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세대가 보유한 임대용 건물을 법인 명의로 옮기고 자녀들과 지분을 나눠 가진 부동산임대법인은 강남권에서 낯설지 않은 구조입니다. "2026년부터 법인세율이 20%로 두 배가 된다"는 기사가 퍼지면서 이런 가족법인을 운영하는 대표님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작년 대비 세율 인상폭은 다른 법인과 똑같이 1퍼센트포인트에 불과하지만, 요건을 충족하는 가족 소유 부동산임대법인은 이미 2023년 사업연도부터 저율구간을 적용받지 못해 왔습니다. "두 배"라는 숫자는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비교 대상에서 나오는 숫자입니다.
2026년 법인세율 인상은 전 구간 1%p뿐입니다. 다만 부동산임대업을 주업으로 하고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지배주주 지분 50% 초과인 소규모법인은 2억원 이하 구간에서도 10%가 아니라 20% 세율을 적용받습니다. 같은 이익 규모를 기준으로 일반법인과 비교하면 세금이 정확히 2배 차이납니다.
법인세율, 정확히 뭐가 바뀌었나
"법인세율 인상" 소식의 실체는 단순합니다. 2025년 세제개편으로 법인세 과세표준 전 구간의 세율이 1%포인트씩 오르고, 2026년 1월 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분부터 적용됩니다. 과세표준 2억원 이하 구간은 9%에서 10%로, 2억원 초과 200억원 이하 구간은 19%에서 20%로 오르는 식입니다. 여기까지는 모든 영리법인에게 동일하게 적용되고, 어떤 법인이든 인상폭이 1퍼센트포인트를 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일반적인 인상과 별개로, 특정 요건을 충족하는 소규모법인은 애초에 2억원 이하 구간의 낮은 세율 자체를 적용받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이 저율구간 배제 규정은 2026년에 새로 생긴 것이 아니라 2023년 1월 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분부터 이미 시행되어 온 규정입니다(성실신고확인대상 소규모법인에 대한 저율과세 배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임대소득만 올리는 가족 소유 법인이 급여나 배당 대신 소득을 법인 안에 유보시켜 저율 혜택만 누리는 구조를 막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 과세표준 구간 | 2025년 세율 | 2026년 세율 |
|---|---|---|
| 2억원 이하 | 9% | 10% |
| 2억원 초과 ~ 200억원 이하 | 19% | 20% |
| 200억원 초과 ~ 3,000억원 이하 | 21% | 22% |
| 3,000억원 초과 | 24% | 25% |
일반법인과 성실신고확인대상 소규모법인, 어디서 갈리나
저율구간을 적용받지 못하는 소규모법인에 해당하려면 아래 세 가지 요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합니다. 하나라도 빠지면 일반법인과 똑같이 2억원 이하 구간에 10% 세율을 적용받습니다.
- 사업 요건 — 부동산임대업이 주된 사업이거나, 부동산임대소득·이자소득·배당소득의 합계액이 매출액의 50% 이상인 경우
- 인력 요건 — 해당 사업연도의 상시근로자 수가 5인 미만인 경우
- 지분 요건 — 지배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의 지분 합계가 발행주식총수의 50%를 초과하는 경우
| 구분 | 일반 영리법인 | 성실신고확인대상 소규모법인 |
|---|---|---|
| 2억원 이하 과세표준 세율 | 10% | 20%(저율구간 배제) |
| 2억~200억원 과세표준 세율 | 20% | 20% |
| 조특법상 중소기업 혜택 | 요건 충족 시 적용 | 2025년 2월 28일 이후 개시 사업연도부터 배제 |
| 법인세 신고 시 | 일반 신고 | 세무대리인의 성실신고확인서 첨부 의무 |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상 부동산임대업을 주업으로 하는 법인은 원래도 중소기업 범위에서 빠지지만, 2025년 세제개편은 성실신고확인대상 소규모법인 전체를 중소기업에서 제외하도록 명확히 했습니다. 정관상 사업연도가 1월 1일에 시작하는 법인이라면 2025년 2월 28일 이후 개시 요건상 사실상 2026년 사업연도부터 적용되므로, 통합투자세액공제 우대공제율이나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 같은 혜택도 함께 사라집니다.
요건 충족 여부,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할까
같은 세율표를 보고도 실제 세금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과세표준 1억5,000만원인 부동산임대법인을 예로 들면,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상시근로자가 없는 전형적인 가족 소유 구조에서는 저율구간 배제 요건을 그대로 충족합니다.
| 구분 | 일반 영리법인 | 성실신고확인대상 소규모법인 |
|---|---|---|
| 적용세율 | 10% | 20% |
| 법인세 산출세액 | 1,500만원 | 3,000만원 |
| 지방소득세(10%) 포함 총부담 | 1,650만원 | 3,300만원 |
| 차액 | - | +1,650만원 |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는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 사이 설립된 부동산임대법인입니다. 당시에는 저율구간 배제 규정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9% 세율로 계속 신고해 왔는데, 세무대리인 교체나 세무조사 과정에서 뒤늦게 소규모법인 요건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차액 세액뿐 아니라 과소신고가산세와 납부지연가산세까지 함께 추징될 수 있어, 매년 결산 시점에 상시근로자 수와 지분 구조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시근로자를 5인 이상으로 늘려 저율구간 배제를 피하려는 시도가 종종 있는데, 배우자나 자녀를 명목상으로 등재하는 것만으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4대보험 가입 여부, 실제 근로 제공 여부, 근로시간과 급여의 적정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므로 형식적인 채용은 이후 세무조사에서 부인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적으로는 세 가지를 순서대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첫째, 임대소득·이자소득·배당소득의 합계가 매출액의 50%를 넘는지 결산서로 계산합니다. 둘째, 상시근로자 수를 4대보험 가입자 명부 기준으로 확인합니다. 셋째, 정관과 주주명부로 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합계를 확인합니다. 이 중 하나라도 요건을 벗어나 있다면 저율구간을 그대로 적용받을 수 있고, 반대로 세 가지 모두 해당한다면 과세표준 2억원 이하 구간에서도 20% 세율을 피할 방법은 없습니다.
세율 인상 이후, 무엇을 조심해야 하나
세율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법인을 서둘러 청산하는 것은 오히려 손해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법인을 청산하면 그동안 쌓아둔 이익잉여금이 의제배당으로 과세되고, 부동산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와 주주의 청산소득에 대한 소득세가 겹쳐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세율 인상분보다 청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이 훨씬 클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한 소규모법인 요건에 해당하는 순간 중소기업 세제 혜택도 함께 빠진다는 점을 놓치기 쉽습니다. 통합투자세액공제,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 최저한세 우대 적용 배제 여부까지 한꺼번에 재검토해야 실제 세부담 증가폭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세율이 20%가 됐다"는 숫자만으로 판단하면 실제보다 낮게 보거나, 반대로 필요 이상으로 불안해하기 쉽습니다.
지배주주 지분을 형식적으로 분산해 50% 이하로 낮추는 방법도 종종 거론되지만, 배우자·자녀 등 특수관계인 명의로 지분을 재배치하는 것만으로는 요건 회피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실질적인 지배력과 자금 흐름을 함께 따져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세율표의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법인이 실제로 어느 요건에 해당하는지 정확히 확인하는 일입니다.
가족 소유 부동산임대법인의 법인세율 인상은 하루아침에 생긴 변화가 아니라, 2023년부터 이어져 온 저율과세 배제 흐름에 2026년 일반 세율 인상이 더해진 결과입니다. 안택스는 이런 구조적 변화가 있을 때마다 법인별 요건 충족 여부를 먼저 확인한 뒤 대응 방향을 안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