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이나 뉴욕증시 상장을 준비하는 비상장기업 오너들 사이에서 요즘 같은 질문이 자주 나온다. 2027년 1월부터 해외상장 추진주식도 공모가격과 보충적 평가액 중 큰 금액으로 평가받게 되는데, 그 전에 자녀에게 지분을 서둘러 넘겨야 하느냐는 것이다.
답은 회사가 상장 절차의 어느 단계에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규정은 해외상장을 추진하는 모든 기업에 똑같이 적용되지 않는다. 상장신청 직전의 좁은 기간에만 작동하도록 설계된 규정이어서, 아직 예비심사나 상장 신고 단계에 들어가지 않은 회사라면 2027년이 지나도 당장은 적용받지 않는다. 반대로 상장이 눈앞에 와 있는 회사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시행일 자체보다 중요한 건 두 가지다. 회사가 상장신청에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그리고 서둘러 증여를 마쳐도 이후 상장으로 주가가 오르면 별도로 과세되는 규정이 있는지다.
해외상장 추진주식 평가규정(2027년 1월 1일 시행)은 상장신청 직전 3~6개월이라는 좁은 기간에만 적용된다. 서두를지 말지는 시행일이 아니라 회사의 상장 절차 단계로 판단해야 한다.
무엇이, 왜 바뀌는가
국내 증권시장 상장을 준비 중인 비상장주식은 이미 오래전부터 특별한 평가방법을 적용받아왔다. 상증세법 시행령 제57조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을 위한 유가증권신고(또는 상장신청) 직전 6개월부터 상장 전까지의 기간에 해당 주식을 증여하거나 상속하면, 금융위원회 기준에 따라 결정된 공모가격과 상증세법상 보충적 평가액 중 큰 금액으로 평가하도록 정한다. 증여세가 부과되는 경우에는 이 기간이 3개월로 짧아진다.
문제는 이 규정이 한국거래소 상장을 전제로 짜여 있었다는 점이다. 나스닥이나 뉴욕증권거래소처럼 해외 증권시장에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은 이 규정의 적용대상이 아니었다. 그래서 해외상장을 코앞에 둔 기업의 오너가 자녀에게 지분을 넘길 때도,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3대 2로 가중평균한 보충적 평가액만으로 신고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성장기업의 보충적 평가액은 실제 공모가보다 현저히 낮게 나오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미래 성장가치가 아니라 과거 손익과 장부상 순자산을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2026년 세제개편으로 이 공백이 메워진다. 국내 상장 추진 주식에 적용하던 평가방법을 해외 증권시장 상장 추진 주식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상증세법 시행령 개정에 반영됐고, 시행일은 2027년 1월 1일이다. 시행일 이후에는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의 지분도 공모가격과 보충적 평가액 중 큰 금액으로 평가받는다.
| 구분 | 국내 증권시장(코스피·코스닥) 상장 추진 | 해외 증권시장(나스닥 등) 상장 추진 |
|---|---|---|
| 적용 근거 | 상증세법 시행령 제57조 | 상증세법 시행령 제57조(2026년 개정) |
| 평가방법 | 공모가격과 보충적 평가액 중 큰 금액 | 2026년까지 보충적 평가액만 / 2027.1.1.부터 큰 금액 적용 |
| 적용기간 | 상장신청 직전 6개월(증여세 3개월)~상장 전 | 동일(시행일 이후) |
| 시행시기 | 이미 시행 중 | 2027년 1월 1일 |
서두를지는 상장 절차 단계로 판단한다
규정이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해서, 그 이후 이뤄지는 모든 증여가 공모가 기준으로 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적용 대상은 상장신청(또는 이에 준하는 절차) 직전 6개월, 증여세는 3개월이라는 좁은 창에 들어오는 주식뿐이다. 시리즈 투자를 유치하는 단계, 주간사를 막 선정한 단계, 상장 계획만 세운 단계라면 이 창에 들어오지 않는다. 시행일이 지나도 보충적 평가액 기준이 그대로 적용된다.
반대로 상장 신고서 제출이나 이에 준하는 절차가 임박한 회사라면 판단이 달라진다. 2026년 안에 증여를 마치면 아직 규정 적용대상이 아니므로 보충적 평가액으로 신고할 수 있다. 같은 지분을 2027년 1월 1일 이후, 상장신청 직전 3개월 이내에 증여하면 공모희망가액과 보충적 평가액 중 큰 금액이 적용된다. 이 경우 세부담 차이는 결코 작지 않다.
판단 기준은 하나다. 회사가 상장신청 시점에 얼마나 가까워졌는가. 상장까지 아직 몇 년 남은 회사의 오너가 규정 시행일에 쫓겨 서두를 이유는 크지 않다. 반면 주간사 선정을 마치고 상장 신고 절차를 준비 중인 회사라면, 2026년 안에 증여를 마치는 쪽이 유리한 경우가 많다.
구체적 숫자로 보는 세액 차이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시나리오로 계산해 보면 격차가 뚜렷해진다. 발행주식 총수 400만주, 보충적 평가액 1주당 2만5,000원인 비상장 IT기업을 가정한다. 오너가 자녀에게 지분 2%(8만주)를 증여한다고 하면, 보충적 평가액 기준 증여재산가액은 20억원이다.
같은 회사가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공모희망가액을 1주당 7만5,000원으로 제시했다고 하자. 보충적 평가액의 3배 수준이다. 규정 적용대상 기간에 증여했다면 증여재산가액은 8만주 곱하기 7만5,000원, 즉 60억원으로 뛴다. 지분 수량은 그대로인데 평가 기준만 바뀌면서 과세표준이 3배가 된다.
| 구분 | 보충적평가액 기준(규정 미적용) | 공모가 기준 적용(규정 적용대상) |
|---|---|---|
| 1주당 평가액 | 2만5,000원 | 7만5,000원 |
| 증여 주식수 | 8만주(지분 2%) | 8만주(지분 2%) |
| 증여재산가액 | 20억원 | 60억원 |
| 증여재산공제 | 5,000만원 | 5,000만원 |
| 과세표준 | 19억5,000만원 | 59억5,000만원 |
| 적용세율 구간 | 40%(누진공제 1억6,000만원) | 50%(누진공제 4억6,000만원) |
| 신고세액공제 3% 반영 후 납부세액 | 약 6억 140만원 | 약 24억 3,955만원 |
성년 자녀 증여재산공제 5,000만원을 뺀 과세표준은 각각 19억5,000만원과 59억5,000만원이다. 2026년 기준 증여세율은 과세표준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구간이 40%(누진공제 1억6,000만원), 30억원 초과 구간이 50%(누진공제 4억6,000만원)다. 신고세액공제 3%를 반영한 실제 납부세액은 약 6억 140만원과 약 24억 3,955만원으로 갈린다. 같은 지분, 같은 회사 가치인데 평가 시점 하나로 세부담이 4배 가까이 벌어진다.
| 과세표준 | 세율 | 누진공제액 |
|---|---|---|
| 1억원 이하 | 10% | 없음 |
| 1억원 초과 5억원 이하 | 20% | 1,000만원 |
|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 30% | 6,000만원 |
|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 40% | 1억6,000만원 |
| 30억원 초과 | 50% | 4억6,000만원 |
서둘러 증여해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
규정 시행 전에 증여를 마쳤다고 끝난 게 아니다. 상증세법 제41조의3은 최대주주 등의 특수관계인이 주식을 증여받거나 취득한 뒤 5년 이내에 그 회사가 증권시장에 상장돼 가치가 오르면, 당초 과세가액을 초과하는 이익을 별도의 증여재산가액으로 보아 다시 과세하도록 정한다. 나스닥 상장으로 주가가 급등하면 상장 시점에 다시 세금 계산이 들어온다는 뜻이다.
이 규정을 놓치는 경우가 실무에서 의외로 많다. 증여 시점에 낮은 가액으로 신고했으니 끝났다고 생각하고 넘어갔다가, 상장 후 몇 년 뒤 정산 통지를 받고서야 존재를 알게 되는 사례가 반복된다. 적용 요건은 세 가지다. 증여·취득일로부터 5년 이내 상장일 것, 최대주주 등의 특수관계인일 것, 그로 인해 당초 과세가액을 초과하는 이익이 발생했을 것이다. 세 요건이 모두 충족돼야 정산 대상이 되지만, 오너의 자녀에게 지분을 넘기는 전형적인 상황은 대부분 이 요건에 들어맞는다.
해외상장 추진주식 평가규정이 적용되는 기간은 상장신청(또는 이에 준하는 절차) 직전 3~6개월로 한정됩니다. 이 기간이 지나기 전에 서둘러 증여해도, 이후 5년 이내 상장으로 주가가 급등하면 상증세법 제41조의3에 따라 그 차익에 별도로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해외 증권시장 상장이 이 규정의 적용범위에 어디까지 포함되는지는 거래소별로 세부 판단이 갈릴 수 있어, 실제 상장을 앞둔 사안이라면 신고 전에 개별적으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증여 타이밍을 가르는 건 규정 시행일이 아니라 상장신청까지 남은 거리다.
해외상장 추진주식 평가규정은 2027년 1월 1일부터 적용되지만, 실제로 그 영향을 받는 회사는 상장신청 직전 3~6개월 구간에 들어선 곳으로 한정된다. 상장까지 시간이 남은 회사라면 시행일에 쫓길 이유가 없고, 상장이 임박한 회사라면 증여 시점과 5년 이내 상장이익 정산 규정을 함께 검토해야 실제로 유리한 결론에 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