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를 물려받는 3040세대 상담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이 있다. 한 번에 증여하면 과세표준이 커져 높은 세율 구간에 걸리니, 지분을 나눠 몇 차례에 걸쳐 신고하면 세금을 줄일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국세청은 2026년 10월 국정감사를 전후로 강남4구와 마포·용산·성동(마용성) 고가 아파트 증여 건을 전수검증하겠다고 예고했고, 검증 대상에는 쪼개기 증여와 세대생략을 통한 합산 회피가 명시적으로 포함돼 있다. 나눠 신고한 증여가 적발되면 세금이 어떤 항목으로, 얼마나 추가로 부과되는지를 실제 숫자로 짚어본다.
쪼개기 증여가 적발되면 국세청은 여러 차례의 증여를 하나의 증여로 재구성해 누진세율을 다시 매긴다. 부족해진 본세에 과소신고가산세 10~40%와 납부지연가산세(연 약 8%)가 더해지며, 고의성이 인정되는지에 따라 가산세 부담이 네 배까지 벌어진다.
나눠 낸 증여가 국세청 앞에서는 왜 '한 건'으로 되돌아오는가
증여세는 증여 행위 한 번마다 별도로 계산하는 세금이 아니다.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7조 제2항은 증여일 전 10년 이내에 동일인으로부터 받은 증여재산가액의 합계가 1천만원 이상이면 그 금액을 과세가액에 더하도록 정한다. 아파트 지분을 절반씩 두 번에 나눠 받든, 네 번에 나눠 받든 같은 사람에게서 10년 안에 받은 것이라면 세법상으로는 하나의 증여로 취급된다.
여기에 국세기본법 제14조의 실질과세원칙이 더해진다. 등기를 몇 차례로 나눠서 했다는 형식보다 실제로 하나의 자산이 한 명의 증여자에게서 한 명의 수증자에게 이전됐다는 실질을 국세청이 우선한다. 지분을 나눠 등기하면 법적으로 별개의 증여가 된다는 생각은 등기 실무와 과세 실무를 혼동한 것이다. 등기는 지분별로 여러 번 할 수 있어도, 과세는 동일인 합산규정에 따라 다시 합쳐진다.
나눠 신고한 세금과 국세청이 다시 매긴 세금, 얼마나 차이 나는가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를 단순화하면 이렇다. 강남 소재 아파트 한 채(유사매매사례가액 기준 시가 20억원)를 아버지가 아들에게 증여하면서, 2024년에 지분 50%(10억원), 2025년에 나머지 지분 50%(10억원)로 나눠 두 차례 신고했다. 매회 성년자녀 증여재산공제 5천만원을 각각 적용해 회당 과세표준 9억5천만원으로 계산하면,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구간 세율 30%(누진공제 6천만원)가 적용돼 회당 산출세액은 2억2천5백만원, 두 번 합쳐 4억5천만원을 신고·납부한 셈이 된다.
| 과세표준 | 세율 | 누진공제 |
|---|---|---|
| 1억원 이하 | 10% | 없음 |
| 1억원 초과 ~ 5억원 이하 | 20% | 1천만원 |
| 5억원 초과 ~ 10억원 이하 | 30% | 6천만원 |
| 10억원 초과 ~ 30억원 이하 | 40% | 1억6천만원 |
| 30억원 초과 | 50% | 4억6천만원 |
국세청이 전수검증 과정에서 이 두 건을 동일인 10년 합산 대상으로 확인하면, 20억원을 하나의 증여로 재구성한다. 증여재산공제는 10년간 1회(5천만원)만 인정되므로 과세표준은 19억5천만원이 되고,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구간 세율 40%(누진공제 1억6천만원)가 적용돼 산출세액은 6억2천만원으로 다시 계산된다. 이미 낸 4억5천만원을 빼면 부족한 본세만 1억7천만원이다. 여기에 가산세와 납부지연가산세가 더해진다.
| 구분 | 분할 신고(2회 합계) | 국세청 재계산(1건 통합) |
|---|---|---|
| 과세표준 | 9억5천만원 × 2회 | 19억5천만원 |
| 적용 세율 | 30%(구간별 개별 적용) | 40%(합산 후 단일 적용) |
| 산출세액 | 4억5천만원 | 6억2천만원 |
| 부족 본세 | - | 1억7천만원 |
과소신고냐 부정행위냐, 가산세율이 네 배 갈리는 기준
부족한 본세 1억7천만원에 어떤 가산세율이 붙는지는 국세청이 고의성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려 있다. 국세기본법상 일반 과소신고가산세는 부족세액의 10%지만, 부정한 행위로 과소신고했다고 인정되면 40%로 뛴다. 같은 1억7천만원이라도 전자는 1천7백만원, 후자는 6천8백만원으로 5천1백만원 차이가 난다.
실무에서 고의성을 가르는 기준은 대체로 세 가지다. 첫째, 증여 시점과 신고 시점이 부자연스럽게 쪼개져 있는지다. 세무 상담 직후 짧은 간격으로 지분을 나눠 등기한 정황은 계획적 분할로 읽히기 쉽다. 둘째, 자금출처가 실제로는 한 명인데 서류상 여러 명으로 위장됐는지다. 아버지가 증여세와 취득세를 대신 내주면서 그 돈을 조부가 준 것처럼 세대생략 증여로 꾸미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셋째, 신고 자체를 하지 않고 방치했는지다. 이 경우는 과소신고가 아니라 무신고가산세(20%, 부정행위는 40%)가 적용된다.
단순히 합산규정을 몰라서 나눠 신고한 경우와, 세무 상담을 받고도 의도적으로 쪼갠 경우를 국세청이 같은 잣대로 보지 않는다는 점은 실무에서 자주 오해되는 지점이다. 신고서에 증여 이력을 스스로 밝히지 않고 국세청 검증으로 뒤늦게 드러났다면, 소명 과정에서 고의성 없음을 입증하는 쪽이 훨씬 불리해진다.
| 가산세 구분 | 세율 | 이번 사례 적용 시 |
|---|---|---|
| 일반 과소신고가산세 | 10% | 1천7백만원 |
| 부정과소신고가산세 | 40% | 6천8백만원 |
| 납부지연가산세 | 1일 0.022%(연 약 8%) | 약 1천3백65만원(미납 365일 가정) |
세무 상담을 받은 직후 곧바로 지분을 나눠 등기하면, 상담 기록 자체가 계획적 분할의 정황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국정감사 이후 전수검증에서 특히 걸리는 지점
국세청은 2025년 12월 강남4구와 마용성 지역에서 이뤄진 아파트 증여 2천77건을 전수검증한 데 이어, 2026년 10월 국정감사를 계기로 검증을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실제 적발 사례 중에는 시세 60억원대 아파트를 감정평가액 39억원으로 낮춰 신고한 경우, 아버지가 아파트와 현금을 함께 증여하면서 현금 부분만 조부가 세대생략으로 준 것처럼 위장해 합산을 피하려 한 경우가 포함돼 있다.
전수검증에서는 네 가지가 함께 확인된다. 유사매매사례가액이 실제 시가와 얼마나 차이 나는지, 동일인 판단에서 배우자(어머니 또는 아버지)의 증여가 누락되지 않았는지, 증여세와 취득세 납부자금을 부모가 대신 내준 사실이 있는지, 그리고 무신고 상태로 방치된 증여가 있는지다.
마지막 항목이 특히 무겁다. 상속세와 증여세의 부과제척기간은 원칙적으로 10년이지만, 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부정한 행위로 세금을 포탈한 경우에는 15년까지 늘어난다. 10년 전 지분 증여라 해도 신고 자체가 없었다면 여전히 추징 대상이 될 수 있다.
나눠 낸 증여는 국세청 앞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합산돼 다시 계산될 뿐이다.
지분을 나눠 신고하는 방법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문제는 합산규정을 무시한 채 낮은 세율 구간에 맞추려는 의도가 드러날 때 발생하는 가산세다. 이미 나눠 신고를 마친 상태라면, 고의성 판단의 근거가 될 정황부터 점검하는 편이 빠져나갈 여지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