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아파트를 증여해 주신 뒤, 채 팔기도 전에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이 있다. 증여자가 이제 세상에 없으니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10년 규정도 함께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배우자에게 증여받은 자산은 증여자의 사망으로 혼인관계가 끝나면 이월과세 적용이 빠지지만, 부모·자식 사이의 증여는 증여자가 사망해도 이월과세가 그대로 적용된다. 상속세 쪽에서 사전증여재산 합산까지 겹치면서 세금 부담이 오히려 더 커지는 경우도 흔하다.
직계존비속(부모·자녀) 간 증여는 증여자가 사망해도 이월과세(소득세법 제97조의2) 적용이 배제되지 않는다. 배우자 증여만 사망으로 혼인관계가 소멸된 경우에 한해 예외를 인정받는다. 양도 전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면 이월과세뿐 아니라 상속세 사전증여재산 합산까지 함께 점검해야 한다.
이월과세, 증여받은 아파트를 왜 부모님 취득가로 다시 계산할까
이월과세는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에게 자산을 증여한 뒤 짧은 기간 안에 팔아 양도소득세를 낮추는 흐름을 막기 위한 장치다. 원래대로라면 증여받은 자산을 양도할 때 취득가액은 증여 당시 시가로 잡는다. 시가가 높을수록 양도차익은 줄고 세금도 줄어든다. 자산 가격이 오른 부모가 자녀에게 먼저 증여해 취득가액을 시가로 끌어올린 다음, 자녀가 곧바로 팔아 양도세를 줄이는 방식이 실제로 쓰였고, 그 통로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규정이 이월과세다.
이월과세가 적용되는 요건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으로부터 증여받은 토지·건물이나 특정시설물이용권 등을 증여일로부터 10년 이내에 양도하면 이월과세가 적용된다. 2023년 1월 1일 이후 증여분부터 10년이며, 그 전에 증여받은 분은 종전 규정대로 5년이 기준이다. 취득가액은 증여받은 사람이 아니라 증여자가 원래 그 자산을 취득한 가액으로 계산하고, 자녀가 이미 낸 증여세는 환급되지 않지만 양도소득세 계산 시 필요경비로 공제받는다. 보유기간도 증여자의 취득일부터 다시 기산하기 때문에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이 오히려 자녀 단독 보유보다 유리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월과세가 적용되지 않는 예외 3가지
모든 증여 후 양도에 이월과세가 걸리는 것은 아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163조의2는 세 가지 예외를 두고 있다. 사업인정고시일로부터 소급 2년 이전에 증여받은 자산이 협의매수나 수용된 경우, 1세대1주택 비과세 대상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이월과세를 적용한 세액이 적용하지 않은 세액보다 오히려 적은 경우다. 세 번째 예외는 이월과세가 납세자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장치로, 실무에서는 계산해 봐야 해당 여부를 알 수 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이월과세가 사라질까 — 배우자 증여와는 다르다
사라지지 않는다. 소득세법 제97조의2는 배우자로부터 증여받은 자산에 대해서만 양도 당시 혼인관계가 사망으로 소멸된 경우를 이월과세 적용 대상에서 빼준다. 부모·자녀 같은 직계존비속 관계는 혼인관계처럼 법적으로 소멸하는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증여자인 부모가 사망했다고 해서 이월과세 요건에서 빠질 근거가 없다.
| 구분 | 배우자 증여 | 직계존비속 증여 |
|---|---|---|
| 이혼으로 관계 소멸 | 이월과세 그대로 적용 | 해당 없음 |
| 사망으로 관계 소멸 | 이월과세 적용 배제 | 이월과세 그대로 적용 |
| 10년 기산 기준 | 증여일 | 증여일 |
| 근거 조문 | 소득세법 제97조의2 제1항 | 소득세법 제97조의2 제1항 |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 하나를 들면, 60대 자녀가 80대 부모로부터 시가 8억 원대 아파트를 증여받고 2~3년 뒤 부모가 지병으로 사망한 다음, 상속 정리가 끝나갈 즈음 아파트를 팔려다 이월과세 대상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는 경우다. 증여 시점에는 이월과세를 알고 있었지만, 부모가 돌아가시면 규정 자체가 의미 없어진다고 잘못 판단해 매도 시점을 따로 조정하지 않은 채 진행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실제로 얼마나 차이 나는가 — 이월과세를 적용한 세액 계산
아버지가 2017년에 3억 원에 취득한 아파트를 2024년 3월 자녀에게 증여했다고 하자. 증여 당시 시가는 8억 원이었고, 증여재산공제 5천만 원을 뺀 과세표준 7억 5천만 원에 세율 30%(누진공제 6천만 원)를 적용해 증여세 1억 6,500만 원을 신고·납부했다. 아버지는 2026년 1월 사망했고, 자녀는 2026년 9월 이 아파트를 10억 원에 양도한다.
증여일(2024년 3월)로부터 양도일(2026년 9월)까지는 2년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아 10년 이내이므로 이월과세가 적용된다. 취득가액은 아버지의 원래 취득가 3억 원에 자녀가 낸 증여세 1억 6,500만 원을 필요경비로 더해 4억 6,500만 원이 된다. 양도차익은 10억 원에서 4억 6,500만 원을 뺀 5억 3,500만 원이다. 보유기간은 아버지의 취득일부터 기산해 약 9년이므로 장기보유특별공제 18%가 적용되고, 세율 40% 구간(누진공제 2,594만 원)을 거쳐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양도소득세는 약 1억 6,339만 원으로 계산된다.
만약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이유로 이월과세가 배제된다고 가정하면, 취득가액은 증여 당시 시가 8억 원이 되어 양도차익은 2억 원으로 줄고, 보유기간도 증여일부터 계산해 3년 미만이라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없다. 세율 38% 구간(누진공제 1,994만 원)을 적용하면 세액은 약 6,062만 원에 그친다. 두 경우의 차이는 1억 원을 넘는다. 부모님이 돌아가셨다고 해서 이 차이가 저절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 구분 | 이월과세 적용(실제) | 이월과세 미적용 가정 |
|---|---|---|
| 취득가액 | 3억 원(부모 취득가) | 8억 원(증여 당시 시가) |
| 보유기간 기산일 | 부모 취득일(약 9년) | 증여일(약 2년) |
| 양도차익 | 5억 3,500만 원 | 2억 원 |
| 장기보유특별공제 | 18% | 0% |
| 양도소득세(지방세 포함) | 약 1억 6,339만 원 | 약 6,062만 원 |
위 계산은 1세대1주택 비과세 대상이 아니고 별도의 필요경비가 없다고 가정한 예시입니다. 실제 세액은 보유 주택 수, 조정대상지역 여부, 실제 지출한 필요경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개별 계산과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취득가액 차이가 클수록, 보유기간이 길수록 판단이 복잡해진다. 부모의 취득가액이 낮고 보유기간이 길수록 양도차익 자체는 커지지만 장기보유특별공제율도 함께 올라간다. 두 효과가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는 세율 구간과 공제율 조합에 따라 달라지므로, 취득가액 차이가 3억 원을 넘어가는 사례부터는 실제 세액을 계산해 보지 않고는 유불리를 단정하기 어렵다.
상속세까지 겹친다 — 사전증여재산 합산과 상속공제 한도 축소
이월과세만 넘으면 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부모가 증여 후 10년 이내에 사망하면 상속세 쪽에서 또 한 번 걸린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3조는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가액을 상속재산가액에 합산하도록 정한다. 이미 증여세를 냈더라도 그 재산가액은 상속세 과세가액에 다시 들어간다.
합산에 따른 이중과세를 막기 위해 증여 당시 납부한 증여세액은 상속세산출세액에서 공제해 준다. 다만 상속세 과세가액이 5억 원 이하이면 이 공제를 받지 못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4조는 상속공제 적용 한도를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사전증여재산가액을 뺀 금액으로 제한하고 있어, 증여세액공제로 이중과세를 피했다고 해도 상속공제 한도 자체가 줄어들면서 전체 세부담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부모님이 증여 후 10년 이내에 돌아가신 상황이라면 세 가지를 따로 떼어 볼 게 아니라 한 세트로 봐야 한다. 이월과세 적용으로 양도소득세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사전증여재산 합산으로 상속세 과세가액과 상속공제 한도가 어떻게 바뀌는지, 증여세액공제로 상쇄되는 금액이 얼마인지를 함께 계산해야 한다. 매도 시점을 증여일로부터 10년 경과 후로 늦출 수 있는지 여부가 실무에서는 가장 먼저 따져야 할 변수다.
부모·자녀 간 증여는 증여자가 사망해도 이월과세 적용 요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양도 시점을 증여일로부터 10년 이후로 늦출 수 있는지, 상속세 사전증여재산 합산까지 반영했을 때 실제 유불리가 어떻게 갈리는지는 취득가액 차이와 보유기간에 따라 사안마다 달라진다. 매도 전에 두 세금을 함께 계산해 보는 것이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