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를 임대하면서 월세 없이 보증금만 받거나, 보증금 비중을 높게 설정한 계약을 맺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부가가치세 신고 때가 되면 "월세를 받지 않았는데도 세금을 더 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습니다. 실제로 이자를 받지 않았더라도 보증금을 은행에 예치했다면 얻었을 이자 상당액을 임대료로 간주해 부가가치세를 과세하는 '간주임대료' 제도가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2026년 기준 간주임대료 계산식과 실제 계산 사례, 신고 시 놓치기 쉬운 부분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상가 임대보증금은 정기예금이자율(2026년 연 3.1%)을 곱한 간주임대료만큼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됩니다. 세금계산서는 발급되지 않지만 신고를 누락하면 가산세가 부과됩니다.
간주임대료란 무엇인가 — 보증금도 매출이 되는 이유
간주임대료는 부동산임대업자가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보증금(전세금)에 대해, 실제로 받지 않았더라도 은행에 예치했다면 얻었을 이자 상당액을 임대료 수입으로 간주해 부가가치세를 매기는 제도입니다(부가가치세법 제29조, 같은 법 시행령 제65조). 이 제도가 없다면 사업자가 월세를 낮추고 보증금을 높이는 방식으로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을 얼마든지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과세 형평을 맞추기 위해 도입된 장치입니다.
적용 대상
주택이 아닌 상가·사무실 등 사업용 부동산을 임대하는 사업자라면 일반과세자든 간이과세자든 간주임대료 계산 대상입니다. 주택 임대보증금에 대한 간주임대료는 부가가치세가 아닌 종합소득세 영역에서 별도로 다뤄지므로 상가 임대와는 과세 구조가 다릅니다.
간주임대료는 어떻게 계산할까 — 계산식과 예시
간주임대료 계산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보증금 × 과세대상기간의 일수 ÷ 365(윤년은 366) × 정기예금이자율. 여기서 정기예금이자율은 매년 기획재정부령으로 고시되며, 2026년 기준 연 3.1%가 적용됩니다. 2024년 3.5%였던 이자율이 2025년 3.1%로 낮아진 뒤 2026년에도 같은 비율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과세기간 1년(365일)을 온전히 보유했다고 가정하면 보증금 규모별 간주임대료와 부가세는 다음과 같습니다.
| 보증금 | 간주임대료(연간) | 부가가치세(10%) |
|---|---|---|
| 1억 원 | 3,100,000원 | 310,000원 |
| 3억 원 | 9,300,000원 | 930,000원 |
| 5억 원 | 15,500,000원 | 1,550,000원 |
보증금 비중이 높을수록 부가세가 줄어드는 이유
같은 임대 가치라도 보증금과 월세의 비중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부가가치세 과세표준 자체가 달라집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시행령 제5조는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연 12%와 한국은행 기준금리의 4.5배 중 낮은 비율을 넘지 못하도록 상한을 두고 있는데, 이 상한 비율과 간주임대료 계산에 쓰이는 정기예금이자율(3.1%)을 비교해 보면 구조적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 첫째, 보증금 1억 원을 그대로 유지하면 간주임대료는 연 3,100,000원에 불과해 부가세 과세표준이 작습니다.
- 둘째, 같은 1억 원을 법정 상한(연 12%)에 맞춰 월세로 전환하면 연 임대료가 12,000,000원으로 잡혀 과세표준이 약 3.9배 커집니다.
- 셋째, 다만 보증금은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할 채무이므로 임대인 입장에서는 유동성과 운용수익 등 세금 외의 요소도 함께 따져야 합니다.
| 구분 | 보증금 유지 | 월세 전환(법정 상한 12%) |
|---|---|---|
| 과세표준(연간) | 3,100,000원(간주임대료) | 12,000,000원(연 임대료) |
| 부가가치세(10%) | 310,000원 | 1,200,000원 |
| 세금계산서 발급 | 불가(발급의무 면제) | 발급 필요 |
| 임차인 매입세액공제 | 불가 | 가능 |
신고할 때 주의할 점 — 간이과세자와 신고 기한
간주임대료는 신고서에 매출로 반영하되 세금계산서는 발급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무 혼선이 잦습니다. 간주임대료는 실제 거래대금이 오가지 않는 계산상의 금액이므로 세금계산서 발급 의무가 면제되며, 임대인과 임차인이 부가세를 임차인이 부담하기로 약정하더라도 임차인은 이를 매입세액으로 공제받을 수 없습니다.
간이과세자도 예외는 아닙니다
부동산임대업은 직전 연도 공급대가가 4,800만원 미만이어야 간이과세자로 분류됩니다. 다른 업종의 간이과세 기준금액(1억 400만원)과는 별도로 정해진 기준입니다. 간이과세자도 간주임대료를 포함해 과세표준을 계산하며, 세액을 산출할 때는 부동산임대업 부가가치율 40%가 적용됩니다.
| 과세기간 | 신고 대상 매출 | 신고·납부 기한 |
|---|---|---|
| 1기 확정신고 | 1.1~6.30 임대료·간주임대료 | 2026.7.27(25일이 토요일이라 순연) |
| 2기 확정신고 | 7.1~12.31 임대료·간주임대료 | 2027.1.25 |
| 법인사업자 예정신고 | 분기별 매출 | 4.25 / 10.25 추가 신고 |
간주임대료를 부가가치세 신고에서 누락하면 무신고가산세(일반 20%, 부정 40%)와 납부지연가산세(1일 0.022%)가 함께 부과될 수 있습니다. 임대차계약서상 보증금 변동이 있을 때마다 간주임대료를 재계산해 반영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월세 유무가 아니라 보증금 자체가 과세표준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상가 임대차 계약에서 보증금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부가가치세 부담이 달라지는 만큼, 계약 전 정기예금이자율 변동과 간이과세 여부까지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18년간 상가·법인 임대사업자의 부가가치세 신고를 다뤄온 안택스도 계약 단계부터 이런 세부담 구조를 함께 살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