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세대가 일군 회사를 물려받은 2세 대표들 중에는, 회사 계좌에서 개인 용도로 꺼내 쓴 돈을 가지급금으로 남겨둔 채 몇 년씩 그대로 운영해온 경우가 많다. 회사가 매년 성장해 매출과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국세청 전산에는 매출 대비 비정상적으로 큰 대표이사 대여금이라는 신호가 함께 쌓인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지급금이 5년 가까이 누적된 상태에서 세무조사를 받으면 회사와 대표이사 모두에게 세금이 붙는다. 법인은 받지 않은 이자를 받은 것으로 보아 익금에 산입하고, 대표이사는 그 이자만큼을 상여로 받은 것으로 보아 종합소득세를 추가로 낸다. 여기에 가산세와 지연이자까지 붙으면 처음 계산한 인정이자 금액의 1.5배를 넘는 추징액이 나오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 글은 2026년 국세청 기획조사가 왜 오래된 가지급금을 표적으로 삼는지, 인정이자와 상여처분이 실제로 어떻게 계산되는지, 그리고 지금 가지급금을 안고 있는 대표이사가 무엇을 먼저 판단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인 숫자로 정리한다.
가지급금을 5년 방치하면 인정이자(연 4.6%)가 상여로 처분되어 법인세와 종합소득세가 동시에 늘어난다. 고의적 은폐 정황이 확인되면 제척기간이 10년으로 늘고 형사고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왜 오래된 가지급금이 2026년 기획조사의 1순위 표적인가
가지급금은 법인 통장에서 실제로 돈이 나갔지만 거래 내용이 분명하지 않거나 개인적으로 쓰인 자금을 말한다. 세법은 이 돈을 회사가 대표이사에게 빌려준 것으로 본다. 부모 세대에서 물려받은 회사일수록 창업 초기의 관행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고, 승계 이후에도 정리하지 않은 채 매년 조금씩 늘어나는 패턴이 흔하다.
국세청은 법인 통장의 자금 흐름,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매출액 대비 대표이사 대여금 비율을 전산으로 상시 대조한다. 매출이 커지는데 가지급금도 같이 커지면 이상치로 잡힌다. 2026년 국세청은 법인 자금 유출과 부당행위계산부인에 대한 기획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고, 형사고발 기준도 낮췄다. 오래 쌓인 가지급금일수록 재계산 대상 기간이 길어지므로, 방치 기간 자체가 위험 요인이 된다.
인정이자와 상여처분은 정확히 어떻게 계산되나
인정이자는 가지급금 잔액에 이자율을 곱해 계산한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는 원칙적으로 법인의 가중평균차입이자율을 시가로 보되, 이 이자율을 적용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당좌대출이자율을 적용하도록 정한다. 2026년 기준 당좌대출이자율은 연 4.6%다. 계산식은 가지급금 적수에 이자율을 곱하고 365로 나눈 뒤 실제 받은 이자를 뺀 값이며, 적수는 매일의 잔액을 그대로 더한 값이라 연말 잔액만 낮춰도 소용이 없다. 연중 상환했다가 다시 인출하는 방식으로 잔액을 관리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국세청은 일별 잔액을 그대로 재구성하므로 이런 방식은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
이렇게 산출된 인정이자는 법인 쪽에서는 익금에 산입되어 법인세 과세표준을 늘리고, 대표이사가 실제로 이자를 내지 않았다면 그 금액은 상여로 소득처분되어 대표이사의 근로소득에 더해진다. 법인에 은행 차입금이 남아 있다면 가지급금이 차지하는 비율만큼 지급이자도 별도로 손금불산입된다. 세 가지는 서로 다른 세목에서 각각 발생하는 별개의 부담이다.
| 구분 | 원칙 | 예외 및 효과 |
|---|---|---|
| 인정이자율 산정 | 법인의 가중평균차입이자율 | 계산 불가 시 당좌대출이자율 연 4.6% |
| 대여기간 5년 초과분 | 가중평균차입이자율 적용 | 해당 구간은 당좌대출이자율 강제 적용 |
| 법인 측 처리 | 인정이자 익금산입 | 법인세 과세표준 증가 |
| 대표이사 측 처리 | 미수령 이자 상여처분 | 근로소득 합산, 종합소득세 증가 |
5년치를 한 번에 재계산하면 실제로 얼마가 나오나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이는 유형은 이렇다. 제조업을 운영하는 A대표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법인의 대표이사로, 최근 5개 사업연도 동안 개인 용도 인출이 조금씩 늘어 연평균 잔액이 4억 원에서 8억 원까지 커졌다. 편의상 연평균 잔액을 기준으로 연 4.6% 인정이자율을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실제 세무조사에서는 매일의 잔액을 합산한 적수로 계산하므로 금액은 다소 달라질 수 있다.
| 사업연도 | 연평균 가지급금 잔액 | 인정이자(연 4.6%) |
|---|---|---|
| 2021년 | 4억 원 | 1,840만 원 |
| 2022년 | 5억 원 | 2,300만 원 |
| 2023년 | 6억 원 | 2,760만 원 |
| 2024년 | 7억 원 | 3,220만 원 |
| 2025년 | 8억 원 | 3,680만 원 |
| 5개년 합계 | - | 1억 3,800만 원 |
이 1억 3,800만 원이 법인 익금에 그대로 더해지면, 이미 과세표준이 2억 원을 넘는 법인이라면 2026년 기준 법인세율 20%가 적용돼 법인세만 2,760만 원 늘어난다. 같은 금액이 대표이사의 상여로 처분되면, A대표처럼 기존 근로소득만으로도 과세표준이 3억 원을 넘는 구간이라면 소득세율 40%와 지방소득세 10%가 겹쳐 실효세율 44%가 적용된다. 인정상여 1억 3,800만 원에 대한 추가 소득세만 6,072만 원이다.
여기에 가산세가 얹힌다. 법인세 누락분에는 과소신고가산세 10%가 붙고, 허위 증빙이나 고의적 은폐 정황이 확인되면 40%까지 올라간다. 각 사업연도분마다 납부지연가산세가 하루 10만분의 22, 연 8.03% 비율로 쌓이므로 2021년 귀속분처럼 오래된 금액에는 4~5년치 지연이자가 붙는다. 법인세와 소득세, 가산세를 모두 더하면 처음 계산한 인정이자 1억 3,800만 원의 1.5배를 넘는 추징액이 나오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방치 기간이 길다고 세금이 무한정 소급되지는 않는다. 국세기본법상 국세부과 제척기간은 원칙 5년이고, 신고 자체를 누락한 경우 7년이다. 다만 허위 증빙이나 자금 흐름을 고의로 은폐한 정황이 확인되면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판단돼 제척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난다. 2026년 기획조사에서 형사고발 기준을 낮춘 것도 이 지점을 겨냥한 것이다.
가지급금 잔액을 연말에만 낮추는 방식은 효과가 없다. 인정이자는 매일의 잔액을 합산한 적수로 계산되므로, 연중 상환과 재인출을 반복해도 국세청 조사에서는 일별 잔액이 그대로 재구성된다.
지금 가지급금이 있다면 무엇부터 판단해야 하나
가지급금을 지금 정리한다고 과거분 인정이자까지 없어지지는 않는다. 상환 이후 기간만 계산에서 빠질 뿐, 이미 경과한 기간의 인정이자는 소급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도 지금 판단해야 할 문제는 남아 있다.
배당과 상여 중 어느 쪽으로 정리할지는 대표이사의 기존 소득 구간에 따라 갈린다. 대표이사가 이미 과세표준 5억 원을 넘는 최고세율 구간에 있다면, 상여로 처리하든 배당으로 처리하든 소득세율 차이는 크지 않다. 이때는 4대보험료가 붙지 않는 배당 쪽이 실질적으로 유리하다. 반대로 소득 구간이 낮은 대표이사라면 상여보다 배당의 종합과세 부담이 더 클 수도 있어, 일률적으로 어느 한쪽이 유리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과세관청이 세무조사로 소득처분을 확정하면 법인은 소득금액변동통지서를 받는다. 이때 통지서를 받은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다음 달 말일까지 대표이사가 추가신고자진납부를 하면, 정상적으로 신고납부한 것으로 보아 신고불성실가산세는 붙지 않는다. 이 기한을 놓치는 경우를 실무에서 자주 본다. 조사 통지를 받고도 법인 세금만 정리하면 끝난다고 생각하고 개인 신고는 손대지 않는 경우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회사가 가업상속공제나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를 받았다면 판단할 문제가 하나 더 있다. 가지급금은 사업무관자산으로 분류되어 특례 적용 비율을 깎아 먹는다. 사후관리 기간 중이라면 가지급금 정리 시점과 방법을 특례 요건과 함께 따져야 한다.
가지급금은 방치한 기간만큼 세금이 붙는다. 오래된 가지급금일수록 지금 정리하는 것이 나중보다 싸다.
부모 세대부터 이어진 가지급금은 승계받은 대표이사의 책임으로 넘어온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정리할지는 대표이사의 소득 구간과 회사의 특례 적용 여부에 따라 달라지므로, 숫자를 먼저 뽑아보고 판단하는 것이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