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한 지 3년 된 법인 명의로 강남 테헤란로 인근 대지 200㎡대 중소형 빌딩을 계약하려던 한 대표는 잔금일을 열흘 앞두고 법무사로부터 취득세가 예상보다 훨씬 많이 나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과밀억제권역 안에서 설립 5년 이내 법인이 부동산을 취득하면 취득세는 원칙적으로 중과세율이 적용됩니다. 매매로 취득하는 일반 건물의 표준세율 4%가 8%로 오르고, 지방교육세까지 합치면 매입가 20억원 기준으로 실부담 차이가 9,600만원에 이릅니다. 이 글은 어떤 조건에서 중과가 적용되는지, 어떤 경우에 예외가 인정되는지, 계약 전에 놓치기 쉬운 지점까지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법인 설립일로부터 5년 이내, 과밀억제권역(산업단지 제외) 안에서 부동산을 취득하면 취득세율은 4%가 아니라 8%가 원칙입니다. 사옥으로 쓰든 임대를 주든 사용 목적과 관계없이 적용되며, 예외는 법으로 정한 특정 업종에 직접 사용하는 경우뿐입니다.
법인 설립 5년 이내 대도시 취득세 중과란 무엇인가
지방세법 제13조 제2항이 정한 제도입니다. 법인을 설립하거나 지점·사무소를 설치한 날, 또는 다른 지역 법인이 대도시 안으로 전입한 날로부터 5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그 대도시 안에서 부동산을 취득하면 중과세율을 적용합니다. 업무용인지 비업무용인지, 사업에 직접 쓰는지 아닌지는 따지지 않습니다. 신설 법인이 대도시 안에서 사는 부동산은 원칙적으로 전부 대상입니다.
세율은 표준세율의 3배에서 중과기준세율(2%)의 2배를 뺀 값으로 계산합니다. 매매로 건물을 취득할 때 표준세율은 4%이므로, 4%×3에서 2%×2를 뺀 8%가 최종 세율입니다. 취득세만 두 배로 뛰는 셈이고, 뒤에 붙는 지방교육세까지 함께 오르기 때문에 체감 부담은 두 배보다 큽니다.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가 이 유형입니다. 설립 2년 차 IT 서비스 법인이 사옥 용도로 매매가 22억원대 지상 5층 빌딩을 계약하면서, 법인 명의 취득이니 개인보다 세금이 유리할 거라 생각하고 자금 계획을 짰다가 잔금일 직전에 취득세가 1억원 가까이 더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식입니다. 사옥으로 직접 쓰겠다는 목적은 중과 여부와 무관합니다. 법인이 신설됐고 건물이 대도시 안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요건이 채워집니다.
일반세율 적용과 중과세율 적용, 실제 부담액은 얼마나 다른가
표준세율이 적용되는 경우와 중과세율이 적용되는 경우의 차이는 취득세율 자체보다 부가세까지 합친 실효세율에서 더 크게 벌어집니다.
| 구분 | 취득세 | 지방교육세 | 농어촌특별세 | 합계 |
|---|---|---|---|---|
| 표준세율(개인 또는 설립 5년 경과 법인) | 4% | 0.4% | 0.2% | 4.6% |
| 중과세율(설립 5년 이내 법인, 대도시) | 8% | 1.2% | 0.2% | 9.4% |
매입가 20억원짜리 건물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표준세율이 적용되면 취득세 8,000만원, 지방교육세 800만원, 농어촌특별세 400만원을 더해 총 9,200만원입니다. 중과세율이 적용되면 취득세 1억6,000만원, 지방교육세 2,400만원, 농어촌특별세 400만원을 더해 총 1억8,800만원입니다. 차액은 9,600만원, 매입가 대비 약 0.48%포인트에 해당합니다.
취득세 중과세율 적용 여부, 이 순서로 확인한다
계약 전에 확인해야 할 조건은 세 가지이고, 순서를 지켜서 확인해야 놓치지 않습니다.
첫째, 법인 설립일부터 확인합니다. 등기부등본의 '법인성립연월일'이 기준이고, 매매계약일이 아니라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는 취득일 기준으로 5년 경과 여부를 따집니다. 지점을 설치했거나 다른 지역 법인이 대도시로 전입한 경우에도 그 설치일·전입일이 새로운 기산일이 됩니다. 본점 설립은 5년이 지났어도 대도시에 새로 지점을 냈다면 그 지점 기준으로 다시 5년이 시작됩니다.
둘째, 건물이 대도시 범위 안에 있는지 확인합니다. 대도시는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과밀억제권역에서 산업단지를 제외한 지역을 말합니다.
| 구분 | 포함 지역 |
|---|---|
| 전역 해당 | 서울특별시 전역 |
| 경기 지역 | 의정부시, 구리시, 하남시, 고양시, 수원시, 성남시, 안양시, 부천시, 광명시, 과천시, 의왕시, 군포시 |
| 일부 제외 | 인천광역시(강화군·옹진군·인천경제자유구역·남동국가산업단지 등 제외), 남양주시(호평동·평내동 등 일부 제외), 시흥시(반월특수지역 제외) |
강남·서초·마포 등 서울 소재 빌딩은 예외 없이 대도시에 해당합니다. 경기·인천 소재 건물이라면 정확한 지번이 과밀억제권역 안인지, 산업단지로 분류돼 제외되는 지역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취득하는 부동산의 용도가 중과 제외 업종에 해당하는지 확인합니다. 지방세법 시행령이 정한 특정 업종(사회기반시설사업, 유통산업 물류시설, 여객자동차운수사업 등)에 직접 사용하는 부동산이면 예외가 인정됩니다. 다만 상업용 건물을 임대해 임대료를 받는 부동산임대업은 이 예외 목록에 없습니다. 임대업이라서 봐줄 거라는 기대는 실무에서 가장 자주 틀리는 판단입니다.
설립 5년이 지난 법인인데도 다시 중과되는 경우가 있다
설립일로부터 5년만 넘기면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 가지 예외가 있습니다.
하나는 지점·전입 기산일입니다. 앞서 말했듯 본점 설립일이 5년을 넘겼어도 대도시 안에 새 지점을 설치하거나 다른 지역 법인이 대도시로 전입하면, 그 시점부터 다시 5년을 계산합니다. 지주회사나 계열사가 강남에 새 사무소를 낼 때 자주 놓치는 부분입니다.
다른 하나는 휴면법인 인수입니다. 설립된 지 5년이 지났더라도 사실상 사업 실체 없이 이름만 유지되던 법인을 인수해 그 법인 명의로 사업을 다시 시작하면, 지방세법 시행령은 인수 시점을 새로운 설립으로 봅니다. 오래된 법인을 사서 건물을 사면 세금을 아낄 수 있다는 식의 컨설팅을 접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법인이 인수 전에 실질적인 사업 활동이 없었다면 같은 중과세율이 적용됩니다.
법인 설립일 5년 경과만 보고 안심하면 안 됩니다. 지점 설치·전입 시점, 휴면법인 인수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실제 적용 세율을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취득세 중과는 세율표의 문제가 아니라 계약 전 확인의 문제입니다.
법인 명의로 건물을 사기로 했다면 계약금을 넣기 전에 등기부등본상 설립일, 건물 소재지의 대도시 해당 여부, 예외 업종 해당 여부를 순서대로 맞춰보는 편이 낫습니다. 세율 차이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뒤에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