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명의로 임대법인을 세워 빌딩을 운영해 온 건물주라면 2026년부터 법인세율이 전 구간 1%포인트씩 오른다는 소식을 한 번쯤 들었을 것이다. 대표이사 본인은 "1%포인트 정도면 감당할 만하다"고 넘길 수 있지만, 실제 신고서를 두드려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분 대부분을 가족이 나눠 가진 소규모 임대법인은 2025년 세법 개정으로 저세율 구간 자체가 이미 사라졌고, 여기에 2026년 인상분이 고스란히 얹힌다. 과세표준 구간별로 실제 세액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어떤 법인이 더 크게 영향을 받는지를 숫자로 짚어본다.
가족 지분 50% 초과, 상시근로자 5인 미만인 임대법인은 2026년 인상분(1%포인트)뿐 아니라 2025년에 사라진 9% 저세율 구간까지 겹쳐, 과세표준 2억원 안팎 법인은 2024년 대비 세금이 두 배 넘게(+122%) 늘어난다.
2026년 법인세율, 세율표부터 정확히 확인한다
2026년 1월 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부터 법인세는 과세표준 구간마다 1%포인트씩 오른다. 국세청이 공개한 세율표 기준으로 2억원 이하 구간은 9%에서 10%로, 2억원 초과 200억원 이하 구간은 19%에서 20%로, 200억원 초과 3,000억원 이하 구간은 21%에서 22%로, 3,000억원 초과 구간은 24%에서 25%로 오른다. 2022~2023년 세제 개편 때 한 차례 낮췄던 세율을 2026년에 다시 되돌리는 셈이다.
법인세액의 10%만큼 부과되는 지방소득세까지 합치면 실질 부담 증가폭은 1%포인트가 아니라 1.1%포인트다. 2억원 초과 200억원 이하 구간의 실효세율은 2025년 20.9%(19%+1.9%)에서 2026년 22.0%(20%+2.0%)로 올라간다.
| 과세표준 구간 | 2025년 세율 | 2026년 세율 | 지방소득세 포함 실효세율(2026) |
|---|---|---|---|
| 2억원 이하 | 9% | 10% | 11.0% |
| 2억원 초과 ~ 200억원 이하 | 19% | 20% | 22.0% |
| 200억원 초과 ~ 3,000억원 이하 | 21% | 22% | 24.2% |
| 3,000억원 초과 | 24% | 25% | 27.5% |
가족 명의 임대법인이 유독 더 세게 맞는 이유
법인세율 인상 자체보다 가족 임대법인에게 더 크게 작용하는 건 따로 있다. 성실신고확인대상 소규모법인 제도다.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 합계가 50%를 초과하고, 부동산임대업이 주된 사업이거나 임대·이자·배당 소득이 매출액의 50% 이상이며, 상시근로자 수가 5명 미만인 법인이 여기 해당한다. 가족 몇 명이 지분을 나눠 갖고 대표이사 1인이 건물을 관리하는 전형적인 임대법인 구조는 세 요건을 거의 그대로 충족한다.
이 소규모법인에게는 2024년까지 적용되던 2억원 이하 구간의 9% 특례세율이 2025년부터 사라졌다. 개인사업자가 임대소득을 법인으로 옮겨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2025년부터는 과세표준 200억원 이하 구간 전체에 19%가 단일 적용됐고, 2026년에는 일반 세율 인상과 맞물려 이 구간이 다시 20%로 올랐다. 2024년에는 9%였던 첫 2억원 구간이 2026년에는 20%가 된 것이다. 세율만 보면 두 배가 넘게 뛰었다.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가 있다. 상가 건물 한 채를 가족 4명이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상시근로자는 대표이사 1명뿐인 임대법인이다. 임대료에서 이자비용과 감가상각을 뺀 과세표준이 연 1억~2억원 수준인 경우가 많은데, 이 구간이 바로 저세율 구간 소멸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는 지점이다. 대표이사는 "작년과 임대료가 비슷한데 왜 법인세가 두 배 가까이 나왔느냐"고 묻는 경우가 흔하다. 답은 세율표의 숫자가 아니라 소규모법인 특례 폐지에 있다.
상시근로자 수는 4대보험 가입 등 시행령 기준으로 판단한다. 가족을 근로자로 등재해 두었다고 해서 곧바로 5인 요건을 벗어나는 것은 아니므로, 실제 요건 충족 여부는 세무사와 함께 사업연도 종료일 기준으로 확인해야 한다. 2025년 2월 28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부터는 소규모법인이 조세특례제한법상 중소기업에서 제외돼,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 같은 혜택도 함께 사라진다.
과세표준별로 계산해보면 증가 폭이 다르다
같은 1%포인트 인상이라도 소규모법인 여부와 소득 규모에 따라 실제 증가율은 크게 달라진다. 소규모법인 요건을 충족하는 임대법인을 기준으로 2024년, 2025년, 2026년 법인세액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 과세표준(연간) | 2024년 세액 | 2025년 세액 | 2026년 세액 | 2024→2026 증가율 |
|---|---|---|---|---|
| 1억 2,000만원 | 1,080만원 | 2,280만원 | 2,400만원 | +122% |
| 2억원 | 1,800만원 | 3,800만원 | 4,000만원 | +122% |
| 6억원 | 9,400만원 | 1억 1,400만원 | 1억 2,000만원 | +27.7% |
| 30억원 | 5억 5,000만원 | 5억 7,000만원 | 6억원 | +9.1% |
과세표준이 2억원 안팎인 법인은 2024년 대비 세금이 122% 늘어난다. 반면 과세표준이 30억원인 법인은 같은 기간 9.1% 늘어나는 데 그친다. 저세율 구간 폐지로 생기는 추가 부담은 첫 2억원 구간에 고정된 금액(2026년 기준 약 2,200만원)이기 때문에, 전체 소득이 클수록 이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진다. 반대로 임대 소득이 크지 않은 소형 건물 1채짜리 법인일수록 이번 개편의 타격을 온몸으로 받는다.
그래도 법인이 유리한가 — 판단 기준과 대응
법인세율이 올랐다고 해서 개인 명의보다 불리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2026년 종합소득세 최고세율은 여전히 45%(지방소득세 포함 49.5%)로, 과세표준 10억원을 넘는 고소득 구간에 적용된다. 법인의 최고세율은 25%(지방소득세 포함 27.5%)에 그치므로, 임대소득 규모가 크고 이익을 법인 내부에 유보해 재투자할 계획이라면 법인 구조가 여전히 유리하다.
판단이 갈리는 지점은 배당이다. 법인이 낸 세금 이후 남은 이익을 가족 주주에게 배당하면 배당소득세가 추가로 붙는다. 매년 이익 대부분을 배당으로 빼서 쓰는 구조라면 법인세와 배당소득세를 합친 실질 부담이 개인 명의 임대소득세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 유보보다 인출이 잦은 가족법인이라면 이번 세율 인상을 계기로 배당 정책 자체를 다시 짜볼 필요가 있다.
지배주주 및 친족이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특정법인과 거래해 자녀 등 특수관계인에게 1억원 이상의 이익이 넘어가면, 그 이익은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5조의5에 따라 증여로 간주돼 별도의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다. 가족법인 명의로 저가 매매·고가 임대 등 특수관계 거래를 하고 있다면 세율 인상과 별개로 이 조항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세율표의 1%포인트와 통장에서 실제로 빠져나가는 금액은 다른 이야기다.
가족 임대법인의 세부담은 법인세율 하나만 보고 판단할 수 없다. 소규모법인 특례 폐지, 지방소득세 연동, 배당 시점의 이중과세까지 겹쳐서 실제 숫자가 만들어진다. 안택스 에셋은 임대법인의 세무 구조를 건물 관리 전략과 함께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