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을 운영하다 보면 임원 상여금이나 퇴직금을 지급할 때마다 "정관에 이 내용을 미리 정해두지 않으면 세무서에서 비용으로 안 봐주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특히 결산 시점에 성과급을 지급하거나 대표이사가 물러나며 퇴직금을 정산할 때 이 걱정이 커집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관에 규정이 없다고 상여금과 퇴직금 모두가 손금(세법상 비용)에서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무엇을 근거로 얼마까지 인정받는지가 달라지고, 미리 정해두지 않으면 인정받는 금액이 줄어들거나 세무조사에서 소명 부담이 커집니다. 이 글에서는 법인세법 시행령을 기준으로 상여금과 퇴직금 각각의 손금산입 요건, 정관이 없을 때 적용되는 법정 한도, 그리고 소득세 쪽에서 별도로 확인해야 할 퇴직소득 한도까지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정관에 규정이 없다고 상여금·퇴직금이 전부 손금부인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인정받는 금액의 근거와 한도가 달라지므로, 지급 전에 정관·주주총회·이사회 결의 중 하나로 지급기준을 마련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상여금 손금산입, 정관보다 '지급기준'이 우선입니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43조는 임원 상여금을 두 가지로 나눠 봅니다. 하나는 이익처분(이익잉여금 처분)에 의해 지급하는 상여금이고, 다른 하나는 급여 성격으로 지급하는 상여금(경영성과급 등)입니다. 이익처분에 의한 상여금은 정관에 규정이 있든 없든 전액 손금에 산입하지 않습니다. 이익을 나눠주는 성격이라 비용이 아니라 이익의 처분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반면 급여 성격의 상여금은 정관, 주주총회, 사원총회 또는 이사회의 결의로 정한 급여지급기준 내에서 지급한 금액만 손금으로 인정됩니다. 이 지급기준을 초과해 지급한 금액은 손금에 산입하지 않습니다. 즉 정관이 유일한 근거는 아니며, 주주총회나 이사회 결의로도 지급기준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지배주주인 임원에게는 별도 규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동일 직위에 있는 다른 임원·직원보다 많은 보수를 지급하면, 그 초과분도 손금에 산입하지 않습니다.
정관 vs 주주총회 결의, 무엇으로 지급기준을 마련해야 할까
실무에서는 정관에 상여금·퇴직금 지급 기준을 직접 적어두는 경우도 있고, 정관에는 "별도 규정에 따른다"고만 위임하고 구체적인 금액은 퇴직급여지급규정 같은 사내 규정으로 정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상여금은 정관 외에 주주총회·사원총회·이사회 결의만으로도 지급기준을 마련할 수 있어 비교적 유연합니다. 아래 표로 근거별 처리 방식을 정리했습니다.
| 근거 | 내용 | 손금 처리 |
|---|---|---|
| 정관에 직접 규정 | 정관 본문에 지급액 또는 계산식 기재 | 정관에 정한 금액까지 인정 |
| 정관 위임 + 별도 규정 | 정관이 "지급규정에 따른다"고 위임 | 위임된 규정상 금액 인정 |
| 주주총회·사원총회 결의 (상여금) | 정관에 없어도 결의로 지급기준 마련 | 결의된 지급기준 내 인정 |
| 이사회 결의 (상여금) | 정관에 없어도 이사회 결의로 마련 | 결의된 지급기준 내 인정 |
| 규정·결의 모두 없음 (퇴직금) | 정관·위임 규정 모두 미비 | 법정 한도만 인정 |
퇴직금, 정관에 안 써놨다고 손금 전액 부인되는 게 아닙니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44조는 임원 퇴직급여의 손금산입 한도를 세 단계로 규정합니다.
- 첫째, 정관에 퇴직급여로 지급할 금액이 직접 정해져 있으면 그 금액을 그대로 손금에 산입합니다. 정관에 임원 퇴직급여를 계산할 수 있는 산정 기준만 기재된 경우도 포함됩니다.
- 둘째, 정관에서 "퇴직급여지급규정에 따른다"고 위임하고 별도의 지급규정을 두고 있다면, 그 규정에 따라 계산한 금액을 손금으로 인정합니다.
- 셋째, 정관에 아무 규정이 없으면 법정 한도가 적용됩니다. 퇴직하는 날부터 소급해 1년 동안 해당 임원에게 지급한 총급여액의 10분의 1에 근속연수를 곱한 금액까지만 손금에 산입합니다. 근속연수는 역년으로 계산하며, 1년 미만 기간은 월수로 계산하되 1개월 미만의 기간은 산입하지 않습니다.
즉 정관에 규정이 없다고 퇴직금 손금 전체가 부인되는 게 아니라, 인정 금액의 계산 방식이 '정관·규정에 정한 금액'에서 '법정 한도'로 바뀌는 것입니다. 문제는 법정 한도로 계산하면 실제 지급액보다 낮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법정 한도를 초과해 지급한 퇴직금은 손금불산입되고, 초과분은 해당 임원에게 상여로 처분되어 근로소득세와 4대보험 부담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퇴직 시점에 급하게 정관을 바꾸기보다 미리 정비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정관·퇴직급여규정을 미리 정비해두면 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 가지 더 챙겨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2026년 1월 2일 시행된 개정 법인세법 시행령에 따라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으로 임원에게 부담금을 납입한 경우, 법인이 퇴직 시까지 낸 부담금 합계액을 퇴직급여로 보아 위 한도를 적용합니다. 한도를 초과하는 부담금은 손금에 산입하지 않고, 초과금액이 퇴직일이 속한 사업연도의 부담금보다 크면 그 차액을 해당 사업연도의 익금에 산입합니다.
손금산입 여부와 소득세 퇴직소득 한도는 별개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법인세법 시행령 제44조의 한도는 법인이 퇴직급여를 비용(손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를 정하는 규정입니다. 그런데 임원 본인이 받은 퇴직금을 세법상 '퇴직소득'으로 과세받을 수 있는지는 별도로 소득세법 시행령 제42조의2가 정합니다.
이 규정에 따르면 2012년 1월 1일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의 근속기간분은 퇴직 전 3년 평균급여의 10%에 근속연수를 곱한 금액의 3배, 2020년 1월 1일 이후 근속기간분은 같은 계산식의 2배까지만 퇴직소득으로 인정됩니다. 이 한도를 초과하는 금액은 퇴직소득이 아니라 근로소득으로 과세되어, 세율 구조상 임원 본인의 세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법인세 손금산입 한도(법인 입장의 비용 인정)와 소득세 퇴직소득 한도(임원 개인의 과세 구분)는 계산식이 비슷해 보이지만 적용 근거와 목적이 다른 별개의 규정이므로, 두 가지를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정관에 없다고 손금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손금으로 인정받는 금액의 근거와 한도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임원 상여금·퇴직금은 지급 시점에 급하게 정관을 손보기보다, 정관과 지급규정을 미리 정비해 근거를 남겨두는 것이 세무조사 대응의 첫걸음입니다. 안택스는 법인 임원 보수 체계 점검을 실무 중심으로 안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