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왕래가 뜸했던 형제가 상속재산의 일부를 요구해 온다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형제자매도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을 유류분으로 청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24년 헌법재판소 결정과 뒤이은 민법 개정으로 이 구조가 바뀌었다. 형제자매의 유류분은 사라졌고, 부모를 학대하거나 부양을 저버린 상속인은 상속권 자체를 잃을 수 있게 됐다. 유류분을 돌려받는 방식도 재산 자체가 아니라 돈으로 받는 쪽이 원칙이 됐다.
이 글에서는 무엇이, 언제부터, 어떻게 달라졌는지와 상속 분쟁 실무에서 주의해야 할 점을 2026년 기준으로 정리한다.
형제자매의 유류분은 2024년 9월 20일 자로 사라졌고, 2026년 3월 17일 시행된 개정 민법은 패륜 상속인의 상속권을 가정법원 심판으로 박탈하는 제도를 신설했다. 유류분 반환도 원칙적으로 현금으로 이뤄진다.
형제자매 유류분, 왜 사라졌나
유류분이란 피상속인이 유언이나 생전 증여로도 마음대로 줄일 수 없는, 상속인에게 법으로 보장된 최소한의 상속 몫이다. 아무리 유언장에 "전 재산을 특정 자녀에게 준다"고 적혀 있어도, 다른 상속인은 유류분만큼은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개정 전 민법 제1112조는 유류분 권리자를 직계비속, 배우자, 직계존속, 형제자매 네 순위로 정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형제자매만 유류분 권리자에서 빠지게 된 계기는 2024년 4월 25일 헌법재판소 결정이다.
유류분이란 무엇인가
유류분은 상속재산에 대한 최소한의 기대를 보호하려는 제도다. 직계비속과 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직계존속은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을 유류분으로 인정받는다. 유류분을 침해당한 상속인은 초과 증여·유증을 받은 사람에게 부족분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가 형제자매만 콕 집어 없앤 이유
헌법재판소는 형제자매의 유류분 규정(민법 제1112조 제4호)에 대해 단순위헌 결정을 내려 즉시 효력을 상실시켰다. 형제자매는 통상 피상속인의 재산 형성에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고, 상속재산에 대한 정당한 기대도 다른 상속인에 비해 약하다는 것이 판단 근거였다. 이 조항은 2024년 9월 20일 자로 정식 삭제됐다.
| 구분 | 개정 전 | 개정 후 (2024.9.20~) |
|---|---|---|
| 직계비속 | 법정상속분의 1/2 | 유지 |
| 배우자 | 법정상속분의 1/2 | 유지 |
| 직계존속 | 법정상속분의 1/3 | 유지 |
| 형제자매 | 법정상속분의 1/3 | 폐지 (제1112조 제4호 삭제) |
원물반환에서 가액반환으로, 무엇이 달라지나
유류분 반환청구권은 유류분을 침해하는 증여나 유증을 받은 사람에게 부족분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권리다. 종전에는 재산 자체를 돌려주는 원물반환이 원칙이어서, 부동산 지분을 여러 상속인이 나눠 갖는 공유 관계가 만들어지고 이를 둘러싼 2차 분쟁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았다.
2026년 3월 17일 시행된 개정 민법 제1115조 제1항은 유류분 반환을 원칙적으로 가액, 즉 금전으로 지급하도록 바꿨다. 반환 의무자는 청구일부터 이자를 더해 지급해야 한다. 이 규정은 2026년 3월 17일 이후 개시된 상속부터 적용되며, 그 이전에 개시된 상속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 구분 | 종전 (원물반환) | 개정 (가액반환) |
|---|---|---|
| 반환 대상 | 재산 자체(부동산 지분 등) | 금전 |
| 공유 관계 | 발생 가능 | 발생하지 않음 |
| 이자 | 별도 쟁점화되기 쉬움 | 청구일부터 가산 |
| 적용 시점 | 2026년 3월 16일까지 개시된 상속 | 2026년 3월 17일 이후 개시된 상속 |
상속 분쟁 대응 전략, 첫째·둘째·셋째
상속 분쟁이 예상된다면 순서대로 점검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 첫째, 유류분 권리자인지 먼저 확인한다. 형제자매라면 2024년 9월 20일 이후 개시된 상속부터는 더 이상 유류분을 청구할 수 없다. 유류분 권리자는 직계비속, 배우자, 직계존속으로 한정된다.
- 둘째, 상대방에게 상속권 상실 사유가 있는지 검토한다. 신설된 민법 제1004조의2는 피상속인에 대한 중대한 부양의무 위반, 피상속인 또는 그 배우자·직계혈족에 대한 중대한 범죄행위, 장기간의 유기·학대 등 심히 부당한 대우를 상속권 상실 사유로 정한다. 공동상속인 등이 가정법원에 심판을 청구해야 효력이 생기며, 사유가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상속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 셋째, 유동성 계획을 세운다. 가액반환이 원칙이 되면서 상속재산이 부동산에 몰려 있는 경우 현금을 마련하는 일이 관건이 됐다. 상속재산분할 협의 단계에서부터 매각·대출 등 현금화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실무에서 주의할 점 — 소급 적용과 상속세 신고
이번 개정에서 실무상 가장 헷갈리는 부분은 조문마다 시행일과 소급 적용 범위가 다르다는 점이다. 상속권 상실 제도나 기여분 관련 조항은 헌법재판소 결정일인 2024년 4월 25일 이후 개시된 상속에 폭넓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반면, 가액반환 원칙(제1115조)은 2026년 3월 17일 시행 이후 개시된 상속부터만 적용된다. 상속개시일이 언제인지에 따라 어떤 조문이 적용되는지가 달라지므로, 사건별로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다.
기여분 반영 범위도 넓어졌다. 동거·간호 등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했거나 재산의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상속인이 그 대가로 받은 증여나 유증은 유류분 산정의 특별수익에서 제외될 수 있게 됐다. 다만 기여 사실을 입증할 자료가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진료기록·간병일지·지출 내역 등은 평소에 갖춰두는 편이 안전하다.
유류분 분쟁이 진행 중이라도 상속세 신고 기한(피상속인 사망일로부터 6개월, 상속인 전원이 해외 거주자인 경우 9개월)은 별도로 진행된다. 상속인 간 협의가 늦어진다는 이유로 상속세 신고를 미루면 무신고 가산세 등이 부과될 수 있다.
유류분 제도는 이제 상속인의 범위와 반환 방식까지 다시 짜였다.
형제자매 유류분 폐지와 상속권 상실 제도 신설은 상속 분쟁의 출발점 자체를 바꿔놓았다. 상속개시일에 따라 적용되는 조문이 달라지고, 유류분 반환 방식도 사건마다 다를 수 있는 만큼, 실제 사건에 적용하기 전에는 전문가와 함께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