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전력 75kW를 넘는 순간부터 전기안전관리자를 선임해야 합니다. 특고압으로 전기를 받는 건물이라면 용량과 상관없이 선임 의무가 발생합니다. 대부분의 중소형 빌딩은 이 기준에 걸리지만, 상근 직원을 채용하는 대신 대행 계약으로 의무를 이행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신사동 인근 중소형 빌딩주들과 상담하다 보면 "우리 건물도 선임 대상인지", "대행 계약으로도 법적으로 문제없는지"를 가장 먼저 묻습니다. 용량별 기준과 대행 제도의 구조를 정확히 알면 판단이 어렵지 않습니다.
계약전력 75kW 이상이거나 특고압으로 수전하면 전기안전관리자 선임 의무가 발생합니다. 75kW~1,000kW 미만 구간은 대행 계약으로 상근 채용 없이 의무를 이행할 수 있고, 연간 비용 차이는 수천만 원에 달합니다.
계약전력 75kW가 전기안전관리자 선임을 가르는 기준
전기안전관리법 제22조는 자가용전기설비를 가진 건물주에게 전기안전관리자 선임 의무를 지웁니다. 이 의무가 실제로 발동하는 지점은 계약전력 75kW입니다. 75kW 미만이면 원칙적으로 선임 의무가 없고, 75kW를 넘어서는 순간 법적 의무로 전환됩니다.
계약전력은 한전과 맺은 수전계약서에 적힌 숫자입니다. 건물 준공 당시의 계약전력이 아니라 현재 시점 기준입니다. 임차인이 늘어나 냉난방·주방설비가 추가되면서 증설 계약을 한 경우, 준공 때는 60kW였던 건물이 지금은 90kW로 올라가 있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건물주가 인지하지 못한 채로 선임 의무를 위반하고 있는 상태가 됩니다.
특고압, 즉 22.9kV를 초과하는 전압으로 수전하는 건물은 계약전력이 얼마든 상관없이 선임 의무가 발생합니다. 중소형 빌딩 대부분은 저압이나 고압으로 수전하지만, 자체 변전실을 두고 여러 동에 전기를 배분하는 대형 복합 건물이라면 특고압 수전인 경우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매입 전 실사 단계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항목입니다.
상근 선임과 대행 계약, 법적 효력은 같은가
결론부터 말하면 같습니다. 전기안전관리법 제22조 2항은 자가용전기설비 소유자가 전기안전관리 업무를 자격을 갖춘 대행사업자나 개인대행자, 한국전기안전공사에 위탁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대행 계약을 맺으면 그 시점부터 전기안전관리자를 선임한 것과 동일하게 인정됩니다.
대행이 가능한 구간은 저압 수전설비 기준 1,000kW 미만입니다. 이 구간 안에서는 상근 직원을 채용하지 않고도 법을 지킬 수 있습니다. 1,000kW를 넘어서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구간부터는 상근 선임이 원칙이고, 대행 계약으로 대체할 수 있는 선택지 자체가 사라집니다.
아래 표는 용량 구간별로 선임 방법이 어떻게 갈리는지 정리한 것입니다.
| 구분 | 75kW 미만 | 75kW~1,000kW 미만 | 1,000kW 이상·특고압 |
|---|---|---|---|
| 선임 의무 | 원칙적으로 없음 | 있음 | 있음 |
| 선임 방법 | 해당 없음 | 상근 채용 또는 대행 | 상근 채용(대행 불가) |
| 점검 방식 | - | 대행업체 정기 방문점검 | 상시 상주 관리 |
| 예상 비용 | - | 월 15만~40만원대 | 연 4,000만원 이상 인건비 |
300kW 빌딩, 대행과 상근 중 어느 쪽이 유리한가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판단이 훨씬 쉬워집니다. 강남 인근 연면적 3,300㎡, 6층 규모, 계약전력 300kW 저압 수전 빌딩을 기준으로 잡겠습니다.
대행 계약을 선택하면 설비 규모와 점검 주기에 따라 월 대행료가 15만원에서 40만원 사이에서 결정됩니다. 300kW 규모라면 통상 월 25만원 안팎이 많고, 연간으로 환산하면 300만원 수준입니다. 정기점검은 대행업체가 월 1~2회 방문해서 처리합니다.
상근 직원을 채용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전기 분야 실무 경력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할 경우 급여만 연 3,500만~4,000만원 수준이고, 4대보험 사업주 부담분을 더하면 연간 인건비가 4,000만원을 넘어갑니다(시장 임금 기준 추정치이며 채용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같은 300kW 건물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연간 비용 차이가 13배 이상 벌어집니다. 판단 기준은 명확합니다. 계약전력이 1,000kW 미만이고 상시 상주 관리가 필요할 정도로 설비가 복잡하지 않다면 대행 계약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반대로 계약전력이 1,000kW에 근접했거나 비상용 발전설비·태양광 설비가 함께 있어 점검 항목이 많아지는 건물이라면, 대행료 자체가 올라가면서 상근 채용과의 비용 차이가 좁혀지는 지점이 생깁니다. 이 지점부터는 개별 견적을 받아 비교하는 편이 낫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은 계약전력이 아니라 대행업체의 '수용 한도'입니다. 대행사업자는 법인 기준으로 여러 건물을 동시에 맡을 수 있는 총 용량 한도가 정해져 있습니다. 이미 다른 계약으로 한도에 가까운 대행업체와 신규 계약을 맺으면, 대행 자체가 법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선임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계약 전 대행업체에 잔여 대행 가능 용량을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대행 계약에서 실제로 문제가 되는 지점
대행 계약을 맺었다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개인대행자와 법인 대행사업자는 대행할 수 있는 총 용량 한도가 다릅니다. 개인대행자는 여러 건물을 합쳐 1,550kW 미만까지, 법인 대행사업자는 4,500kW 미만까지 맡을 수 있습니다. 이 한도를 넘긴 상태로 대행 계약을 맺으면 법정 점검횟수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점검 횟수도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지켜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용량이 클수록 월 방문 점검 횟수가 늘어나는데, 서류상으로는 계약대로 되어 있어도 실제 방문이 누락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고가 났을 때 점검 기록이 없으면 대행업체와 건물주 모두 책임 소재가 불리해집니다.
매입한 건물에 이미 대행 계약이 걸려 있는 경우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소유권이 바뀌면 대행 계약도 새로 체결해야 하는데, 이 절차를 놓치고 넘어가면 소유권 이전 시점부터 선임 공백이 생깁니다. 매입 잔금일 전에 기존 계약 승계 여부와 신규 계약 체결 일정을 미리 맞춰두는 게 안전합니다.
전기안전관리자 선임은 건물 규모가 아니라 계약전력으로 판단합니다.
빌딩 하나의 전기설비를 관리하는 일은 선임 여부를 확인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계약전력 변동, 대행업체의 잔여 한도, 소유권 이전 시 계약 승계까지 챙겨야 할 지점이 겹쳐 있습니다. 안택스 에셋은 빌딩 취득부터 관리, 매각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이런 법정 의무 항목들을 함께 점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