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초 부가가치세 예정고지서를 받아 든 개인사업자 상당수가 같은 의문을 품는다. 올 하반기 매출이 눈에 띄게 줄었는데 고지서 금액은 작년도 아니고 올해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나온 숫자이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환할 수 있다. 7~9월 공급가액이나 납부세액이 1~6월 실적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면, 고지된 금액 대신 실제 매출과 매입을 계산해 예정신고로 낼 수 있다. 다만 신청서 한 장으로 끝나는 절차가 아니라 요건 확인과 계산이 먼저다.
요건을 어떻게 확인하는지, 실제 금액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전환 과정에서 흔히 놓치는 부분까지 정리했다.
예정고지세액은 직전 6개월 납부세액의 50%로 고정되어 매출 감소가 반영되지 않습니다. 7~9월 실적이 1~6월의 3분의 1에 미달하면 예정신고로 전환해 실제 실적 기준으로 낼 수 있고, 신고 즉시 예정고지는 자동 취소됩니다.
예정고지 세액은 왜 매출과 따로 노는가
실적을 다시 계산하지 않고 6개월 전 숫자를 그대로 반씩 떼어 부과하는 방식이라 그렇다. 국세청은 매년 1~6월(1기)과 7~12월(2기)의 납부세액을 각각 절반으로 나눠 4월과 10월에 고지한다. 대상은 개인 일반과세자와 직전 과세기간 공급가액이 1억 5천만원 미만인 소규모 법인사업자다. 이 사업자들은 원칙적으로 예정신고 의무가 없어, 국세청이 계산해 보낸 고지서 금액만 납부하면 신고 절차 자체가 끝난다.
문제는 6개월이라는 시차다. 1~6월 실적이 괜찮았던 사업자가 7~9월 들어 상권 변화나 주요 거래처 이탈로 매출이 급감해도, 10월 고지서는 여전히 1~6월 기준 50%로 찍혀 나온다. 신고 의무가 없다는 편의성이 매출 감소기에는 오히려 부담으로 바뀌는 지점이다.
예정고지 대상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 구분 | 예정고지 대상 | 비고 |
|---|---|---|
| 개인 일반과세자 | 대상 | 사업 개시 첫 과세기간은 제외 |
| 소규모 법인사업자 | 대상 | 직전 과세기간 공급가액 1억 5천만원 미만인 경우, 초과 시 법인은 예정신고 의무 |
| 간이과세자 | 비대상 | 별도 방식으로 신고 |
| 예정고지세액 50만원 미만 | 고지 생략 | 확정신고 때 합산 신고·납부 |
예정고지 그대로와 예정신고 전환, 무엇이 달라지는가
계산 기준이 다를 뿐 최종적으로 내야 할 세금 자체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예정고지든 예정신고든 다음 확정신고에서 해당 과세기간 전체 실적으로 다시 정산되기 때문이다. 진짜 차이는 10월 지금 당장 얼마를 마련해야 하느냐에 있다.
| 구분 | 예정고지 (그대로) | 예정신고 (전환) |
|---|---|---|
| 계산 기준 | 직전 6개월 납부세액의 50% | 7~9월 실제 매출세액-매입세액 |
| 신고 의무 | 없음 (고지서 납부만) | 발생 (신고서 직접 작성·제출) |
| 금액 확정 방식 | 실적과 무관하게 고정 | 실적이 그대로 반영 |
| 중복 여부 | 예정신고 제출 시 자동 취소 | 취소된 예정고지와 중복 불가 |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지점이 여기다. 예정고지 금액을 그대로 내면 결국 확정신고 때 정산되니 전환이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매출이 급감한 시기에 200만원을 미리 내는 것과 실제 실적 기준 40만원만 내는 것은 자금 흐름에서 전혀 다른 이야기다. 전환의 실익은 세액 절감이 아니라 현금 유출 규모의 조정이다.
전환 요건과 실제 계산, 얼마나 차이 날까
요건은 부가가치세법 제48조 제4항과 시행령 제90조 제5항에 나온 3분의 1 기준 하나로 판단한다. 휴업이나 사업 부진으로 7~9월(예정신고기간) 공급가액이나 납부세액이 1~6월(직전 과세기간)의 3분의 1에 미달하면 예정신고를 선택할 수 있다. 조기환급을 받으려는 경우에도 같은 절차로 예정신고가 가능하다.
18년째 개인사업자 부가세 신고를 현장에서 지켜본 바로는, 상권이 바뀌거나 주요 거래처 하나를 잃은 소매업·요식업 사업자에게서 이 요건이 의외로 쉽게 채워지는 경우를 자주 본다. 매출 8천만원대였던 사업장이 경쟁 점포 출점이나 주요 거래처 이탈로 7~9월 매출이 1천만원대까지 떨어지는 식이다.
숫자로 보면 이렇다. 1~6월 공급가액이 8,000만원, 납부세액이 400만원이었다면 예정고지세액은 그 50%인 200만원이다. 7~9월 공급가액이 1,200만원까지 줄었다면 직전 과세기간 1/3 기준선인 약 2,667만원에 크게 못 미치므로 요건을 충족한다. 이 기간 매출세액 120만원에서 매입세액 80만원을 차감하면 실제 납부세액은 40만원이다. 예정고지 200만원과 비교하면 10월에 당장 마련해야 할 자금이 160만원 줄어드는 셈이다.
전환이 유리한 쪽은 분명하다. 당장 예정고지 금액을 마련하기 벅차거나 매입세액이 많아 조기환급을 받고 싶은 사업자라면 전환할 이유가 충분하다. 반대로 자금 여력이 있고 증빙 정리가 번거롭다면, 어차피 확정신고에서 똑같이 정산되니 예정고지 그대로 내고 넘어가는 편이 손이 덜 간다.
전환할 때 놓치면 손해 보는 지점들
전환 자체보다 전환 이후 처리에서 실수가 나온다. 예정신고서를 제출하면 예정고지는 자동으로 취소되고 되돌릴 수 없으므로, 신고서를 내기 전에 세 가지는 미리 점검해야 한다.
첫째, 세금계산서·카드매출전표 같은 적격증빙이 갖춰졌는지 확인한다. 예정신고는 7~9월 매입세액을 그 시점에 확정해서 신고하는 구조라, 증빙이 늦게 도착한 매입은 반영하지 못하고 나중에 경정청구로 따로 챙겨야 한다.
둘째, 예정고지서를 무시해도 무신고가산세는 없다는 점과 납부지연가산세는 별개라는 점을 헷갈리지 않는다. 예정고지 대상자는 애초에 신고 의무가 없어 기한을 넘겨도 무신고가산세는 붙지 않는다. 하지만 미납 세액에는 즉시 3%가 가산되고, 이후 하루 0.022%(2026년 7월 이후 지정납부기한 경과분은 월 0.67%)의 납부지연가산세가 계속 쌓인다. 신고 의무가 없으니 안 내도 된다는 생각이 가장 위험한 오해다.
셋째, 신고 기한을 지킨다. 2026년 10월 25일이 일요일이라 실제 기한은 10월 26일(월)이며, 이날까지 홈택스에서 예정신고서 제출과 납부를 함께 마쳐야 한다.
예정신고서를 제출하면 예정고지는 자동 취소되어 두 가지를 중복으로 낼 수 없습니다. 제출 전 증빙과 실적 계산을 다시 확인하세요.
전환은 세금을 깎는 절차가 아니라 지금 당장 나가는 돈을 실제 형편에 맞추는 절차다.
매출이 줄었다고 무조건 유리해지는 것도 아니고, 그대로 낸다고 손해인 것도 아니다. 1~6월과 7~9월 실적을 직접 비교해 숫자로 판단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