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지배주주가 자녀나 배우자 명의 법인에 물량을 몰아주는 구조는 드물지 않다. 매출을 나눠주는 쪽은 이를 세금 문제로 여기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국세청은 2026년 세무조사 운영방향에서 지배주주가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회삿돈을 개인 회사로 옮기는 이른바 '터널링' 행위를 집중조사 대상으로 명시했다. 결론부터 밝히면, 특수관계법인에 대한 매출 비중이 정상거래비율(일반법인 30%, 중견기업 40%, 중소기업 50%)을 넘고 지배주주와 친족의 지분율이 한계보유비율(일반 3%, 중소·중견기업 10%)을 넘으면, 세후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산정한 증여의제이익에 최고 50% 누진세율의 증여세가 부과된다. 신고기한(수혜법인 결산월 다음 3개월 뒤)을 넘기면 무신고가산세 20%와 납부지연가산세가 그대로 얹힌다.
특수관계법인거래비율이 정상거래비율을, 지배주주 지분율이 한계보유비율을 동시에 넘으면 두 초과율을 세후영업이익에 곱한 금액이 증여의제이익으로 과세된다. 신고기한은 수혜법인 법인세 신고기한이 속한 달 말일로부터 3개월이다.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어떤 거래가 걸리나
상증세법 제45조의3(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 의제)은 두 가지 요건을 동시에 충족할 때만 적용된다. 하나만 넘으면 과세 대상이 아니다.
첫째 요건은 거래 비중이다. 수혜법인 매출액 중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에 대한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특수관계법인거래비율)이 정상거래비율을 넘어야 한다. 정상거래비율은 업종·규모가 아니라 기업 규모 구분에 따라 달라진다. 둘째 요건은 지분이다. 수혜법인에 대한 지배주주와 그 친족의 주식보유비율이 한계보유비율을 넘어야 한다.
| 구분 | 정상거래비율 | 한계보유비율 |
|---|---|---|
| 일반법인 | 30% | 3% |
| 중견기업 | 40% | 10% |
| 중소기업 | 50% | 10% |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는 지분 계산 범위를 좁게 잡는 경우다. 지배주주 본인 명의 지분은 2~3%대로 한계보유비율(3%) 근처라 안전하다고 판단했다가, 배우자와 성년 자녀가 각각 보유한 지분을 합산하면 15~20%대로 뛰어 한계보유비율을 크게 넘는 경우가 흔하다. 한계보유비율은 지배주주 개인 지분이 아니라 지배주주와 친족을 합산한 지분율로 판단한다. 간접보유 지분이 있으면 그 지분도 합산 대상에 들어간다.
증여세를 얼마나 추징당하나
증여의제이익은 세후영업이익에 두 초과율을 곱해 산출하고, 이 금액을 과세표준 삼아 일반 증여세 누진세율을 그대로 적용한다. 계산식은 다음과 같다.
증여의제이익 = 세후영업이익 × (특수관계법인거래비율 − 정상거래비율) × (지배주주 등 지분율 − 한계보유비율)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로 계산해 본다. 연매출 300억원 규모 제조업체 A사(일반법인, 중소기업 요건 미해당)의 지분 40%를 지배주주가 보유하고 있고, A사가 지배주주 자녀가 100% 소유한 용역업체 B사에 연간 매출의 55%를 발주한다고 가정한다. A사의 세후영업이익은 20억원이다.
| 구분 | 내용 | 수치 |
|---|---|---|
| 특수관계법인거래비율 | B사向 매출 비중 | 55% |
| 정상거래비율(일반법인) | 법정 기준 | 30% |
| ①초과 거래비율 | 55% − 30% | 25%p |
| 지배주주 지분율(친족 포함) | 본인 보유분 | 40% |
| 한계보유비율(일반법인) | 법정 기준 | 3% |
| ②초과 지분율 | 40% − 3% | 37%p |
| 세후영업이익 | A사 실적 | 20억원 |
| 증여의제이익 | 20억원 × 25% × 37% | 1억 8,500만원 |
증여의제이익 1억 8,500만원을 과세표준으로 놓으면 세율 구간은 1억~5억원 구간(세율 20%, 누진공제 1천만원)에 걸린다. 신고기한 내에 자진신고하면 신고세액공제 3%를 추가로 받는다.
| 구분 | 금액 |
|---|---|
| 과세표준(증여의제이익) | 1억 8,500만원 |
| 적용세율 구간 | 20% (1억~5억원) |
| 누진공제 | 1,000만원 |
| 산출세액 | 2,700만원 |
| 신고세액공제(3%) | 81만원 |
| 자진신고 시 납부세액 | 2,619만원 |
| 무신고 적발 시 추가 부담 | 가산세 540만원 + 납부지연가산세 |
배우자·직계존비속 증여재산공제(5천만원 등) 같은 통상적인 공제 항목이 이 증여의제이익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별도의 합산배제 규정이 적용되는지는 개별 사업연도와 수증자 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전문가 확인이 필요하다.
증여의제이익이 계산상 산출되더라도 세후영업이익이 0 이하인 사업연도는 과세되지 않는다. 곱셈 구조상 마이너스 값은 0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매출 비중을 낮출지 세후영업이익 흐름을 관리할지는 어느 쪽을 조정하기 쉬운지에 따라 갈린다.
국세청 2026년 터널링 조사에서 무엇을 보나
국세청은 2026년 세무조사 운영방향에서 지배주주가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회삿돈을 개인 회사로 옮기는 터널링을 집중조사 대상으로 명시했다. 조사 규모는 연 1만 4천건 내외로 유지하되, 주가조작 등 공동성장 훼손·민생침해 탈세·온라인 신종탈세·부동산 탈세 4대 분야에 조사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상장회사 대주주를 상대로 한 2차 세무조사도 이미 착수된 상태다.
실무에서 자주 보는 혼동은 상증세법 제45조의3과 제45조의5(특정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의제)를 같은 규정으로 여기는 것이다. 제45조의3은 정상적인 가격의 거래라도 물량이 특정 법인에 쏠렸다는 이유로 과세하는 반면, 제45조의5는 시가보다 낮거나 높게 거래해 특정법인에 이익을 몰아준 경우를 기준금액 이상일 때 과세한다. 국세청이 조사에서 두 규정을 함께 들여다보는 경우가 많아, 매출 비중만 낮춰뒀다고 안심할 수 없다.
지배주주가 지금 확인해야 할 것
지분 구조나 거래 비중을 바꾸기 전에, 결산이 끝난 사업연도 기준으로 두 초과율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부터 계산해봐야 한다. 계산도 하지 않고 지분을 정리하면 효과 없는 조치에 비용만 쓰는 셈이다.
특수관계법인거래비율이 정상거래비율을 크게 웃돈다면(예: 25%p 이상 차이) 매출 비중 조정이 더 직접적인 방법이다. 반대로 지분율이 한계보유비율을 근소하게 넘는 수준(5~7%대)이라면, 친족 간 지분 재배치로 한계보유비율 이하로 낮추는 쪽이 계산상 효과가 크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세후영업이익 규모와 사업연도별 변동성까지 함께 봐야 판단할 수 있다.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는 의도가 아니라 숫자로 판단된다. 거래비율과 지분율, 두 숫자가 기준선을 넘는 순간 과세된다.
결산이 끝난 시점에 두 비율을 직접 계산해보는 것이 신고기한을 놓치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세후영업이익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되는 사업연도부터 새로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