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크게 빠진 날, 보유 주식을 자녀 계좌로 옮기면 증여세를 아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급해집니다.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증여 상담이 늘어나는 이유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낮은 주가는 인정됩니다. 다만 상장주식의 증여재산 평가는 증여일 하루의 종가가 아니라 증여일 전후 각 2개월, 총 4개월 종가의 평균으로 이뤄집니다. 저점에서 증여해도 저점 가격이 그대로 과세 기준이 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증여 후 2개월 동안 주가가 반등하면 저점 증여가 고점 증여보다 세금이 더 나오는 일도 생깁니다.
평가 방식의 구조, 실제 금액 계산, 나중에 팔 때 생기는 부작용, 실행 순서까지 차례로 정리합니다.
저점 증여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4개월 평균이라는 완충 장치 때문에 효과가 크게 희석됩니다. 낮은 평가액은 자녀의 취득가액도 함께 낮추므로, 증여세 절감액과 나중의 양도세 증가분을 같이 비교해야 합니다.
증여일 전후 2개월 종가 평균은 어떻게 계산할까
상장주식은 평가기준일 이전 2개월과 이후 2개월 동안 공표된 거래소 최종 시세가액(종가)의 평균으로 평가합니다. 평가기준일은 증여의 경우 증여일입니다. 근거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3조 제1항 제1호 가목입니다.
증여일은 어느 날로 잡히나
실무에서는 주식이 수증자 계좌에 입고된 날을 증여일로 봅니다. 증여일이 공휴일 등 매매가 없는 날이면 전일이 기준이 됩니다. 평가기간 안에 증자·합병 같은 사유가 생겨 평균이 부적당해지면 법령이 정한 방식으로 기간을 조정해 계산합니다.
평가액은 증여 후 2개월이 지나야 확정된다
증여 후 2개월간의 주가는 증여 시점에 알 수 없습니다. 증여세 신고기한은 증여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이므로, 평가가 확정된 뒤 신고할 시간은 충분합니다. 월초에 증여하면 평가 종료 후 약 2개월, 월말에 증여하면 약 1개월이 남습니다. 주식을 증여받고 바로 팔아도 평가기간은 줄어들지 않고 이후 2개월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주가가 떨어진 날을 골라 증여하면 낮은 평가가 그대로 인정될까
인정됩니다. 저점을 골랐다는 이유만으로 국세청이 평가를 부인하지는 않습니다. 법이 정한 평가방식을 따랐다면 그 결과가 과세 기준입니다. 문제는 인정 여부가 아니라 저점 효과가 얼마나 남느냐입니다.
같은 저점 증여, 증여 후 흐름에 따라 세액이 달라진다
1만 주를 보유한 성인 자녀 1명에게 증여하는 경우를 가정합니다. 증여일 전 2개월 종가 평균은 10만 원으로 같고, 증여 후 흐름만 다릅니다. 앞뒤 구간의 거래일 수가 비슷하다고 보고 두 평균을 단순 평균했습니다. 성인 자녀 증여재산공제 5,000만 원(10년 합산)을 적용했고, 세율은 과세표준 5억 원 초과 10억 원 이하 30%(누진공제 6,000만 원), 10억 원 초과 30억 원 이하 40%(누진공제 1억 6,000만 원)입니다. 2026년 기준입니다.
| 구분 | A. 증여 후 반등 | B. 증여 후 하락 지속 |
|---|---|---|
| 증여 전 2개월 평균 | 10만 원 | 10만 원 |
| 증여 후 2개월 평균 | 12만 원 | 8만 원 |
| 4개월 평균(단순) | 11만 원 | 9만 원 |
| 평가액(1만 주) | 11억 원 | 9억 원 |
| 과세표준(공제 5,000만 원) | 10억 5,000만 원 | 8억 5,000만 원 |
| 산출세액 | 2억 6,000만 원 | 1억 9,500만 원 |
| 신고세액공제 3% 후 | 2억 5,220만 원 | 1억 8,915만 원 |
평가액 차이가 2억 원인데 세액 차이는 6,500만 원입니다. 과세표준이 10억 원선을 넘나들면 한계세율이 30%에서 40%로 올라가기 때문에 평균이 조금만 올라도 세금이 훌쩍 뜁니다. 저점을 골라 증여한 사람도 증여 후 반등하면 이 표의 A 열에 들어갑니다.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
상장사 주식 6억 원어치를 성인 자녀에게 넘기려던 50대 자영업자 사례가 전형적입니다. 시장이 급락한 날 계좌 이체를 마쳤는데, 이후 두 달간 주가가 반등해 4개월 평균이 예상보다 1억 원 넘게 올랐습니다. 저점 하루의 종가만 보고 세액을 미리 계산해 두었다가 신고 단계에서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급락이 이어진 시기에 증여한 경우에는 증여 전 고점 구간이 평균을 붙들어, 기대만큼 평가액이 내려가지 않는 일이 흔합니다.
자녀가 실제로 관리하지 않으면 증여 자체가 흔들린다
주식을 자녀 명의 계좌로 옮기고도 부모가 매매를 계속 지시하는 방식은 증여로 인정받지 못할 소지가 있습니다. 평가액의 문제가 아니라 증여 성립의 문제입니다. 계좌 개설, 자금 흐름, 매매 주체가 자녀 본인이어야 합니다.
증여 후 주가가 오르자 되돌리려는 경우, 반환 시기에 따라 당초 증여와 반환 모두 과세 여부가 달라집니다. 반환·취소는 세무 전문가 확인 후에 진행해야 합니다.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의 할증평가 여부도 별도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낮은 평가액이 나중에 팔 때 손해가 될 수 있을까
그렇습니다. 증여받은 주식을 양도할 때 취득가액은 증여일 기준으로 평가한 증여재산가액입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163조 제9항). 평가액이 낮으면 취득가액도 낮아 양도차익이 커집니다. 증여세에서 절감한 금액 일부를 양도세로 되돌려 내는 구조입니다.
양도세가 실제로 문제 되는 사람은 대주주입니다. 2026년 기준 장내 거래에서 종목당 보유금액이 50억 원 이상이거나 지분율 요건(코스피 1%, 코스닥 2% 등)을 충족하면 대주주로 봅니다. 대주주가 아닌 소액주주의 장내 매도차익은 과세되지 않으므로 낮은 취득가액이 손해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대주주 판정은 특수관계인 합산과 판정 시점이 얽혀 있어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대주주라고 가정하고 계산해 보겠습니다. 앞 표의 두 평가액(9억 원과 11억 원)으로 각각 증여받은 자녀가 나중에 12억 원에 전량 양도한다고 가정합니다. 양도소득 기본공제 250만 원, 세율 과세표준 3억 원 이하 20%를 적용했고 지방소득세는 제외했습니다.
| 구분 | 평가액 11억 원(A) | 평가액 9억 원(B) |
|---|---|---|
| 양도가액 | 12억 원 | 12억 원 |
| 취득가액(증여 평가액) | 11억 원 | 9억 원 |
| 양도차익 | 1억 원 | 3억 원 |
| 양도세(20%) | 1,950만 원 | 5,950만 원 |
| 증여세(공제 후) | 2억 5,220만 원 | 1억 8,915만 원 |
| 증여세 + 양도세 합계 | 2억 7,170만 원 | 2억 4,865만 원 |
증여세는 6,305만 원 줄고 양도세는 4,000만 원 늘어, 순절감은 2,305만 원입니다. 절감이 남는 이유는 증여세 한계세율(30~40%)이 양도세율(20%)보다 높기 때문입니다. 과세표준이 5억 원 이하로 내려가 한계세율이 20%인 구간에서는 격차가 사라져 저점 증여의 실익이 거의 없습니다. 판단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증여 과세표준이 5억 원을 크게 넘는다면 낮은 평가가 유리하고, 5억 원 이하이면서 대주주에 해당한다면 평가액에 매달릴 이유가 줄어듭니다.
증여 직후 자녀 명의로 팔아 세금을 줄이는 방식
증여받은 자녀가 바로 주식을 팔아 양도세를 줄이는 구조는 증여 후 일정 기간 내 양도 시 증여자가 직접 양도한 것으로 보는 규정과 부당행위계산 부인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적용 요건은 자산 종류와 보유 상황에 따라 갈리므로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저점 증여를 실행한다면 어떤 순서로 판단할까
순서는 평가기간 확인, 증여 실행, 평균 산출과 신고입니다. 증여일 이전 2개월 주가가 이미 고점권이었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 증여 전 2개월 주가를 먼저 봅니다. 앞 구간이 고점권이면 저점 증여를 해도 평균이 붙들려 효과가 작습니다. 하락이 이미 2개월 이상 이어진 뒤라면 앞 구간 부담이 줄어듭니다.
- 분할 증여를 검토합니다. 저점 판단에 자신이 없다면 몇 개월에 걸쳐 나눠 증여해 평가 시점을 분산할 수 있습니다. 증여재산공제는 10년 합산이므로 자녀 1인당 총액 관리가 필요합니다.
- 취득가액 부담이 큰지 확인합니다. 대주주에 해당하거나 곧 해당될 가능성이 있다면 증여세 절감과 양도세 증가분을 합산해 비교합니다.
- 신고기한을 지킵니다. 기한 내 신고하면 신고세액공제 3%를 받고, 늦으면 무신고 가산세가 붙습니다.
주가 저점은 세금 계산의 시작일 뿐, 평균과 취득가액이라는 두 장치를 함께 계산해야 절세가 됩니다.
증여 시점을 바꾸는 것보다 증여 규모와 시기 분산, 대주주 여부 확인이 세금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경우가 많습니다. 보유 종목과 평가기간별 종가를 대입한 사전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면 세무법인 다솔 × 안택스에서 검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