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자녀에게 넘길 계획이 있거나, 가족이 남긴 가상자산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면 2027년 1월 1일이 기준선이다. 그날부터 세무서장은 상속세·증여세를 결정하거나 조사할 때 가상자산거래소에 피상속인·증여자 명의 계정을 직접 일괄조회할 수 있게 된다.
지금 해야 할 일은 세 가지로 정리된다. 보유 중인 가상자산의 거래소별 목록과 취득 시점을 정리하는 것, 과거에 신고하지 않은 증여가 있는지 스스로 점검하는 것, 상속·증여 평가방법에 맞춰 시점을 판단하는 것이다. 근거와 절차를 하나씩 짚는다.
2027년 1월 1일부터 상속세및증여세법상 금융재산 일괄조회·질문조사권 대상에 가상자산사업자가 추가된다.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는 여전히 가상자산을 포함하지 않으므로, 상속인이 스스로 파악해야 하는 영역과 국세청이 직권으로 조회하는 영역은 따로 움직인다.
2027년부터 정확히 무엇이 달라지나
달라지는 것은 국세청의 조회 권한 범위다. 2026년 현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83조에 따라 세무서장등은 상속세·증여세를 결정하거나 경정할 때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상 금융회사등에 대해 피상속인·증여자 명의의 모든 금융재산을 일괄조회할 수 있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 저축은행 등이 여기 해당한다. 가상자산거래소는 금융실명법상 금융회사등에 속하지 않아 이 일괄조회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를 금융재산 일괄조회 대상과 질문·조사권 대상에 추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시행일은 2027년 1월 1일이며, 그 이후 일괄조회하거나 질문·조사하는 분부터 적용된다. 같은 시기에 국세청은 해외 거래소 정보까지 확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암호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에 따라 국내 5대 거래소는 2026년 1월부터 해외 납세의무자 확인 정보를 수집하고, 2026년 한 해 거래 내역은 2027년 4월까지 국세청에 보고된다. 국세청은 2027년 중 협정 가입국과 첫 정보교환을 시작한다.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와 무엇이 다른가
두 제도는 주체와 목적이 다르다.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는 상속인이 정부24에서 신청하면 금융자산, 부동산, 자동차, 세금 체납, 연금 가입 여부 등 19개 항목을 한 번에 조회해주는 서비스다.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1년 이내에 신청할 수 있다. 그런데 2026년 현재도 가상자산은 조회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서비스만 이용하고 가상자산이 없다고 판단하면, 실제로는 존재하는 가상자산을 놓칠 수 있다.
국세청의 금융재산 일괄조회는 세무서장이 상속세·증여세를 결정하거나 조사할 때 직권으로 실시하는 절차다. 상속인의 신청 여부와 무관하게 작동하고, 2027년부터는 가상자산거래소도 조회 대상에 들어간다. 상속인이 안심상속서비스에서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고 해서 국세청도 모른다는 뜻은 아니다.
| 구분 |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 | 국세청 금융재산 일괄조회(2027년~) |
|---|---|---|
| 조회 주체 | 상속인이 정부24에서 신청 | 세무서장등이 직권으로 실시 |
| 목적 | 상속인의 재산 파악 편의 | 상속세·증여세 결정·경정 |
| 가상자산 포함 여부 | 미포함(19개 항목 중 없음) | 포함(가상자산사업자 추가) |
| 신청·개시 기한 | 사망일 속한 달 말일부터 1년 이내 | 별도 신청 불요, 조사 시 실시 |
실제로 뭐가 걸리나 — 평가와 신고의 실무 함정
실무에서 가장 많이 걸리는 지점은 자금 흐름과 평가 시점 두 가지다.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는 자녀 명의로 거래소 계좌를 개설해준 뒤 부모가 직접 코인을 사서 그 계좌로 이체하는 경우다. 국내 거래소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에 따라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통해서만 운영되기 때문에, 자금은 처음부터 부모 명의 은행 계좌에서 자녀 명의 거래소 연계 계좌로 이동한 흔적이 남는다. 은행 계좌 간 이체는 예전부터 추적 가능했지만, 그 돈이 거래소 안에서 어떤 코인으로 바뀌어 얼마나 쌓였는지는 국세청이 직접 들여다볼 권한이 없었다. 2027년부터는 그 공백이 사라진다.
구체적인 숫자로 보면 이렇다. 성년 자녀에게 비트코인 3억원 상당을 증여한다고 하면, 증여재산공제(성년 자녀 5천만원, 10년 합산 기준)를 뺀 과세표준은 2억5천만원이다. 세율 구간 20%(1억원 초과 5억원 이하), 누진공제 1천만원을 적용하면 산출세액은 4천만원이다. 법정 신고기한 안에 자진신고하면 3% 신고세액공제가 붙어 실제 납부세액은 3,880만원이 된다.
| 과세표준 | 세율 | 누진공제 |
|---|---|---|
| 1억원 이하 | 10% | - |
| 1억원 초과 ~ 5억원 이하 | 20% | 1천만원 |
| 5억원 초과 ~ 10억원 이하 | 30% | 6천만원 |
| 10억원 초과 ~ 30억원 이하 | 40% | 1억6천만원 |
| 30억원 초과 | 50% | 4억6천만원 |
신고를 미루면 평가 시점의 선택권도 함께 사라진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60조에 따라 국세청장이 고시한 가상자산사업자(주요 원화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은 상속개시일 또는 증여일 전후 각 1개월, 총 2개월 동안 공시된 일평균가액의 평균액으로 평가한다. 고시 대상이 아닌 거래소나 개인지갑 보유분은 거래일의 일평균가액 등 합리적으로 인정되는 가액으로 평가한다. 변동성이 큰 자산일수록 이 두 달 평균이 신고 시점에 체감하는 가치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상속세 신고기한은 상속개시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다(피상속인이나 상속인 전원이 비거주자인 경우 9개월). 증여세 신고기한은 증여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다. 기한을 넘기면 무신고가산세와 납부지연가산세가 함께 붙는다.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준비는 조회가 시작되기 전, 지금 끝내는 편이 유리하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 보유 가상자산 목록 정리 — 여러 거래소에 나눠 보유했다면 전부 취합한다. 거래소명, 종목, 수량, 지갑 주소를 정리해 둔다.
- 취득가액·취득일 증빙 확보 — 거래소 거래내역을 다운로드하거나 화면을 저장해 보관한다. 거래소는 내역 보관 기간이 정해져 있어 시간이 지나면 조회가 안 될 수 있다.
- 과거 증여·이전 이력 자진 점검 — 이미 자녀나 배우자 명의 계좌로 이체한 적이 있다면 증여세 신고 여부를 확인한다. 신고를 놓쳤다면 국세청 조회가 시작되기 전에 기한후신고를 검토한다.
지금 증여할지, 상속까지 기다릴지는 조건에 따라 갈린다. 사전증여재산은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상속인이 아닌 자에 대한 증여는 5년 이내) 것이면 상속재산에 합산되므로, 단기간 안에 상속이 예상된다면 사전증여의 절세 효과는 줄어든다. 반대로 가치 상승이 뚜렷하게 기대되는 자산이고 상속까지 10년 이상 여유가 있다면 낮은 가액일 때 증여해 두는 편이 유리한 경우가 많다. 다만 가상자산은 변동성이 커서 "지금이 저점"이라는 판단 자체가 어렵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가상자산은 더 이상 추적 밖의 자산이 아니다. 평가방법과 신고 기한을 먼저 알아야 절세 판단도 가능하다.
가상자산을 포함한 상속·증여 계획은 평가 시점과 신고 기한이 맞물려 있어 판단이 늦어질수록 선택지가 줄어든다. 보유 내역과 취득 증빙을 미리 정리해 두면 2027년 이후 일괄조회가 시작돼도 당황할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