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계약을 다시 쓸 때 보증금을 올리고 월세를 낮추면 세금이 줄어들 거라 생각하는 건물주가 많습니다. 실제 상담에서도 이런 구조로 계약서를 미리 짜 온 임대인을 자주 만납니다. 하지만 부가가치세는 실제로 받은 월세만 보지 않습니다. 임대보증금에서 계산한 간주임대료까지 과세표준에 포함시키기 때문에, 월세를 낮춘 만큼 세금이 줄어드는 구조가 아닙니다. 10월 부가가치세 예정신고를 앞둔 지금 이 계산을 짚지 않으면, 확정신고 때 예상보다 큰 세금이 한꺼번에 몰려올 수 있습니다.
보증금 위주로 계약을 짜도 간주임대료가 과세표준에 포함되므로 부가세 부담 자체는 줄지 않습니다. 다만 이번 10월 예정신고에서 그 간주임대료를 직접 계산해 신고서에 넣어야 하는지는 건물주의 사업자 유형에 따라 달라집니다.
간주임대료란 무엇이고, 왜 상가 보증금에 적용되는가
간주임대료는 임대인이 실제로 받지 않은 임대료를 받은 것으로 간주해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시키는 제도입니다.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65조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사업용 건물을 임대하는 일반과세사업자라면 월세를 얼마나 받는지와 상관없이 보증금이 있으면 적용됩니다. 보증금을 은행에 넣어두면 이자가 붙는 것처럼, 세법은 그 보증금을 임대인이 굴려서 얻을 수 있는 수익까지 임대료의 일부로 봅니다.
계산 구조는 단순합니다. 보증금을 받으면 그 금액에 정해진 이자율을 곱해 가상의 임대료를 만들고, 이를 실제 월세와 합쳐서 그 기간의 부가세 과세표준으로 신고합니다. 월세를 낮추고 보증금을 올리는 설계는 매출을 줄이는 게 아니라, 같은 총액을 월세와 간주임대료로 나눠 담는 것에 가깝습니다.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
신사동 인근에서 3층 규모 상가를 임대하는 건물주 사례입니다. 재계약을 앞두고 임차인 요청으로 보증금을 2억원에서 5억원으로 올리고, 월세를 150만원에서 40만원으로 낮췄습니다. 임대인은 월세가 줄었으니 부가세도 줄었을 거라 생각하고 넘어갔는데, 확정신고 때 세무 대리인이 계산한 간주임대료가 새 보증금 기준으로 예전보다 훨씬 커져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부가세 과세표준은 계약 변경 전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소득세 간주임대료와 다른, 부가세만의 계산법
간주임대료를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공식은 (보증금-3억원)×60%×이자율입니다. 이 공식은 3주택 이상을 보유한 사람의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 간주임대료 계산법이고, 상가 등 사업용 건물의 부가가치세 간주임대료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상가는 3억원을 차감하지도 않고 60%만 반영하지도 않습니다. 보증금 전액에 이자율을 곱해서 계산합니다. 이 두 계산법을 혼동해서 간주임대료를 실제보다 훨씬 적게 계산하는 실수가 실무에서 자주 나옵니다.
| 구분 | 주택임대소득 간주임대료(소득세) | 상가 등 임대보증금 간주임대료(부가세) |
|---|---|---|
| 적용 세목 | 종합소득세 | 부가가치세 |
| 적용 대상 | 보증금 합계 3억원 초과 3주택 이상 보유자 등 | 보증금이 있는 모든 일반과세 임대사업자 |
| 공제 | 보증금 중 3억원 차감 후 60%만 반영 | 공제 없음, 보증금 등 전액 반영 |
| 계산식 | (보증금-3억)×60%×이자율 - 관련 이자·배당소득 | 보증금 등×이자율×과세대상기간 일수/365 |
2026년 기준 간주임대료, 숫자로 계산해보면
계산식은 보증금 등 × 과세대상기간의 일수 × 이자율 ÷ 365(윤년 366)입니다. 2026년에 적용되는 이자율은 3.1%로, 2025년 3월 개정된 이후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보증금 4억원짜리 상가를 2026년 7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92일간 임대했다고 가정하면, 간주임대료는 4억원×92일×3.1%÷365일로 계산해 약 312만원이 나옵니다. 같은 기간 실제로 받은 월세가 30만원씩 3개월, 90만원이라면 부가세 과세표준은 90만원이 아니라 402만원에 가깝습니다.
| 항목 | 값 |
|---|---|
| 임대보증금 | 4억원 |
| 적용 이자율(2026년) | 3.1% |
| 과세대상기간(2026.7.1~9.30) | 92일 |
| 간주임대료(3개월분) | 3,125,479원 |
| 간주임대료 부가세(10%) | 312,548원 |
| 실제 월세(3개월, 공급가액) | 900,000원 |
| 실제 월세 부가세(10%) | 90,000원 |
| 부가세 과세표준 합계 | 4,025,479원 |
이 건물주, 10월 예정신고를 실제로 해야 하나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의 개인 건물주는 10월에 예정신고서를 직접 낼 필요가 없습니다. 국세청이 직전 과세기간 납부세액의 절반을 예정고지서로 보내고, 그 금액을 10월 26일까지 납부하면 끝입니다. 2026년 10월 25일이 일요일이라 기한이 하루 늦춰졌습니다. 이 경우 간주임대료는 신고서에 적을 일이 없고, 다음 확정신고에서 실제 값으로 정산됩니다.
하지만 아래 네 가지 경우는 다릅니다. 이때는 이번 분기(2026년 7~9월)에 대한 간주임대료를 직접 계산해서 예정신고서에 넣어야 합니다.
- 첫째, 이번 분기에 새로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고 사업을 시작한 경우입니다. 신규사업자는 예정고지 대상에서 빠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스스로 신고합니다.
- 둘째, 간이과세자에서 일반과세자로 전환된 경우입니다. 전환된 과세기간부터는 예정신고 대상이 됩니다.
- 셋째, 사업 부진 등으로 이번 예정신고기간의 과세표준이 직전 과세기간의 3분의 1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돼 예정신고를 선택한 경우입니다. 이 기준을 넘지 않으면 예정고지 금액이 실제 낼 돈보다 훨씬 많아지므로, 예정신고로 바꾸는 쪽이 유리합니다.
- 넷째, 법인사업자입니다. 법인은 개인과 달리 예정고지 없이 원칙적으로 매 분기 예정신고를 합니다.
| 구분 | 예정고지(원칙) | 예정신고(예외) |
|---|---|---|
| 신고 주체 | 세무서장이 고지 | 사업자가 직접 신고 |
| 대상자 | 대부분의 기존 개인사업자 | 신규개업·간이→일반전환·사업부진 선택·법인 |
| 간주임대료 반영 시점 | 다음 확정신고(1월 25일)에서 정산 | 이번 예정신고(10월 26일)에 즉시 반영 |
| 세액 산정 방식 | 직전 과세기간 납부세액의 50% | 실제 매출+간주임대료 기준 자기계산 |
예정신고 대상인데 간주임대료를 빼고 신고하면, 확정신고 때 과세표준을 다시 계산하는 과정에서 과소신고가 드러납니다. 신고불성실가산세와 납부지연가산세가 함께 붙으므로, 예정신고를 하는 분기라면 간주임대료를 빠뜨리지 않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예정신고를 안 해도 되는 사람이 놓치기 쉬운 함정
예정신고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간주임대료 계산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확정신고 시점에는 반기 전체(2026년 7~12월)의 보증금과 월세를 다시 모아 간주임대료를 계산합니다. 이 시점에 보증금 규모나 임대 기간을 제대로 기록해두지 않으면 계산이 틀어지고, 세무 대리인에게 넘길 자료도 부실해집니다.
보증금과 월세 비율을 조정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그 비율을 조정한 뒤에도 부가세 계산 방식이 그대로 따라온다는 사실을 모른 채 계약을 확정하는 것입니다.
보증금을 올리고 월세를 낮추는 설계는 매출을 줄이는 게 아니라, 세금 계산 방식을 바꾸는 것일 뿐입니다.
임대차 계약 조건을 바꿀 때 부가세 계산까지 같이 짚지 않으면, 확정신고 시점에 예상 못한 세금이 한꺼번에 나타납니다. 안택스 에셋은 임대차 계약을 설계하는 단계에서부터 간주임대료를 포함한 부가세 흐름을 함께 점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