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대표로 있던 법인이 정기 세무조사를 받다가, 몇 달 뒤 상속인 앞으로 상속세를 더 내라는 예고 통지서가 날아오는 경우가 있다. 상속세 신고를 이미 마치고 몇 년이 지난 뒤라면 더 당혹스럽다.
결론부터 말하면, 과세전적부심사는 세금을 완전히 없애주는 절차가 아니라 부과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국세청 스스로 오류를 걸러내도록 만드는 마지막 사전 절차다. 채택되면 애초에 고지서 자체가 나가지 않으니 사실상 세금을 막은 셈이 되지만, 최근 국세청 본청 기준 인용률은 30% 안팎에 그친다. 그래도 청구 자체를 하지 않으면 그 가능성조차 없어지고, 나중에 절차상 하자를 다툴 근거까지 함께 사라진다. 이 글은 그 통지서를 받은 상속인이 실제로 무엇을, 언제까지, 누구에게 청구해야 하는지를 정리한다.
과세전적부심사는 세무조사 결과통지서나 과세예고통지서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만 청구할 수 있고, 채택되면 부과처분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다만 최근 인용률은 30% 안팎이므로, 소명자료의 완성도가 결과를 가른다.
과세전적부심사, 언제 어떤 통지를 받았을 때 청구할 수 있나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는 통지는 두 가지뿐이다. 세무조사 결과통지서와 과세예고통지서다. 부모님 회사가 통합조사(법인 전반을 들여다보는 정기 세무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사주 일가 명의로 흩어져 있던 비상장주식이나 정리되지 않은 가지급금이 발견되면, 국세청은 그 재산을 상속재산가액에 합산해 상속세를 다시 계산한다. 이때 상속인 앞으로 별도로 발송되는 것이 세무조사 결과통지서이거나 과세예고통지서다.
청구 대상이 되는 두 가지 통지
세무조사 결과통지서는 세무조사가 끝난 뒤 그 결과를 알리는 통지이고, 과세예고통지서는 세무조사 없이 서면 확인이나 과세자료 처리 과정에서 과세할 내용이 확정되기 전에 미리 알리는 통지다. 법인 통합조사에서 파생된 상속세 건은 대개 세무조사 결과통지 형태로 상속인에게 도달한다. 두 통지 모두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은 같다.
청구 기한과 청구 상대방
기산일은 발송일이 아니라 상속인이 실제로 통지를 받은 날이다. 우편으로 받았다면 등기 수령일이 기준이고, 홈택스 전자송달이라면 전자문서가 열람된 날이 기준이 된다. 청구는 원칙적으로 그 통지를 보낸 세무서장이나 지방국세청장에게 한다. 다만 국세청장의 훈령·예규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필요한 사안이거나, 청구금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국세청장에게 직접 청구할 수도 있다. 법인 세무조사에서 파생된 상속세 건은 차명주식 평가액이나 가지급금 규모가 커서 5억원 기준을 넘기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청구를 받은 기관은 국세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채택, 불채택, 심사제외 중 하나로 결정하고, 청구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그 결과를 통지해야 한다.
과세전적부심사로 정말 부과 자체를 막을 수 있을까
결과만 놓고 보면 막을 수 있다. 청구가 채택되면 애초에 상속세 고지서 자체가 발송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채택 확률과, 그 확률을 좌우하는 게 무엇이냐는 것이다.
| 구분 | 과세전적부심사 | 이의신청·심사청구·심판청구 |
|---|---|---|
| 청구 시점 | 부과처분 전(예고 단계) | 부과처분 후(고지서 수령 후) |
| 청구 기한 | 통지받은 날부터 30일 | 처분 통지받은 날부터 90일 |
| 결정 기한 | 청구일부터 30일 이내 | 이의신청 30일, 심사·심판청구 90일 이내 |
| 채택(인용) 시 효과 | 부과처분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음 | 이미 고지된 세액을 취소·경정, 환급 절차 진행 |
| 최근 인용률(참고) | 2025년 국세청 본청 기준 약 28.2% | 기관·연도별 상이, 사안별 확인 필요 |
숫자로 보면 차이가 분명해진다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로 설명하면 이해가 빠르다. 30년 넘게 제조업체를 운영하던 아버지가 별세했고, 상속인은 배우자와 자녀 1명이었다. 신고 당시 상속재산가액은 20억원으로 신고했고, 일괄공제 5억원과 배우자공제 5억원을 적용해 과세표준 10억원, 산출세액 2억4천만원을 납부했다. 그런데 2년쯤 지나 아버지가 대표이사로 있던 법인이 통합조사를 받았고, 임직원 3명 명의로 분산돼 있던 비상장주식 3만주(평가액 15억원)의 실제 소유자가 아버지였다는 사실과, 상속개시 시점까지 정리되지 않은 가지급금 8억원이 함께 확인됐다. 국세청은 이 23억원을 상속재산가액에 합산해 재계산한 뒤, 상속인에게 세무조사 결과통지 겸 과세예고통지를 보냈다.
| 구분 | 신고 당시 | 세무조사 반영 후 |
|---|---|---|
| 상속재산가액 | 20억원 | 43억원(차명주식 15억원 + 가지급금 8억원 추가) |
| 공제(일괄공제+배우자공제, 단순화) | 10억원 | 10억원 |
| 과세표준 | 10억원 | 33억원 |
| 적용 세율 구간 | 30%(누진공제 6천만원) | 50%(누진공제 4억6천만원) |
| 산출세액 | 2억4천만원 | 11억9천만원 |
| 추가 고지 예정 본세 | - | 9억5천만원 |
| 부정과소신고가산세(40%) | - | 3억8천만원 |
이 표는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이며, 납부지연가산세(1일 0.022%)는 미납 기간에 따라 별도로 계산되어 제외했다.
표에서 보듯 추가로 고지될 것으로 예고된 본세만 9억5천만원이고, 여기에 부정과소신고가산세 3억8천만원이 더해진다. 미납 기간에 대한 납부지연가산세까지 붙으면 처음 낸 세금의 다섯 배가 넘는 금액이 통지서 한 장으로 예고된 셈이다. 이 사례에서 과세전적부심사로 다툴 수 있는 지점은 세액 계산이 아니라 사실관계다. 명의신탁이 아니라 임직원 개인이 급여나 퇴직금 대신 주식을 취득했다는 증빙, 가지급금이 상속개시 전에 이미 상환됐다는 계좌 내역이 있다면, 그 자료를 첨부해 청구하는 것만으로 상속재산가액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명의신탁 사실 자체를 다툴 여지가 없다면, 과세전적부심사보다는 세액 계산 방식이나 가산세 감면 사유를 다투는 쪽이 현실적이다.
다만 기대치는 낮춰야 한다. 국세청 납세자보호관실이 밝힌 2025년 본청 과세전적부심사 인용률은 28.2%로, 2023~2024년의 53.6%에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 8년 평균은 38.25%다. 청구서를 낸다고 열에 서넛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청구를 반드시 해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대법원은 과세예고통지를 받은 뒤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나 그 결정이 있기도 전에 국세청이 먼저 부과처분을 해버린 사건에서, 그 처분 자체가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절차상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해 무효라고 판단했다(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6두49228 판결). 청구를 해두면, 국세청이 결정 전에 서둘러 부과처분을 하는 경우 그 처분 자체를 무효로 다툴 근거가 생긴다는 뜻이다.
청구할지 말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나
청구 여부를 결정할 때 실무에서 보는 기준은 네 가지다.
첫째, 다툴 대상이 사실관계인지 법리인지부터 구분한다. 차명주식의 실소유자가 누구인지, 가지급금이 상속개시 전에 상환됐는지 같은 사실관계 다툼은 소명자료로 뒤집을 여지가 있어 과세전적부심사 단계에서 다투기에 유리하다. 반면 가지급금 자체가 상속재산에 해당하는지 같은 법리 다툼은 심사위원회 서면심사보다 심판청구·행정소송에서 더 깊이 다뤄지는 경우가 많다.
둘째, 청구금액이 5억원을 넘는지 본다. 이 금액을 넘으면 국세청장에게 직접 청구할 길이 열리지만, 처리 기관이 한 단계 위로 올라가는 만큼 결정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셋째, 부과제척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한다. 상속·증여세는 원칙적으로 10년, 부정행위가 있으면 15년이 부과제척기간이고, 재산가액이 50억원을 초과하면 국세청이 이를 인지한 날로부터 1년 이내에는 기간에 관계없이 부과할 수 있다. 제척기간 만료가 임박하면 국세청이 과세전적부심사를 생략하고 서둘러 처분할 유인이 생기는데, 이런 상황일수록 청구 기록을 남겨둬야 나중에 절차 하자를 다툴 수 있다.
넷째, 30일 안에 소명자료를 준비할 수 있는지 본다. 계좌내역이나 확인서를 모으는 데 30일 이상 걸린다면, 우선 확보된 자료만으로 청구하고 나머지는 추가 제출하는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
인용률이 30% 안팎이라는 이유로 청구를 포기하면, 이 흐름을 그대로 밟게 된다. 사전구제 기회는 한 번뿐이고, 놓치면 되돌릴 수 없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함정과 청구가 막히는 경우
과세전적부심사는 아무 때나 열리는 절차가 아니다. 국세징수법 제9조가 정한 납부기한 전 징수 사유, 즉 재산을 은닉하거나 국외로 빼돌릴 우려가 있는 경우나 수시부과 사유가 있으면 국세청은 과세전적부심사 없이 곧바로 부과처분을 할 수 있다. 법인 세무조사 과정에서 장부 폐기나 자료 인멸 정황이 지적됐다면, 이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세무조사 결과통지서와 과세예고통지서는 법인과 상속인 개인에게 각각 따로 발송된다. 법인 앞 통지서만 확인하고 상속인 개인 앞 통지서를 놓치면,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30일이 지나 있는 경우가 많다.
실무에서 반복되는 함정 세 가지
법인과 상속인 개인에게 통지서가 각각 따로 발송된다는 점을 놓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법인 세무조사를 대리하는 세무대리인이 법인 앞 통지서만 챙기고, 상속인 개인 앞으로 온 세무조사 결과통지서나 과세예고통지서는 별도로 확인하지 않아 30일이 그냥 지나가 버리는 사례가 실무에서 반복된다.
청구금액이 5억원을 넘으면 무조건 국세청장에게 청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국세청장 청구는 처리 기관이 한 단계 위로 올라가는 만큼 실무 담당자와의 직접 소통 창구가 줄어들고, 사실관계를 다투는 사안에서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사실관계 다툼이 중심이라면 통지를 보낸 세무서·지방청에 청구하는 편이 유리한 경우가 많다.
청구서에 억울하다는 취지만 적어 내는 경우도 실무 함정이다. 과세전적부심사는 서면 심사가 중심이라, 실제 소유관계를 뒤집을 계좌내역·확인서·급여대장 같은 객관적 자료 없이는 사실관계를 다투기 어렵다. 소명자료 없이 제출한 청구는 불채택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세전적부심사는 세금을 없애는 절차가 아니라, 부과처분 전에 국세청을 다시 한 번 멈춰 세우는 절차다.
청구가 기각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이유로 30일을 흘려보내면, 사실관계를 다툴 마지막 기회도 함께 사라진다. 소명자료를 갖춘 청구서 한 장이 남아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나중에 이의신청이나 조세소송으로 넘어갔을 때 훨씬 크게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