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에 세를 놓은 건물주 중 상당수가 "보증금은 나중에 돌려줄 돈인데 왜 세금이 붙느냐"고 묻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임대보증금 자체에는 세금이 붙지 않습니다. 다만 부가가치세 일반과세자로 등록해 상가를 임대하고 있다면, 그 보증금을 은행에 넣어뒀을 때 생겼을 이자만큼을 간주임대료로 계산해 월세처럼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얹어야 합니다.
계산식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계산을 언제, 어떤 신고서에 반영해야 하는지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습니다. 2026년 기준 계산 방법과 실제 신고 과정에서 자주 틀리는 지점을 정리했습니다.
상가 임대보증금은 그 자체로 과세되지 않지만, 정기예금이자율(2026년 3.1%)을 곱해 계산한 간주임대료는 월세와 똑같이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됩니다. 세금계산서 없이 임대인이 직접 계산해 신고서에 반영해야 합니다.
간주임대료, 왜 보증금에 이자가 붙은 것처럼 계산할까
간주임대료는 임대인이 보증금을 예금처럼 운용했다면 얻었을 이자수익을, 임대료를 받은 것처럼 간주해 과세하는 금액입니다.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65조에 따라, 부동산 임대용역을 공급하고 전세금이나 임대보증금을 받은 사업자는 그 보증금에서 발생하는 이자상당액을 임대료 매출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적용 대상은 부가가치세 일반과세자로 사업자등록을 한 상가·사무실 등 사업용 부동산 임대인입니다. 법인이든 개인사업자든 구분하지 않고, 보증금을 받고 있다면 적용됩니다. 이미 임차한 건물을 다시 세놓는 전대차라면, 자신이 애초에 지급한 보증금만큼을 뺀 나머지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계산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간주임대료 = 임대보증금 × 과세대상기간의 일수 × 정기예금이자율 ÷ 365(윤년 366)
정기예금이자율은 국세청이 매년 초 새로 고시합니다. 2023년 귀속분은 2.9%였다가 2024년 3.5%로 오른 뒤, 금리 인하를 반영해 2025년 귀속분부터 3.1%로 낮아졌습니다. 2026년 현재도 3.1%가 그대로 적용되고 있지만, 매년 새로 고시되는 값이라 신고 직전에 최신 고시를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귀속연도 | 정기예금이자율 |
|---|---|
| 2023년 | 2.9% |
| 2024년 | 3.5% |
| 2025년 | 3.1% |
| 2026년(현재) | 3.1% |
실제 상담에서 자주 나오는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3주택 이상 보유하고 보증금 합계가 3억 원을 넘어야 과세된다"는 조건은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소득세 규정입니다. 상가는 이 조건과 무관합니다. 보증금이 얼마든, 임대인이 상가를 몇 채 가졌든 상관없이 보증금 전액이 계산 대상에 들어갑니다. 두 규정을 같은 것으로 착각해 "우리는 상가 한 채뿐이라 해당 없다"고 판단했다가 뒤늦게 간주임대료를 신고하지 않은 사실을 발견하는 사례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월세와 보증금, 부가세는 어떻게 다르게 계산되고 신고되는가
월세는 실제 받은 돈을 그대로 공급가액으로 잡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만, 보증금에서 나온 간주임대료는 임대인이 스스로 계산해 신고서에만 반영하고 세금계산서를 끊지 않습니다. 간주임대료가 실제 현금이 오간 거래가 아니라 세법이 만들어낸 금액이기 때문입니다. 공급받는 자가 따로 없다고 보기 때문에 임차인에게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방법 자체가 없고, 임차인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매입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습니다.
| 구분 | 월세(실제 임대료) | 보증금(간주임대료) |
|---|---|---|
| 공급가액 산정 | 실제 받은 금액 | 보증금×일수×이자율÷365 |
| 세금계산서 | 발행 가능 | 발행 불가 |
| 매입세액공제 | 임차인 공제 가능 | 공제 대상 아님 |
| 신고 방법 | 매출 세금계산서 합계표 | 과세표준 명세에 직접 기재 |
여기서 실무 함정이 하나 생깁니다. 임대차 계약서에 별다른 특약이 없으면, 간주임대료에 대한 부가세는 임대인이 스스로 부담해야 합니다. 실제 상담에서 "임차인에게 부가세를 청구했다가 계약서에 근거가 없어 받지 못했다"는 사례를 종종 봅니다. 계약서에 "간주임대료에 대한 부가가치세는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문구를 넣어야 실제로 청구할 근거가 생깁니다. 이 특약은 신규 계약뿐 아니라 갱신 계약을 할 때도 다시 확인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보증금 비중이 높은 반전세 구조, 언제 부담이 커지는가
월세를 낮추고 보증금을 올릴수록 간주임대료로 계산되는 부가세 부담이 커집니다. 보증금 비중이 높아질수록 그 효과가 뚜렷해집니다. 실제 숫자로 비교하면 체감이 다릅니다.
강남의 상가 한 칸을 기준으로 두 가지 임대 조건을 놓고, 2026년 정기예금이자율 3.1%를 적용해 1년(365일)치를 계산해 보겠습니다.
| 구분 | 사례 A · 월세 중심 | 사례 B · 반전세형 |
|---|---|---|
| 임대 조건 | 보증금 1억 원 + 월세 300만 원 | 보증금 5억 원 + 월세 50만 원 |
| 연간 월세 매출 | 3,600만 원 | 600만 원 |
| 간주임대료 | 310만 원 | 1,550만 원 |
| 월세분 부가세 | 360만 원 | 60만 원 |
| 간주임대료분 부가세 | 31만 원 | 155만 원 |
| 부가세 중 간주임대료 비중 | 약 8% | 약 72% |
첫째, 보증금 비중이 낮은 사례 A는 간주임대료 부가세가 전체 부가세의 8% 수준에 그칩니다. 큰 부담이 아닙니다.
둘째, 보증금 비중이 높은 사례 B는 간주임대료 부가세가 전체 부가세의 72%를 차지합니다. 월세보다 보증금에서 나오는 세금이 더 큰 구조가 되는 셈입니다.
셋째, 이 경우 특약으로 부담 주체를 명확히 해두지 않으면, 임대인이 월세로 받는 돈보다 더 많은 세금을 스스로 떠안는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반전세나 순수 보증금형 임대를 검토하고 있다면, 계약 조건을 정하기 전에 이 비율부터 계산해 보는 편이 낫습니다.
간주임대료 부가세, 신고할 때 실제로 놓치는 부분
가장 흔한 실수는 예정신고 기간에 걸친 간주임대료를 확정신고 때까지 미뤄두는 것입니다. 간주임대료의 공급시기는 예정신고기간 또는 과세기간의 종료일로 봅니다. 법인사업자처럼 예정신고 의무가 있는 경우라면, 그 예정신고 기간에 해당하는 만큼의 간주임대료를 예정신고 때 이미 반영해야 합니다.
개인 일반과세자는 예정신고 의무 없이 국세청이 예정고지서로 직전 기간 납부세액의 절반을 미리 걷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예정고지 금액에는 간주임대료가 반영돼 있지 않으므로, 확정신고 때 6개월치 전체 간주임대료를 정확히 계산해 과세표준에 넣어야 합니다. 예정고지를 냈다고 해서 간주임대료까지 처리됐다고 오해하면 안 됩니다.
간주임대료는 세금계산서가 발행되지 않아 매출 목록에 자동으로 잡히지 않습니다. 부가가치세 신고서의 과세표준 명세란에 별도로 직접 기재해야 하며, 빠뜨리면 과소신고가산세와 납부지연가산세 대상이 됩니다.
법인사업자가 예정신고 대상 기간의 간주임대료를 아예 신고서에 넣지 않고 넘어갔다가, 확정신고를 준비하던 세무대리인이 지난 예정신고분 누락을 뒤늦게 발견하는 사례도 실무에서 자주 나옵니다. 이 경우 예정신고 기간에 대한 가산세가 별도로 붙습니다.
상가를 간이과세자로 임대하는 경우도 간주임대료 계산 대상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다만 간이과세자는 부가가치율이 적용되는 계산 구조라 일반과세자와 실제 부담액에 차이가 나므로, 정확한 세액은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보증금은 돌려줄 돈이지만, 그 보증금이 벌어들이는 이자는 임대인의 몫으로 과세됩니다.
간주임대료 계산식 자체는 곱셈 세 번이면 끝나는 단순한 구조입니다. 다만 신고 시점을 놓치거나 계약서에 부담 주체를 정해두지 않으면 세금이 늘어나거나 가산세로 되돌아옵니다. 안택스 에셋은 임대차 계약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보증금과 월세 비중이 세무 부담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검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