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을 운영하는 대표이사 중에는 종합소득세 신고서를 받아 들고 "급여 대신 배당으로 받았다면 세금이 덜 나오지 않았을까"를 떠올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배당소득세 원천징수세율이 15.4%라는 숫자만 보면, 최고 45%까지 올라가는 근로소득세율보다 훨씬 낮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답은 조건부입니다. 배당 규모를 연 2,000만원 이하로 유지할 때는 실제로 부담이 가벼워지지만, 그 이상으로 배당 비중을 키우면 법인 단계에서 이미 낸 법인세에 개인 단계의 종합과세까지 겹쳐 급여보다 총부담이 더 커지는 구간이 존재합니다. 4대보험도 배당 자체에는 붙지 않지만, 대표이사가 급여를 병행하고 있다면 배당이 소득월액보험료라는 별도 항목으로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급여와 배당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를 단정하는 대신, 2026년 기준 세율과 4대보험 계산식을 그대로 적용해 실제로 어느 지점에서 유불리가 갈리는지를 짚어봅니다.
배당은 법인세를 먼저 낸 뒤 남은 돈에서 지급되는 구조라, 15.4%라는 세율만으로는 실질 부담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 배당이 연 2,000만원을 넘어가면 그로스업과 종합과세가 더해져 오히려 급여보다 총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법인세부터 내고 남은 돈에 붙는 배당소득세, 15.4%가 착시인 이유
급여와 배당은 법인 장부에서 완전히 다르게 처리됩니다. 급여는 인건비로 손금(법인세 계산에서 비용으로 인정되는 지출)에 산입돼 법인의 과세소득을 그만큼 줄여줍니다. 반면 배당은 법인세를 낸 뒤 남은 세후이익, 즉 이익잉여금에서 지급되는 이익의 분배입니다. 배당소득세 15.4%는 이 세후이익에 한 번 더 붙는 세금이라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법인이 대표이사에게 세후 기준으로 1억 2,000만원을 지급하려 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배당으로 지급하려면 법인 단계에서 먼저 법인세를 약 1,187만원(과세표준 2억원 이하 구간 9% 기준으로 세전이익을 역산한 금액) 내고, 그 나머지에서 배당해야 합니다. 반대로 같은 금액을 급여로 지급하면 전액이 손금으로 인정돼 오히려 법인세를 약 1,151만원 줄여주는 효과가 생깁니다. 이 차이만으로도 배당이 항상 저렴한 선택이 아니라는 점이 드러납니다.
여기에 더해 2026년부터 상장 고배당기업의 배당소득에 한해 종합소득세 분리과세 특례(2,000만원 이하 14%, 2,000만원 초과~3억원 이하 20%, 3억원 초과 35%)가 새로 도입됩니다. 다만 이 특례는 요건을 갖춘 상장회사의 배당소득에 적용되는 제도라, 비상장 중소법인 대표이사가 자기 회사 주식에서 받는 배당에는 원칙적으로 해당하지 않습니다. 뉴스에서 본 배당 관련 세제 개편을 자신의 상황에 그대로 대입하는 것은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오해입니다.
연 1억 2,000만원을 급여로 받을 때와 배당으로 받을 때, 실제 얼마나 차이 나는가
숫자로 비교해 보면 체감이 다릅니다. 법인이 대표이사에게 연 1억 2,000만원 상당을 지급하려는 상황을 급여 전액과 배당 전액 두 가지로 나눠 계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항목 | 급여로 수령 | 배당으로 수령 |
|---|---|---|
| 법인 단계 부담 | 손금 인정으로 법인세 약 1,151만원 절감 | 세전이익 역산 법인세 약 1,187만원 선납 |
| 개인 소득세(지방소득세 포함) | 약 2,146만원 (근로소득, 누진세율) | 약 2,010만원 (배당소득, 그로스업·종합과세 포함) |
| 국민연금(본인부담) | 약 356만원 (기준소득월액 상한 적용) | 0원 |
| 건강보험(본인부담) | 약 431만원 (보수 기준) | 약 719만원 (소득월액보험료, 2천만원 초과분에 부과) |
| 고용보험·산재보험 | 원칙적 적용 제외 | 해당 없음 |
| 개인 실수령액 | 약 9,067만원 | 약 9,271만원 |
| 법인이 준비해야 할 총 재원 | 약 1억 1,636만원 | 약 1억 3,187만원 |
위 수치는 기본공제 등 인적공제만 반영하고 다른 종합소득이 없다고 가정한 단순화된 예시입니다. 부양가족 공제나 다른 소득 유무에 따라 실제 세액은 달라질 수 있어 정확한 금액은 세무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개인이 손에 쥐는 금액만 보면 배당이 약 204만원 더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법인이 실제로 마련해야 하는 총 재원은 배당 쪽이 약 1,551만원 더 큽니다. 법인과 개인의 부담을 합쳐 재원 대비 실효세부담률로 환산하면 급여는 약 22%, 배당은 약 30% 수준입니다. 소득 규모가 커질수록 배당의 그로스업·종합과세 효과가 급여의 손금 효과를 앞질러, 오히려 배당이 더 불리해지는 구간이 생기는 것입니다.
4대보험은 정말 배당에서 빠지는가
배당소득 자체에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보수 기준 보험료가 붙지 않는다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급여를 받지 않고 배당만 받는 대표이사라면 애초에 직장가입자 자격을 유지하기 어려워 지역가입자로 전환되고, 재산·소득을 기준으로 한 별도 셈법이 적용됩니다. 급여와 배당을 함께 받는 경우라면 상황이 또 다릅니다.
급여와 배당을 함께 받는 직장가입자는 보수 외 소득, 즉 배당·이자·임대소득 등의 합계가 연 2,000만원을 초과하면 그 초과분에 대해 소득월액보험료가 별도로 부과됩니다. 계산식은 (연간 보수외소득 − 2,000만원)을 12개월로 나눈 뒤 건강보험료율을 곱하는 구조이며, 개인이 실제로 부담하는 소득월액보험료는 월 459만 1,740원을 넘지 않습니다. 배당을 급여 대신 늘렸다고 해서 건강보험 부담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는 연매출 5억~10억원대 제조업이나 도소매업 법인의 대표이사입니다. 급여를 낮추고 배당 비중을 늘리면 당장 매달 빠져나가는 국민연금·건강보험료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을 보고 만족하다가, 다음 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때 배당이 2,000만원을 넘어 종합과세로 정산되면서 예상보다 많은 세액을 한 번에 납부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등기이사·대표이사는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아 고용보험 가입 대상이 아니고, 산재보험도 중소기업 사업주 특례로 자발적으로 가입해야만 적용됩니다. 4대보험을 "다 낸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다가 실업급여나 산재 보상을 신청하는 단계에서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언제 배당이 유리하고, 언제 위험한가 — 판단 기준
배당을 급여 대신 늘릴지 판단하는 기준은 세율표의 숫자가 아니라 세 가지 조건의 조합입니다.
첫째, 배당을 연 2,000만원 이내로 유지할 때 셈법이 가장 단순하고 유리합니다. 15.4% 분리과세로 종결돼 종합소득세 신고 의무도 없고, 소득월액보험료 부과 기준선(2,000만원)도 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미 근로소득 등 다른 소득의 한계세율이 35% 이상인 대표이사라면, 추가로 필요한 금액을 급여 인상 대신 소액 배당으로 가져가는 편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급여를 국민연금 하한액 수준까지 낮추는 선택은 당장의 보험료는 크게 줄이지만 대가가 따릅니다. 국민연금은 가입 기간 동안의 기준소득월액을 근거로 노령연금액을 계산하므로, 소득을 낮게 신고한 기간이 길어질수록 은퇴 후 받는 연금액도 함께 줄어듭니다. 배당은 이 가입이력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 소득입니다.
셋째, 배당은 이익잉여금이라는 재원이 실제로 있어야 가능합니다. 법인 설립 초기이거나 누적 결손이 있는 법인은 배당할 재원 자체가 없고, 재원 없이 배당을 강행하면 상법상 위법배당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배당 여력이 있는지부터 재무제표로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배당이 유리한 것이 아니라, 법인세와 소득세를 합산한 총부담이 가장 낮아지는 지점이 유리한 것입니다.
급여와 배당의 비율은 한 번 정하고 끝낼 문제가 아니라 법인의 이익 규모와 대표이사의 다른 소득에 따라 매년 다시 계산해야 하는 변수입니다. 18년째 법인 대표이사들의 보수 설계를 검토해 온 안택스도 급여·배당 비율을 매해 다시 시뮬레이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