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 상속세 신고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남긴 재산을 빠짐없이 확인하는 일이다. 최근에는 부동산이나 예금 말고 업비트, 빗썸 같은 거래소 계정에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 남아 있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이때 상속인들이 가장 먼저 저지르는 실수는 사망 당일 코인 시세를 그대로 신고가액으로 쓰는 것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가상자산의 시가를 사망일 하루 가격이 아니라, 상속개시일 전후 각 1개월(총 2개월) 동안 국세청장이 고시한 가상자산사업자가 공시하는 일평균가액의 평균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2026년 기준으로 국세청이 고시한 가상자산사업자는 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 5곳이다. 이 글에서는 이 5곳의 가격을 어떤 기간에 어떻게 평균 내서 상속재산 시가로 확정하는지, 실제 숫자로 계산하면 얼마가 나오는지,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함정까지 순서대로 짚는다.
업비트에 남은 비트코인은 사망일 시세가 아니라, 상속개시일 전후 각 1개월 동안 국세청장이 고시한 5개 거래소가 공시하는 일평균가액의 평균으로 신고한다. 신고를 서두르면 이 평가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아 시가 자체를 확정할 수 없다는 점이 실무에서 가장 흔한 착오다.
업비트에 남은 비트코인, 상속재산에서 빠질 수 없다
가상자산은 상속재산에 당연히 포함된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가상자산을 경제적 가치를 지닌 재산으로 규정한 이후, 상속세 및 증여세법도 가상자산을 별도 평가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피상속인 명의의 거래소 계정에 코인이 남아 있다면, 예금이나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상속재산가액에 합산해 신고해야 한다.
문제는 가격이다. 부동산은 시세가 하루 이틀 사이에 크게 흔들리지 않지만, 가상자산은 하루 안에도 등락폭이 10% 넘게 벌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사망 당일 가격 하나만으로 시가를 확정하면 상속인에게 유리하든 불리하든 우연에 좌우된다. 그래서 법은 사망일 당일 가격 대신 일정 기간의 평균값을 쓰도록 강제한다.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를 보면, 60대 아버지가 심장 관련 질환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뒤 자녀들이 유품을 정리하다가 휴대전화에서 업비트 앱을 발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잔고는 비트코인 1~2개 안팎, 금액으로는 1억~3억원대인 경우가 많다. 상속인들은 대개 사망일 당일 시세를 캡처해 두고 그 금액으로 신고하려 하는데, 이는 법정 평가방법과 다르다.
시가는 사망일 시세가 아니라 정해진 산식으로 계산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60조 제2항은 국세청장이 고시하는 가상자산사업자의 사업장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의 경우, 평가기준일(상속개시일) 전후 각 1개월 동안 해당 사업자가 공시하는 일평균가액의 평균액을 시가로 본다고 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2022년 1월 1일부터 시행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026년 기준으로 국세청이 고시한 가상자산사업자는 다섯 곳이다. 기존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 더해, 국세청이 2024년 12월 행정예고한 개정 고시에 따라 고팍스(스트리미)가 신규로 추가되면서 대상이 확대됐다.
| 거래소 | 고시 시기 | 비고 |
|---|---|---|
| 업비트(두나무) | 2022년 | 원화 거래대금 최대 거래소 |
| 빗썸 | 2022년 | 4대 거래소 중 하나 |
| 코인원 | 2022년 | 4대 거래소 중 하나 |
| 코빗 | 2022년 | 4대 거래소 중 하나 |
| 고팍스(스트리미) | 2026년 신규 지정 | 5번째 고시 거래소로 확대 |
같은 코인이라도 거래소마다 그날그날 가격이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시가는 특정 거래소 한 곳의 가격이 아니라, 위 5곳 각각이 공시하는 일평균가액을 우선 산출한 뒤, 그 값들을 다시 평가기간(전후 1개월) 전체에 걸쳐 평균 내는 방식으로 계산한다. 계산이 번거롭다는 점을 감안해 국세청은 홈택스에 가상자산 일평균가격 조회 화면을 별도로 두고 있다.
실제로 계산하면 얼마가 되는가
말로 설명하면 복잡하지만 숫자로 보면 간단하다. 피상속인이 2026년 7월 20일 사망했고, 업비트 지갑에 비트코인 1.2개를 남겼다고 가정해 보자. 평가기간은 2026년 6월 20일부터 8월 20일까지, 총 2개월이다. 이 기간 동안 5개 거래소가 공시한 일평균가액의 평균(가정치)은 다음과 같다.
| 거래소 | 평가기간 일평균가액(가정, 원) |
|---|---|
| 업비트 | 158,200,000 |
| 빗썸 | 157,900,000 |
| 코인원 | 158,500,000 |
| 코빗 | 157,600,000 |
| 고팍스 | 157,800,000 |
| 평균(시가) | 158,000,000 |
비트코인 1개당 시가가 1억 5,800만원으로 확정되면, 상속재산가액은 1.2개 × 1억 5,800만원, 즉 1억 8,960만원이다. 이 값은 실제 국세청 홈택스 조회 화면에서 산출되는 값을 그대로 써야 하며, 위 표는 계산 구조를 보여주기 위한 가정치라는 점을 분명히 해 둔다.
이렇게 확정된 시가는 상속세 과세표준을 계산하는 출발점이 된다. 상속세는 과세표준 구간에 따라 10%에서 50%까지 5단계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 과세표준 | 세율 | 누진공제액 |
|---|---|---|
| 1억원 이하 | 10% | - |
| 1억원 초과 ~ 5억원 이하 | 20% | 1천만원 |
| 5억원 초과 ~ 10억원 이하 | 30% | 6천만원 |
| 10억원 초과 ~ 30억원 이하 | 40% | 1억 6천만원 |
| 30억원 초과 | 50% | 4억 6천만원 |
상속인이 이 산정 방식을 유리하게 고를 여지는 없다. 다만 결과가 유불리로 갈리는 지점은 분명히 있다.
- 첫째, 사망 이후 시세가 급등하면 전후 1개월 평균이 사망일 당일 가격보다 낮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법정 산식이 오히려 상속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 둘째, 반대로 사망 직후 시세가 급락하면 평균값이 사망일 시세보다 높아져 세부담이 커질 수 있다. 가상자산의 변동성을 고려하면 실제로 자주 벌어지는 상황이다.
- 셋째, 그럼에도 상속인이 임의로 유리한 방식을 선택할 여지는 없다. 유일하게 통제 가능한 부분은 평가기간이 끝난 뒤 정확한 데이터로 계산해 기한 내에 정확히 신고하는 것뿐이다.
상속세 신고기한은 피상속인이 사망한 달의 말일로부터 6개월 이내다(비거주 상속인만 있는 경우 9개월). 그런데 가상자산 평가기간은 사망일 이후 1개월까지 포함되므로, 사망 직후 서둘러 신고서를 준비하면 평가기간 자체가 끝나지 않아 정확한 시가를 계산할 수 없다. 사망 후 최소 1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홈택스 가상자산 일평균가격 조회 화면에서 값을 확인한 뒤 신고를 진행하는 편이 안전하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함정들
시가 산정 자체를 맞게 했더라도 그 다음 단계에서 실수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가장 흔한 함정은 금융재산 상속공제다. 예금이나 보험금, 주식처럼 은행·증권사·보험사가 취급하는 금융재산에는 순금융재산가액을 기준으로 최대 2억원까지 상속공제가 적용된다. 그런데 가상자산사업자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상 신고 대상일 뿐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금융회사가 아니다. 그래서 가상자산은 금융재산 상속공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것이 실무다.
두 번째 함정은 접근성이다.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거래소 계정 비밀번호나 OTP를 모르면 잔고를 확인하는 것부터 막힌다. 거래소를 통한 계정이라면 가족관계증명서 등 상속 관련 서류로 절차를 밟을 수 있지만, 개인 지갑에 개인키만으로 보관된 코인은 아무도 접근 방법을 모르면 사실상 상속재산에서 누락될 수밖에 없다. 세무조사 단계에서 뒤늦게 발견되면 무신고가산세(20%, 부정한 방법일 경우 40%)와 과소신고가산세(10%, 부정한 경우 40%)가 부과되고, 2026년 7월 1일 개정된 국세기본법에 따라 납부지연가산세도 월 0.67%씩 붙는다.
세 번째 함정은 5개 고시 거래소에 없는 코인이다. 국내 상장이 없거나 거래량이 극히 적은 알트코인은 표준 산식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워 개별적으로 시가에 가장 가까운 가액을 찾아야 한다. 이런 경우는 일반화하기 어려우므로 전문가 확인이 필요하다.
가상자산의 시가는 사망일 하루의 가격이 아니라, 전후 1개월간 5개 고시 거래소 평균가로 정해진다.
거래소 앱에 찍힌 숫자를 그대로 옮겨 적는 것과, 법이 정한 산식대로 계산해 신고하는 것은 다른 결과를 낳는다. 가상자산이 상속재산에 섞여 있다면 평가기간이 끝나는 시점, 고시 거래소 목록, 금융재산공제 적용 여부까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신고서 한 장의 정확도를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