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을 설립할 때 발기인 요건이나 지분 분산을 이유로 가족이나 지인 이름을 빌려 주식을 등재해 둔 회사가 여전히 많다. 시간이 지나 회사 가치가 커지고 나면, 명의만 빌려준 사람 이름으로 남아 있는 주식을 실제 주인 이름으로 되돌려 놓고 싶다는 문의가 상담에서 자주 나온다.
결론부터 말하면, 명의신탁을 해지하고 원래 주인 이름으로 되돌리는 것 자체는 증여세 과세 대상이 아니다. 문제는 그 반대다. "명의만 빌려준 것"이라는 사실을 객관적인 자료로 증명하지 못하면, 국세청은 이 명의개서를 새로운 증여로 보고 세금을 매길 수 있다.
명의신탁 주식에 왜 애초에 증여세 문제가 생기는지, 되찾아오는 과정에서 무엇을 갖춰야 안전한지, 실무에서 자주 걸려 넘어지는 지점이 어디인지를 순서대로 짚어본다.
명의신탁 주식을 실제 소유자 명의로 되찾아오는 것 자체는 증여가 아니다. 관건은 "애초에 명의신탁이었다"는 사실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입증하느냐다.
명의신탁 주식에 증여세가 붙는 시점은 되찾을 때가 아니라 맡길 때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2는 등기·등록·명의개서를 필요로 하는 재산에서 실제 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르면, 명의자 앞으로 명의를 옮긴 날에 실제 소유자가 명의자에게 그 재산을 증여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부동산은 부동산실명법이 별도로 적용되므로 이 조항의 대상에서 빠지고, 비상장주식을 포함한 주식은 이 조항이 가장 흔하게 적용되는 재산이다.
다만 조세회피 목적 없이 다른 사람 이름을 빌린 경우는 이 규정에서 제외된다. 그런데 조세회피 목적이 없었다는 사실은 명의를 빌려준 쪽이 아니라 명의를 빌린 실제 소유자가 입증해야 하고, 실무에서는 이 입증이 쉽지 않다.
누가 세금을 내는가 — 2019년 이후 달라진 부분
2019년 1월 1일 이후 명의개서분부터는 증여세 납세의무자가 명의자(수탁자)가 아니라 실제 소유자(신탁자)로 바뀌었다. 예전에는 명의만 빌려준 사람이 증여세를 떠안는 구조였지만, 지금은 실질적으로 이익을 얻는 실제 소유자가 세금을 낸다. 또한 명의신탁 증여의제 재산은 합산배제증여재산이어서 배우자공제나 직계존비속공제 같은 증여재산공제를 적용받지 못하고, 평가액 전체가 그대로 과세표준이 된다.
실제 소유자에게 되돌아오는 건 왜 새로운 증여가 아닌가
명의신탁 관계에서는 애초에 재산의 실질적인 주인이 바뀐 적이 없다. 명의만 빌려준 사람 이름으로 등재돼 있었을 뿐, 배당을 받고 의결권을 행사하며 처분을 결정하는 주체는 줄곧 실제 소유자였다. 이 관계를 해지하고 원래 이름으로 되돌리는 것은 소유권이 새로 넘어가는 거래가 아니라, 명의를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행위에 가깝다. 국세청 해석과 여러 판례도 명의신탁 해지에 따른 환원 자체에는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여기서 자주 헷갈리는 지점이 하나 있다. 명의수탁자가 주식을 팔고 그 대금으로 같은 사람 이름으로 다시 주식을 사들인 경우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증여로 보지 않는다. 매도와 재취득이라는 형식을 거쳤더라도 실질은 명의신탁 관계의 연장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명의신탁 관계였다는 사실 자체를 증명하지 못하면, 겉모습이 같은 "명의 이전"이라도 과세관청은 이를 순수한 신규 증여로 판단할 수 있다.
| 구분 | 명의신탁 해지·환원 | 신규 증여로 보는 경우 |
|---|---|---|
| 실질 소유권 | 처음부터 실제소유자에게 있었음 | 명의자에게 실질 귀속돼 있었음 |
| 자금 흐름 | 최초 취득대금이 실제소유자 계좌에서 지급 | 자금출처 확인 불가 또는 명의자 자금 |
| 배당·의결권 | 실제소유자가 실질적으로 행사·수령 | 명의자가 독자적으로 행사·수령 |
| 증여세 과세 | 과세되지 않음 | 과세표준 전액에 증여세 과세 |
실무에서는 왜 환원 신청이 새로운 증여로 둔갑하는가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가 있다.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대표가 2016년 법인을 설립하면서 지분 20%를 동생 이름으로 등재해 두었다. 당시 이 지분의 시가는 5천만원 정도였다. 2026년 현재 회사 가치가 커지면서 동생 명의로 남아 있는 주식의 시가는 6억원 수준까지 올랐고, 대표는 이 주식을 본인 이름으로 되돌리려 했다. 그런데 관할 세무서는 이 명의개서를 명의신탁 해지가 아니라 새로운 증여로 보고 사전 안내문을 보냈다.
명의신탁이었다는 주장만으로는 세무서를 설득할 수 없다. 국세청이 요구하는 것은 서류로 확인되는 객관적인 정황이다. 주식 취득대금이 실제로 대표의 계좌에서 나갔는지, 그동안의 배당금이 동생의 소득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대표에게 귀속됐는지, 주주총회 의결권을 대표가 행사해 왔는지, 애초에 명의를 빌릴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었는지가 함께 소명돼야 한다. 이 사례는 결국 대표 명의 계좌에서 나간 주식대금 이체 내역과 배당소득 실질귀속 자료, 의결권 위임장을 갖춰 소명한 뒤에야 과세를 피할 수 있었다.
명의신탁 해지·환원이라고 스스로 주장해도 객관적인 입증자료가 없으면 국세청은 이를 새로운 증여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명의개서를 진행하기 전에 자금출처와 배당금 귀속 내역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입증에 실패했을 때 부담이 얼마나 커지는지를 숫자로 보면 체감이 다르다. 시가 6억원짜리 주식이 새로운 증여로 과세된다고 가정하면, 형제자매 사이라 증여재산공제 1천만원을 적용해도 과세표준은 5억9천만원이다. 2026년 기준 증여세율 구간(10억원 이하 30%, 누진공제 6천만원)을 적용하면 산출세액은 5억9천만원×30%-6천만원=1억1700만원이다. 기한 내 자진신고로 3% 신고세액공제를 받아도 실제 납부세액은 1억1349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애초 신고 없이 세무서 안내로 뒤늦게 밝혀졌다면 무신고가산세 20%와 하루 0.022%씩 붙는 납부지연가산세까지 더해진다.
| 과세표준 | 세율 | 누진공제액 |
|---|---|---|
| 1억원 이하 | 10% | 없음 |
| 1억원 초과 5억원 이하 | 20% | 1천만원 |
|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 30% | 6천만원 |
|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 40% | 1억6천만원 |
| 30억원 초과 | 50% | 4억6천만원 |
환원이 안전하게 인정받으려면 무엇을 갖춰야 하나
판단 기준은 회사가 언제, 어떤 사정으로 설립됐는지에 따라 갈린다. 2001년 7월 23일 이전에는 상법상 발기인이 3인(1996년 9월 30일 이전은 7인) 이상이어야 법인 설립이 가능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다른 사람 이름을 주주로 올린 회사가 많았다. 국세청은 이런 오래된 사정을 감안해 명의신탁주식 실제소유자 확인제도를 운영한다.
설립일이 2001년 7월 23일 이전이고, 실명전환일 현재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제2조가 정하는 중소기업에 해당하며, 실제 소유자와 명의수탁자가 모두 법인 설립 당시 발기인으로서 그때부터 명의신탁해 온 주식을 되돌리는 경우라면, 이 확인제도를 통해 비교적 간소한 서류만으로 증여세 부담 없이 환원할 수 있다. 이 요건을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확인제도를 이용할 수 없고, 앞서 설명한 원칙대로 자금출처와 배당·의결권 귀속 자료를 직접 갖춰 소명해야 한다.
첫째, 확인제도 대상인지부터 가른다. 설립일과 발기인 요건, 중소기업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둘째, 대상이 아니라면 자금출처 자료부터 모은다. 주식 취득대금이 실제 소유자 계좌에서 나갔다는 이체 내역이 가장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 셋째, 배당금과 의결권 행사 내역, 명의신탁 해지에 대한 당사자 간 확인서를 함께 준비해 명의개서와 증여세 신고 여부를 검토한다. 여기에 더해, 최초 명의신탁 시점이 국세기본법상 부과제척기간(원칙 10년, 무신고인 경우 15년) 이내라면 환원과는 별개로 최초 신탁 자체에 대한 증여의제 과세 리스크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명의신탁 주식을 되찾아오는 것 자체는 증여가 아니다. 다만 그 사실을 증명하는 몫은 온전히 실제 소유자에게 있다.
환원 신청을 서두르기 전에 자금출처와 배당금 귀속 자료부터 정리해 두는 편이, 세무서의 사전 안내문을 받고 나서 소명 자료를 찾아 헤매는 것보다 언제나 수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