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대표이사가 회사 자금을 가지급금으로 인출하고 갚지 않으면, 세금은 한 번이 아니라 최소 두 번 늘어납니다. 매년 발생하는 인정이자만큼 법인세 과세표준이 커지고, 같은 금액이 대표자 개인의 근로소득에 상여로 더해져 소득세와 건강보험료까지 함께 오르기 때문입니다. 원금을 오래 방치해 대표이사 퇴임이나 폐업 등으로 특수관계가 끊어지는 순간에는 그동안 갚지 않은 원금 전체가 한꺼번에 상여로 처분돼, 매년 조금씩 늘던 부담과는 차원이 다른 세금이 한 번에 청구됩니다. 이 글에서는 3억 원을 3년간 갚지 않은 상황을 예로 들어 법인세·소득세·건강보험료가 각각 얼마나 늘어나는지 2026년 기준 수치로 계산해봤습니다.
가지급금을 갚지 않으면 인정이자만큼 법인세와 대표자 소득세가 매년 함께 늘어나고, 특수관계가 소멸되는 시점에는 원금 전체가 한 번에 상여로 처분돼 세금이 급격히 불어납니다.
가지급금 하나로 세금이 왜 두 번 늘어날까
가지급금은 법인이 대표이사 등 특수관계인에게 업무와 관계없이 내준 자금 중 상환 약정이나 이자 지급 없이 회사 밖으로 빠져나간 돈을 말합니다. 세법은 이런 자금 이동을 그대로 두지 않습니다. 법인이 특수관계인에게 돈을 무상 또는 시세보다 낮은 이자로 빌려주면, 법인세법은 이를 부당행위계산으로 보고 실제 받았어야 할 이자(시가)만큼을 법인 소득에 강제로 더합니다. 이렇게 익금에 산입된 금액을 인정이자라고 부릅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인정이자만큼 늘어난 법인 소득은 실제로 법인 계좌에 들어온 돈이 아니라 장부상으로만 잡히는 금액이라, 세법은 이 돈이 결국 대표이사에게 흘러간 것으로 보고 같은 금액을 대표자의 상여로 처분합니다. 법인 단계에서 법인세가 늘고, 개인 단계에서 근로소득세와 건강보험료가 함께 늘어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는, 대표이사가 개인 명의 아파트 잔금이나 자녀 유학자금처럼 회사 업무와 무관한 지출을 법인 계좌에서 먼저 결제하고 나중에 정산하겠다며 가지급금으로 잡아두는 경우입니다. 제조업이든 도소매업이든 업종을 가리지 않고 1억~5억 원 규모로 흔히 나타나며, 처음에는 "나중에 갚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가 결산기가 두세 번 넘어가는 사이 인정이자가 누적되면서 세금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패턴을 보입니다.
인정이자는 어떤 기준으로 계산할까
인정이자의 '시가'는 원칙적으로 가중평균차입이자율입니다. 법인이 실제로 은행 등에서 빌린 차입금 각각의 잔액에 차입 당시의 이자율을 곱한 금액을 모두 더한 뒤 차입금 총액으로 나눈 값이죠. 이 계산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 예를 들어 법인에 은행 차입금이 아예 없거나 특수관계인으로부터 빌린 돈뿐인 경우에는 당좌대출이자율을 대신 적용할 수 있습니다. 2026년 기준 당좌대출이자율은 연 4.6%입니다.
| 구분 | 가중평균차입이자율 | 당좌대출이자율 |
|---|---|---|
| 적용 순서 | 원칙 | 원칙 적용이 불가능한 경우의 대안 |
| 산정 방법 | 특수관계인 외 차입금 잔액에 차입 당시 이자율을 가중평균 | 연 4.6% 고정(2026년 기준) |
| 적용 대상 | 은행 등 실제 차입금이 있는 법인 | 차입금이 없거나 특수관계인 차입금만 있는 법인 |
| 실무 포인트 | 실제 조달금리가 4.6%보다 낮으면 유리 | 한 번 적용하면 이후 사업연도에도 유지하는 것이 원칙 |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법인이 실제로 어떤 자금 구조를 갖고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은행 대출을 받고 있고 그 금리가 4.6%보다 낮다면 가중평균차입이자율을 적용받는 편이 인정이자 부담을 줄입니다. 반대로 차입금이 없거나 조달금리가 4.6%를 웃도는 법인이라면 당좌대출이자율 쪽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 다만 한 번 특정 방식을 적용해 신고하면 이후 사업연도에도 같은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라, 당장의 유불리만 보고 매년 바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3억 원을 3년간 갚지 않으면 세금이 얼마나 늘어날까
숫자로 보면 체감이 다릅니다. 가지급금 3억 원을 당좌대출이자율 4.6%로 계산하는 법인이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원금을 전혀 갚지 않고 이자도 내지 않은 채 3년을 그대로 두면, 다음과 같은 부담이 매년 반복해서 쌓입니다.
연간 인정이자는 3억 원×4.6%=1,380만 원입니다. 이 금액이 법인 소득에 더해지면서, 과세표준 2억 원 이하 구간(세율 9%)에 있는 법인이라면 법인세가 매년 약 124만 원 늘어납니다. 같은 1,380만 원이 대표자의 근로소득에 상여로 더해지는데, 이미 다른 소득으로 과세표준 8,800만~1억5,000만 원 구간(세율 35%)에 있는 대표자라면 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합쳐 매년 약 531만 원이 추가로 발생합니다. 여기에 상여 소득은 건강보험료 산정에도 반영되므로, 2026년 보험료율 7.19%(본인 부담 3.595%) 기준으로 매년 약 50만 원이 더 나갑니다.
| 구분 | 1년차 | 2년차 | 3년차 | 3년 누적 |
|---|---|---|---|---|
| 인정이자(연간) | 1,380만 원 | 1,380만 원 | 1,380만 원 | 4,140만 원 |
| 법인세 증가 | 124만 원 | 124만 원 | 124만 원 | 373만 원 |
| 대표자 소득세 증가 | 531만 원 | 531만 원 | 531만 원 | 1,594만 원 |
| 건강보험료 증가 | 50만 원 | 50만 원 | 50만 원 | 149만 원 |
3년을 그대로 두면 법인세 약 373만 원, 대표자 소득세 약 1,594만 원, 건강보험료 약 149만 원, 합쳐서 약 2,115만 원이 추가로 나갑니다. 원금 3억 원은 그대로 회사 밖에 남아 있는 상태에서, 이자 한 푼 만지지 못한 채 세금만 2천만 원 넘게 더 낸 셈입니다.
인정이자는 실제로 현금이 오간 거래가 아닙니다. 회사도 대표이사도 돈을 실제로 받은 적이 없는데 세금만 두 곳에서 늘어난다는 점이, 가지급금을 방치했을 때 가장 억울해지는 대목입니다.
가지급금을 방치하면 어디까지 커질까
매년 인정이자만 상여처분되는 상황은 사실 가벼운 축에 속합니다. 진짜 문제는 대표이사가 퇴임하거나 회사가 폐업하는 등 특수관계가 소멸되는 시점입니다. 이때까지 가지급금 원금이 회수되지 않았다면, 세법은 그 특수관계가 소멸되는 사업연도에 원금 전체를 한꺼번에 대표자 상여로 처분합니다. 회수하지 않은 정당한 사유가 있거나 회수할 것임이 객관적으로 입증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원금을 조금씩 갚아온 게 아닌 이상 이 규정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미 다른 소득으로 과세표준 1억5,000만~3억 원 구간(한계세율 38%)에 있는 대표자를 예로 들면, 3억 원 전액에 38% 안팎의 세율이 적용돼 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합쳐 약 1억2,540만 원이 한 번에 청구될 수 있습니다(개별 소득 구간에 따라 실제 세액은 달라지므로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매년 500만 원 남짓 늘던 부담과는 자릿수 자체가 다릅니다. 게다가 법인 입장에서도 이 가지급금을 대손으로 처리해 손금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회수하지 못한 돈에 대해 세제 혜택조차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오해하는 부분은 "결산기 말에만 잠깐 갚아두면 된다"는 방식입니다. 12월 말에 가지급금을 형식적으로 상환한 것처럼 회계처리했다가 다음 해 1월 초에 같은 금액을 다시 빌려 가는 패턴은, 실제로 현금이 오가지 않았거나 상환의 실질이 없다고 판단되면 국세청이 상환 자체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장부상 숫자만 잠깐 바뀌었을 뿐 자금의 실질적인 흐름이 없었다면, 애초에 갚지 않은 것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가지급금은 갚지 않고 버틴 기간이 아니라, 정리하기로 결정한 시점이 세금의 크기를 좌우합니다.
인정이자와 상여처분은 매년 조용히 쌓이다가 특수관계가 소멸되는 순간 한꺼번에 터지는 구조라, 금액이 크거나 오래 방치된 가지급금일수록 상환 계획을 먼저 세우는 편이 안전합니다. 가지급금 규모가 크거나 정리 방법이 애매하다면, 안택스 같은 세무 전문가와 함께 상환 시점과 방식부터 점검해보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