 3억원 이상이거나 시가의 5% 이상이어야 한다(법인세법 시행령 제88조). 대표이사가 회사 대주주를 겸하고 임대료를 전혀 받지 않는 구조라면 이 세 조건은 사실상 자동으로 충족된다.
| 구분 | 세목 | 근거 법령 | 부담 주체 |
|---|---|---|---|
| 무상 사용이익 | 법인세(익금산입) | 법인세법 제52조 | 법인 |
| 인정상여 처분분 | 종합소득세(근로소득) | 법인세법 시행령 제106조 | 대표이사 개인 |
| 신고 오류 확인 시 | 신고불성실가산세 | 국세기본법 제47조의3 | 법인·개인 각각 |
| 미납 기간분 | 납부지연가산세 | 국세기본법 제47조의4 | 법인·개인 각각 |
출자임원이냐 아니냐, 여기서 세금이 갈린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놓치는 지점은 "누가 사는가"가 아니라 "그 사람이 회사 지분을 갖고 있는가"다.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은 사택을 제공받는 사람이 출자임원인지 아닌지에 따라 정반대의 결론을 낸다. 지분 1% 미만을 보유하고 지배주주와 특수관계도 없는 소액주주 임원, 또는 아예 지분이 없는 전문경영인이나 일반 직원이라면 사택을 무상으로 제공해도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관련 비용은 법인의 손금으로 인정되고, 그 임직원에게 별도의 근로소득세도 부과되지 않는다.
반대로 대표이사가 지분을 보유한 출자임원이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사택의 유지비와 관리비는 애초에 업무무관 비용으로 손금불산입 대상이고, 무상 또는 시가에 미달하는 사용료로 제공한 부분은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에 따라 상여로 처분된다. 실무에서 자주 보는 함정은 "관리비 정도는 대표이사 개인 카드로 내고 있으니 괜찮다"는 판단이다. 관리비 부담 주체와 무관하게, 핵심은 매달 실제로 지급된 임대료가 시가에 얼마나 못 미치는가다. 임대료를 아예 받지 않는 구조에서는 이 차액이 곧 시가 전액이므로, 3억원 또는 5% 기준은 사실상 항상 넘는다.
| 구분 | 비출자임원·소액주주·일반 사용인 | 출자임원(지분 1%↑ 또는 지배주주 특수관계) |
|---|---|---|
| 사택 무상 제공 시 과세 | 문제 없음 | 부당행위계산부인 적용 |
| 관련 비용 처리 | 손금 인정 | 유지비 등 손금불산입 |
| 개인 세금 | 근로소득세 없음 | 시가 상당액 인정상여로 근로소득세 과세 |
실제로 추징되면 얼마가 나오는가, 5년 치로 계산해보면
예를 들어보자. 대표이사가 지분 60%를 보유한 제조업 법인이 시가 34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매입해 대표이사 가족이 5년째 무상으로 거주해왔다고 하자. 임대료는 한 번도 지급된 적이 없다.
적정임대료, 즉 시가는 법인세법 시행규칙에 따라 "(자산 시가 × 50% − 임대보증금) × 정기예금이자율"로 계산한다. 임대보증금이 없다고 가정하면 34억원의 50%인 17억원에 정기예금이자율 연 3.5%를 곱해 연 5,950만원이 나온다. 정기예금이자율은 국세청장이 매년 고시하므로 조사 대상 사업연도 기준으로 정확한 수치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실제 받은 임대료가 0원이므로 차액도 연 5,950만원이다. 시가(5,950만원)의 5%는 297만5,000원에 불과하니, 차액 전액이 이 기준을 훌쩍 넘는다.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이 적용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세무조사에서 국세부과 제척기간 5년(국세기본법 제26조의2)을 소급해 확인하면, 인정상여 누적액은 연 5,950만원씩 5년, 총 2억9,750만원이다. 대표이사가 이미 종합소득세 최고세율 구간(과세표준 10억원 초과, 2026년 기준 국세 45%)에 있다고 가정하면 지방소득세(소득세액의 10%)까지 더해 실효세율은 49.5%다. 2억9,750만원에 이 세율을 곱하면 종합소득세만 약 1억4,726만원이 추가로 고지된다. 법인 쪽도 같은 금액이 손금불산입되면서 과세표준이 늘어나, 과세표준 2억~200억원 구간 세율 19%를 적용한다고 가정하면 법인세로 약 5,653만원이 더 나온다. 여기에 신고불성실가산세(10~40%)와 하루 0.022%씩 붙는 납부지연가산세가 조사 시점까지의 기간만큼 별도로 얹힌다. 조사가 늦게 이뤄질수록 납부지연가산세만으로도 본세의 상당 부분에 이를 수 있다.
| 구분 | 5년 누적 예시 금액 | 산출 근거 |
|---|---|---|
| 인정상여 누적액 | 2억9,750만원 | 연 5,950만원 × 5년 |
| 대표이사 종합소득세 추가분 | 약 1억4,726만원 | 실효세율 49.5% 가정(국세 45%+지방소득세) |
| 법인세 추가분 | 약 5,653만원 | 손금불산입에 따른 과세표준 증가분 × 19% 가정 |
| 가산세(신고불성실+납부지연) | 별도 산정 필요 | 본세의 10~40%대, 국세기본법 제47조의3·제47조의4 |
많은 대표이사가 "취득세만 더 내면 그다음은 법인 자산이라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취득 단계의 세금과 별개로, 거주는 매년 반복되는 과세 이벤트다. 임대료를 시세보다 조금 낮게만 받아도 안전하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그 차액이 시가의 5%만 넘으면 여전히 부당행위계산부인 대상이 된다.
세무조사 통지를 받았다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가
조사 통지를 받은 시점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실제 임대료 지급 내역이다. 계좌이체 기록 없이 "구두로 임대차 계약을 했다"는 주장은 소명 자료로 인정받기 어렵다. 이사회 의사록이나 임대차계약서처럼 시점이 명확한 문서가 있는지, 있다면 그 문서가 실제 지급 내역과 일치하는지부터 정리해야 한다.
소명 자료를 준비한 다음에는 국세청이 산정한 시가 자체가 타당한지 따져볼 여지가 있다. 같은 단지·같은 평형의 임대 사례가 있다면 그 수치와 비교해 시가 산정 근거를 다툴 수 있다. 그래도 과세 여부 자체를 뒤집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세액을 조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편이 실익이 크다.
과세예고통지를 받았다면 30일 이내에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고, 이미 납세고지서가 나왔다면 90일 이내에 이의신청이나 심사·심판청구로 다툴 수 있다. 신고불성실가산세는 고의성 여부에 따라 10%와 40%로 갈리므로, 소명 단계에서 "몰라서 그런 것"과 "알면서도 방치한 것"의 차이를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실제 세액을 좌우한다.
회사 명의 아파트에 가족이 무상으로 산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이익을 시가로 환산해 신고했는지가 세무조사의 승패를 가른다.
회사 자산으로 대표이사 가족의 거주를 해결하는 구조는 드물지 않다. 문제는 그 구조를 세법이 어떻게 읽느냐이지, 구조 자체의 존재 여부가 아니다. 지분 구조와 임대료 지급 내역을 미리 정리해 두면, 세무조사가 시작된 이후에 손쓸 수 있는 범위가 훨씬 넓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