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지나간 아침, 관리 담당자에게 전화가 옵니다. 연휴 동안 비워 둔 2층 학원의 세면대 급수관이 터졌고, 물이 1층 카페 천장을 타고 내려와 바닥과 집기가 모두 젖었다는 내용입니다. 1층 사장님은 복구비와 휴업 손해를 건물주에게 요구하고, 건물주는 배관이 2층 전용 구획 안에 있으니 2층 책임이라고 답합니다. 2층 임차인은 배관이 낡은 건물 문제라며 맞섭니다.
답부터 말씀드립니다. 동파된 배관을 실제로 점유·관리하던 사람이 1차 배상 책임자입니다. 임차 구획 안의 배관이라면 해당 층 임차인이 먼저 책임을 지고, 임차인이 손해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다했음을 입증하면 그때 소유자인 건물주가 과실 없이도 책임을 넘겨받습니다. 배관이 공용부나 외벽에 있다면 건물주가 처음부터 책임자입니다. 2026년 현재 민법 기준으로 책임의 순서와 배상액 계산, 사고 직후 대응까지 이어서 살펴봅니다.
동파 침수의 1차 책임자는 배관의 점유자입니다. 점유자가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인정되면 소유자인 건물주가 무과실책임을 지고, 공용부 배관은 건물주가 곧 점유자입니다.
동파 침수의 1차 책임자는 누구이고, 건물주는 언제 책임을 지나
1차 책임자는 동파된 배관을 점유·관리하던 사람이며, 상가 전용 구획 안의 배관이라면 대개 그 층의 임차인입니다. 근거는 민법 제758조 제1항입니다. 공작물(건물과 그에 딸린 배관·설비)의 설치 또는 보존에 하자가 있어 타인에게 손해가 생기면 점유자가 먼저 배상하고, 점유자가 손해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다했다면 소유자가 배상합니다.
공작물의 하자란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를 말합니다. 겨울에 영하로 떨어지는 지역의 급수관이 보온 없이 방치되어 얼어 터졌다면, 통상의 안전성이 결여된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자가 있었다는 점은 피해자가 입증해야 하지만, 하자가 인정된 뒤 "한파가 워낙 심해 어차피 터질 수밖에 없었다"는 불가항력 주장은 점유자가 입증해야 합니다. 한파특보가 미리 발령된 상황이라면 예견 가능성이 있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점유자가 책임을 면하려면 무엇을 입증해야 하나
점유자가 면책되려면 사고 전에 손해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다했다는 사실을 자료로 보여야 합니다. 말로 "잘 관리했다"고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시점이 남는 기록이 있어야 합니다.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없으면 면책 입증은 어렵다고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임차인이 점검 기록 없이 5일 연휴 동안 매장을 비웠다면, 면책은 사실상 기대하기 힘듭니다.
건물주의 책임은 과실이 없어도 생깁니다
소유자의 책임은 점유자가 면책된 경우에 나타나며, 소유자에게는 과실이 없었다는 항변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관리는 임차인이 했는데 왜 내가 배상하느냐"는 주장은 통하지 않습니다. 건물주가 먼저 배상한 뒤에는 배관 시공업체나 유지보수업체 등 원인을 제공한 쪽에 구상권(대신 물어준 돈을 되돌려 받는 권리)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정리합니다.
건물주가 처음부터 책임자가 되는 경우는 배관 위치로 갈립니다
배관이 임차인 전용 구획 밖의 공용부나 외벽 노출부에 있다면 건물주가 점유자이므로 처음부터 건물주가 책임자입니다. 임차인의 보온 소홀을 따지기 전에 어느 구역의 배관이 터졌는지를 먼저 확정해야 합니다.
| 구분 | 임차 구획 안 전용 배관 | 공용부·외벽 노출 배관 |
|---|---|---|
| 점유자 | 해당 층 임차인 | 건물주(관리주체) |
| 1차 책임자 | 해당 층 임차인 | 건물주 |
| 건물주 책임 형태 | 임차인 면책 시 2차(무과실) | 직접 책임(설치·보존 하자) |
| 다툼이 잦은 지점 | 보온 조치 여부, 매장을 비운 기간 | 단열 시공, 계량기함 보온, 노후 정도 |
| 확인 자료 | 점검 기록, 보온 시공 이력 | 도면, 배관 교체 이력, 보수 내역 |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함정이 있습니다. 임차인이 계약 종료로 짐을 빼고 열쇠를 반납한 뒤 새 임차인을 구하는 몇 주 사이의 공실입니다. 이 기간의 점유자는 건물주이므로, 겨울 공실 층에서 배관이 터져 아래층이 침수되면 건물주가 1차 책임자입니다. 퇴거하는 임차인이 수도 밸브를 잠그고 배수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없으면 건물주가 그 위험을 그대로 떠안습니다. 임차인이 점유 중이더라도 계량기함이 건물 외벽에 붙어 있다면 그 부분은 건물주 관리 영역인 경우가 많습니다. 계량기함과 임차 구획 내부 배관의 경계를 도면에 표시해 두면 분쟁이 크게 줄어듭니다.
피해를 입은 아래층 임차인은 자신의 임대인에게 민법 제623조(임대인의 사용·수익 상태 유지 의무)에 따른 책임을 함께 주장하기도 합니다. 다만 위층 임차인의 보온 소홀만으로 건물주가 계약상 책임까지 지는지는 사안마다 다투어지는 영역이므로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실무에서는 제758조 경로가 더 분명한 편입니다.
아래층 매장이 입은 손해는 어떻게 계산하고 누가 얼마씩 부담하나
손해액은 시설 복구비, 휴업 손해, 집기·재고 손해를 합산하고, 인테리어의 노후 정도와 피해자 과실을 반영해 줄입니다. 아래는 앞서 든 1층 카페 사례를 가정해 계산한 것입니다(수치는 설명용 가정이며 2026년 기준 실제 사건의 결과가 아닙니다).
| 항목 | 산정 기준 | 가정 금액(2026년 기준) |
|---|---|---|
| 시설 복구비 | 수리 견적, 노후 감가 반영 | 3,200만원 |
| 휴업 손해 | 일 순이익 × 복구 기간(매출이 아니라 이익 기준) | 800만원 |
| 집기·재고 | 침수 폐기 품목의 시가 | 300만원 |
| 합계 | 피해자 과실이 있으면 그 비율만큼 감액 | 4,300만원 |
계산에서 갈리는 지점은 세 곳입니다. 첫째, 인테리어는 새것으로 바꾼 비용 전액이 아니라 사용 연수를 반영해 감가한 금액이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아, 견적서 금액과 판결 금액이 다릅니다. 둘째, 휴업 손해는 매출이 아니라 순이익 기준이어서 부가가치세 신고 자료와 카드 매출 내역으로 일평균 이익을 입증해야 합니다. 셋째, 피해 매장이 물이 새는 것을 보고도 차단하지 않고 방치했다면 과실상계로 그만큼 깎입니다. 피해 매장 과실이 10%로 인정되면 4,300만원은 3,870만원이 됩니다.
책임자가 둘 이상이면 피해자에게는 각자 전액을 책임지는 구조로 처리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70 대 30 같은 비율은 책임자끼리의 내부 정산에서 쓰입니다. 노후 배관이 원인인지 보온 소홀이 원인인지가 비율을 정하는 분기점입니다. 배관이 20~30년 된 노후 배관이고 임차인이 보온을 했다면 건물주 비율이 커지고, 최근 교체한 배관에 임차인이 5일간 방치했다면 임차인 비율이 커집니다. 청구 기한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던 날부터 10년입니다(민법 제766조).
사고 직후와 사고 전에 건물주가 해야 할 일
사고 직후에는 물을 막고, 원인을 남기고, 관계자에게 알리는 순서로 움직여야 합니다. 이 순서가 뒤집히면 원인 배관이 치워져 누구의 책임인지 입증할 방법이 사라집니다.
기록 단계에서는 파손된 지점이 임차 구획 안인지 공용부인지가 사진에 드러나도록 찍고, 얼어 터진 배관 조각을 교체 후에도 보관합니다. 통지 단계에서는 건물주가 가입한 시설소유·관리자 배상책임보험과 임차인의 배상책임 특약 가입 여부를 함께 확인합니다. 보험사 접수 전에 합의금을 약속하면 보험 처리가 거절될 수 있으므로 금액 언급은 뒤로 미룹니다.
임대차계약서에 "배관 관련 모든 책임은 임차인 부담"이라고 적어도 침수 피해를 입은 아래층 임차인에게는 주장할 수 없습니다. 특약은 건물주와 임차인 사이의 내부 정산에만 효력이 있고, 건물주가 먼저 배상한 뒤 임차인에게 구상하는 구조가 됩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을 무효로 보는 조항이 있으므로 과도한 책임 전가 문구는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사고 전 예방은 계약 단계에서 시작합니다. 세 가지를 특약과 부속 도면에 넣어 두면 분쟁의 절반이 사라집니다.
- 임차 구획 내 배관과 공용 배관의 경계를 도면에 표시합니다. 계량기함이 어디에 속하는지도 함께 적습니다.
- 한파특보 기간의 점검과 장기 휴업(3일 이상) 전 밸브 잠금·배수 의무를 명시합니다.
- 임차인의 시설 배상책임 보험 가입과 증권 사본 제출을 조건으로 둡니다.
건물주가 직접 챙길 부분은 공용부와 외벽 노출 배관의 보온 시공, 계량기함 보온, 공실 층 퇴거 시 수도 밸브 잠금과 배수 확인입니다. 점검 일자와 사진을 남겨 두면 소유자 책임 분쟁에서 가장 강한 자료가 됩니다.
동파 침수의 책임은 소유가 아니라 점유로 먼저 정해지고, 건물주는 그 점유가 비었을 때 마지막 책임자가 됩니다.
배관 경계 표시, 한파 점검 기록, 공실 층 배수 확인 세 가지가 갖춰진 건물은 사고가 나도 책임 소재가 하루 안에 정리됩니다. 안택스 에셋은 임대차 계약 단계에서 배관 구분과 한파 대응 조항을 함께 점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