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이 "우리는 갱신요구권이 있으니 나가지 않겠다"고 하고, 건물주는 "환산보증금이 9억이 넘으니 상가임대차보호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맞서는 장면은 강남·성수·마포 1층 상가에서 흔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 주장 모두 절반만 맞습니다.
서울 환산보증금 9억 원을 넘는 임대차에도 계약갱신요구권(최초 계약부터 최장 10년)은 적용됩니다. 빠지는 것은 차임 증액 5% 상한과 증액 1년 간격 제한입니다. 건물주는 재계약 때 인상률 숫자에 묶이지 않지만,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하면 정당한 거절 사유 없이 내보낼 수도 없습니다.
어떤 조항이 남고 빠지는지, 인상 폭은 무엇을 기준으로 정해지는지, 거절이 가능한 경계선과 재계약 협상 순서를 순서대로 짚습니다.
환산보증금 9억 초과 상가는 갱신요구권은 살아 있고 5% 상한은 없습니다. 인상 폭은 법정 숫자가 아니라 경제사정 변동과 주변 시세 자료로 다퉈지므로, 근거 자료를 갖춘 쪽이 유리합니다.
환산보증금 9억을 넘으면 어떤 조항이 남고 어떤 조항이 빠질까
갱신요구권·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대항력은 남고, 차임 증액 5% 상한(제11조)은 빠집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 제1항은 환산보증금이 지역별 기준을 넘으면 법 적용 자체를 배제하지만, 같은 조 제3항이 예외 조항을 열거해 초과 임대차에도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환산보증금 계산과 서울 기준
환산보증금은 보증금에 월 차임의 100배를 더한 금액입니다. 서울은 9억 원 초과부터 배제 대상이므로 딱 9억 원이면 법 전체가 적용됩니다. 기준금액은 2019년 4월 시행령 개정으로 서울 9억 원이 된 뒤 2026년 9월 현재까지 같은 수준입니다.
| 구분 | 환산보증금 9억 이하 | 환산보증금 9억 초과 |
|---|---|---|
| 계약갱신요구권 (제10조 제1·2·3항 본문) | 적용 | 적용 (최장 10년) |
|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제10조의3~) | 적용 | 적용 |
| 차임 증액 5% 상한 (제11조) | 적용 | 제외 |
| 묵시적 갱신 (제10조 제4항) | 적용 | 제외 (민법 제639조) |
| 계약기간 1년 미만 무효 (제9조) | 적용 | 제외 |
계산에서 자주 틀리는 부분이 월 차임에 붙는 부가가치세와 관리비입니다. 부가세는 산입하지 않고, 실비 정산 성격의 관리비도 통상 제외합니다. 관리비 명목으로 사실상 임대료를 받는 구조라면 다툼 소지가 있어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5% 상한이 없으면 건물주는 재계약 때 차임을 얼마까지 올릴 수 있을까
상한 숫자는 없고, 민법 제628조가 정한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약정 차임이 상당하지 않게 된 경우"의 범위 안에서 올릴 수 있습니다. 임차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증액 청구를 하고, 최종 금액은 법원이 인근 시세와 공과금 증감 등을 감정해 정합니다.
같은 상가, 월세 1만 원 차이의 계산
보증금 2억 원, 월세 700만 원이면 환산보증금은 2억 + 7억 = 9억 원으로 법이 전부 적용됩니다. 월세가 701만 원이면 9억 100만 원으로 5% 상한이 빠집니다.
| 구분 (2026년 기준) | 보증금 2억 · 월세 700만 | 보증금 2억 · 월세 701만 |
|---|---|---|
| 환산보증금 | 9억 원 (기준 이하) | 9억 100만 원 (초과) |
| 월세 인상 상한 | 5%, 월 735만 원까지 | 법정 상한 없음 |
| 인상 후 재인상 | 1년 이후 가능 | 제한 규정 없음 |
| 다툼 시 기준 | 법정 상한선 | 주변 시세·공과금 변동 감정 |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가 있습니다. 성수동 1층 카페, 보증금 3억 원에 월세 800만 원(환산 11억 원)으로 5년을 영업한 임차인에게 건물주가 재계약 조건으로 월 1,200만 원을 제시한 경우입니다. 50% 인상입니다. 인근 유사 상가 시세가 월 900만 원 수준으로 감정되면 법원이 인정할 상당액은 12.5% 인상선에 가깝습니다. 청구액이 그대로 인정되는 구조가 아니라서, 시세보다 크게 부른 금액을 근거 없이 고수하는 쪽이 오히려 협상력을 잃습니다.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한 뒤 증액에 합의하지 못했다고 해서 갱신이 무산되지는 않습니다. 갱신되는 임대차는 종전과 같은 조건이 원칙이므로, 건물주는 증액 청구(소송 포함)로 조정해야 합니다. 협상용으로 큰 인상률을 던진 뒤 "동의하지 않으면 나가라"고 하면 거절 사유가 없는 부당한 갱신 거절이 될 수 있습니다.
건물주가 재계약을 거절할 수 있는 경우는 언제일까
제10조 제1항이 정한 사유가 있거나 최초 계약부터 10년을 넘었을 때만 거절할 수 있습니다. 환산보증금이 커도 이 기준은 같으므로 인상 요구가 거절 사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10년 기산과 갱신 요구 시기
10년은 갱신 때마다 새로 세는 것이 아니라 최초 계약 기간부터 합산합니다. 2016년 10월에 시작한 계약이 있다면 2026년 10월 만료 시점에 10년을 채우므로 갱신요구권이 소멸해 건물주는 종료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임차인의 갱신 요구 시기는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입니다.
철거·재건축 사유의 실무 함정
재건축을 이유로 거절하려면 계약 당시 공사 시기와 소요 기간을 포함한 계획을 임차인에게 구체적으로 고지해야 하는 것이 요건 중 하나입니다. 구두로 "언젠가 재건축할 것"이라고만 말했다면 입증이 어렵습니다. 노후·안전사고 우려나 다른 법령상 철거 사유가 있는 경우는 별도 요건이라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권리금도 남아 있습니다. 임대차 종료 6개월 전부터 종료 시까지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과 계약하는 것을 정당한 사유 없이 막으면 손해배상 책임이 생깁니다. 재계약 대신 공실 후 리모델링을 계획했더라도 신규 임차인 주선을 거부하는 순간 분쟁이 시작됩니다.
재계약은 어떤 순서로 협상하고, 갱신요구 기간을 놓치면 어떻게 될까
만료 6개월 전 의사 확인, 시세 자료 확보, 서면 증액안 제안의 순서로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인상 근거가 자료로 남아야 협상이 결렬돼 소송으로 가도 증액 청구의 상당성을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갱신요구 기간을 놓친 경우의 묵시적 갱신
환산보증금 초과 상가는 상가임대차법상 묵시적 갱신 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민법 제639조가 적용됩니다. 만료 후에도 임차인이 계속 사용하는데 임대인이 이의하지 않으면 같은 조건으로 갱신되지만, 기간의 정함이 없는 임대차가 됩니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만료 시점에 이의를 명확히 남길지, 갱신을 받아들이고 증액 조건을 서면으로 정리할지를 미리 정해야 합니다. 침묵은 조건 동결과 6개월 해지 통고라는 어중간한 상태를 만듭니다. 해지 통고와 갱신요구권이 충돌하는 경우의 판단은 사안마다 달라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환산보증금이 커도 갱신은 보호되고, 인상률은 협상이 아니라 근거의 싸움입니다."
재계약 통보 전에 계약서상 환산보증금과 최초 계약일부터의 기간 합산을 먼저 확인하면 거절 가능 여부와 인상 협상의 출발점이 정해집니다. 안택스 에셋은 임대차 조건 검토와 관리 실무를 함께 점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