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를 낮추고 배당을 늘리면 세금이 줄어든다"는 이야기는 법인 대표이사라면 한 번쯤 듣게 됩니다. 근로소득세 최고세율이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49.5%까지 올라가는 반면, 배당소득은 2,000만원까지 15.4%로 끝난다는 사실만 놓고 보면 그럴듯하게 들립니다. 하지만 실제로 계산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배당은 법인세를 먼저 낸 뒤에야 개인에게 돌아가는 이중과세 구조이고, 상법상 지분비율대로만 지급할 수 있어 대표이사가 원하는 만큼 마음대로 늘릴 수도 없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의 중소법인 대표이사에게는 급여를 완전히 없애고 배당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세금·4대보험·법률 요건을 종합했을 때 오히려 불리한 경우가 많고, 배당이 근소하게 유리해지는 구간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이 글에서는 2026년 기준 법인세율·소득세율로 실제 금액을 계산해 그 경계가 어디인지 짚어보겠습니다.
급여는 법인 단계에서 손금산입돼 법인세를 줄이지만 개인 소득세를 온전히 떠안고, 배당은 법인세를 먼저 낸 뒤 남은 돈에 다시 개인 세금이 붙는 이중과세 구조입니다. 세율 차이보다 이 구조 차이가 결과를 가릅니다.
급여와 배당, 법인과 대표이사 개인의 세금은 이렇게 갈립니다
급여는 법인의 인건비로 손금에 산입됩니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43조에 따라 정관이나 주주총회·이사회에서 정한 급여지급기준 범위 안에서 지급하면 법인의 과세소득에서 전액 차감되고, 그만큼 법인세 부담이 줄어듭니다. 다만 이 급여는 대표이사 개인 단계에서 근로소득으로 잡혀 종합소득세율(2026년 기준 6~45%, 지방소득세 포함 최고 49.5%)이 그대로 적용되고, 국민연금·건강보험료도 함께 공제됩니다.
배당은 다릅니다. 법인이 먼저 법인세를 내고 남은 세후이익 중에서만 지급할 수 있고, 손금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2026년 1월 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부터는 법인세법 제55조에 따라 세율 구간이 1%p씩 인상돼, 예전에 흔히 알려진 9%·19%·21%·24%가 아니라 과세표준 2억원 이하 10%, 2억~200억원 20%, 200억~3,000억원 22%, 3,000억원 초과 25%가 적용됩니다. 법인세를 낸 뒤 남은 금액을 배당받은 대표이사는 다시 배당소득세를 냅니다. 배당소득은 원천징수로 14%(지방소득세 포함 15.4%)가 먼저 떼이고, 연간 금융소득(이자+배당) 합계가 2,000만원을 넘으면 초과분이 다른 종합소득에 합산돼 6~45% 누진세율로 재계산됩니다. 이때 법인 단계와 개인 단계에서 이중으로 과세된 부분을 보정하기 위해 배당가산액(gross-up, 현재 10%)을 더한 뒤 그만큼을 세액공제로 돌려주는 절차가 붙습니다.
| 세목 | 과세표준 | 세율 (2026년 기준) |
|---|---|---|
| 종합소득세 (급여 등) | 1,200만원 이하 | 6% |
| 1,200만~4,600만원 | 15% | |
| 4,600만~8,800만원 | 24% | |
| 8,800만~1억5,000만원 | 35% | |
| 1억5,000만~3억원 | 38% | |
| 3억~5억원 | 40% | |
| 5억~10억원 | 42% | |
| 10억원 초과 | 45% | |
| 법인세 (배당의 재원) | 2억원 이하 | 10% |
| 2억~200억원 | 20% | |
| 200억~3,000억원 | 22% | |
| 3,000억원 초과 | 25% |
실제 숫자로 비교하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표만 봐서는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법인에 대표이사 몫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여유자금 1억원이 있다고 가정하고, 이를 상여(급여)로 추가 지급할 때와 배당으로 지급할 때 대표이사 손에 실제로 얼마가 남는지 계산해 보겠습니다. 4대보험료는 상한 도달 여부와 개인별 공제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번 계산에서는 소득세·법인세·지방소득세만 반영했습니다.
시나리오 A — 대표이사의 다른 소득으로 과세표준이 이미 1억5,000만원을 넘어 한계세율 38% 구간에 있고, 법인은 과세표준 2억~200억원 구간(세율 20%)에 있는 경우입니다. 급여로 받으면 1억원에 38%+지방세 3.8%가 붙어 4,180만원을 내고 5,820만원이 남습니다. 배당으로 받으면 법인세 20%(2,000만원)를 먼저 낸 뒤 남은 8,000만원 중 이미 다른 금융소득으로 2,000만원 분리과세 구간을 다 썼다고 가정하면, 전액이 gross-up 대상이 돼 38% 구간에서 재계산되고 배당세액공제를 거쳐 실수령이 약 5,200만원으로 줄어듭니다. 이 구간에서는 급여가 약 620만원 더 유리합니다.
시나리오 B — 대표이사 개인 과세표준이 10억원을 넘어 최고세율 45% 구간에 있고, 법인은 과세표준 2억원 이하 구간(세율 10%)에 있는 경우입니다. 급여로 받으면 45%+지방세 4.5%가 붙어 4,950만원을 내고 5,050만원이 남습니다. 배당으로 받으면 법인세 10%(1,000만원)를 낸 뒤 남은 9,000만원이 45% 구간에서 gross-up·세액공제를 거쳐 실수령이 약 5,090만원이 됩니다. 이 구간에서만 배당이 약 40만원, 1%p 안팎으로 근소하게 유리해집니다.
| 구분 | 급여로 수령 | 배당으로 수령 | 유리한 쪽 |
|---|---|---|---|
| 시나리오 A (개인 38% · 법인 20%) | 5,820만원 | 약 5,200만원 | 급여 (약 620만원↑) |
| 시나리오 B (개인 45% · 법인 10%) | 5,050만원 | 약 5,090만원 | 배당 (약 40만원↑) |
법인세율이 낮은 소규모 법인일수록, 그리고 대표이사 개인 소득이 이미 최고세율 구간에 있을수록 배당의 상대적 이점이 커지지만, 그 차이는 세간에 알려진 것만큼 크지 않습니다. 반대로 법인이 이미 과세표준 2억원을 넘어 법인세 20% 이상 구간에 있다면 배당의 이중과세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해 급여 쪽이 유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당으로 돌리기 전에 걸리는 것들
세금 계산만으로 결정하면 안 되는 이유가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실제 상담에서도 세율 비교만 보고 배당으로 방향을 잡았다가 아래 네 가지에 걸려 계획을 다시 짜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첫째, 배당은 지분비율대로만 지급할 수 있습니다(상법 제464조). 대표이사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면 문제없지만, 공동창업자나 초기 투자자에게 지분을 나눠준 상태라면 대표이사만 배당을 더 받을 수 없습니다. 지분 60%인 대표이사가 1억원을 배당받으려면 나머지 주주들에게도 지분율대로(이 경우 약 6,700만원) 함께 지급해야 합니다. 지분 구조가 복잡한 스타트업일수록 이 지점에서 배당 계획을 접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배당가능이익이 없으면 배당 자체가 불가능합니다(상법 제462조). 순자산에서 자본금과 자본준비금·이익준비금을 뺀 금액 범위 안에서만 배당할 수 있어서, 이월결손금이 있거나 설립 초기라 이익잉여금이 쌓이지 않은 법인은 아무리 현금이 있어도 배당을 결의할 수 없습니다.
셋째, 급여를 없애면 국민연금·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자격을 잃습니다.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 재산과 자동차까지 반영해 보험료가 산정되는데, 부동산을 보유한 대표이사라면 오히려 직장가입자였을 때보다 건강보험료가 늘어나는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넷째, 배당소득은 근로소득이 아니어서 퇴직금 산정 기초(평균임금)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나중에 퇴직소득세 혜택을 활용한 절세 설계를 하려 해도 급여 이력이 없으면 퇴직금 자체를 책정할 근거가 없어집니다.
2026년부터 고배당 상장법인 주주에게 배당소득 분리과세 특례가 적용된다는 소식을 보고, 비상장 개인법인 배당에도 같은 혜택이 있는 줄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특례는 상장 고배당법인에 한정되며, 가족·개인 중심의 비상장 법인 대표이사 배당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대표이사는 급여와 배당을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
실무 상담에서 자주 권하는 방식은 급여를 아예 없애거나 극단적으로 배당에 쏠리는 것이 아니라, 4대보험 직장가입 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급여로 받고 나머지 여유자금만 배당가능이익 범위 안에서 배당하는 조합입니다.
국민연금 기준소득월액 상한(2026년 기준 월 637만원, 연 환산 약 7,644만원) 부근까지는 급여로 받는 편이 무난합니다. 이 구간까지는 국민연금 보험료가 상한에 걸려 더 늘지 않는 반면, 4대보험 직장가입자 자격과 근로소득 이력은 유지됩니다. 그 이상 추가로 가져갈 자금은 배당가능이익 범위와 지분 구조를 먼저 확인한 뒤 배당을 검토합니다. 배당가능이익이 없다면 아무리 급하더라도 배당을 결의할 수 없고, 공동주주가 있다면 그들 몫까지 함께 지급할 여력이 있는지 따져야 합니다. 이 절차는 주주총회 결의와 이익잉여금 처분 과정을 거쳐야 하며, 결의 없이 대표이사가 임의로 인출한 금액은 배당이 아니라 가지급금으로 잡혀 인정이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A·B에서 보듯 실제 유불리는 법인의 과세표준 구간과 대표이사 개인의 소득 구간이 만나는 지점에서 갈립니다. 매년 결산 전에 두 구간을 함께 시뮬레이션해 급여·배당 비율을 조정하는 편이, 한 번 정해둔 비율을 그대로 고수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세율만 비교하면 배당이 유리해 보이지만, 이중과세 구조와 지분비율 제약까지 넣으면 결론은 훨씬 좁아집니다.
급여와 배당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법인의 과세표준 구간과 대표이사 개인의 소득 구간을 함께 놓고 비율을 맞추는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