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현금 대신 상품권을 지급하는 사업장이 많습니다. 실물 선물보다 준비가 간편하고 직원 만족도도 높다는 이유인데, 막상 회계처리 단계에서는 이 상품권을 급여로 봐야 하는지, 복리후생비로 처리하면 되는지, 부가가치세 신고 때 매입세액을 공제받을 수 있는지를 두고 헷갈려 하는 대표님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품권은 지급한 금액 전액이 근로소득(상여)에 해당해 원천징수 대상이고, 상품권을 구입하는 거래 자체는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 아니어서 애초에 공제받을 매입세액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두 가지를 헷갈리면 원천징수를 누락해 가산세를 물거나, 있지도 않은 매입세액을 공제받았다가 나중에 경정당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지금부터 무엇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직원에게 지급한 상품권은 액면가 전액이 근로소득(상여)으로 원천징수 대상이며, 상품권 구입 자체는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 아니라서 매입세액공제를 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선물세트(재화)로 지급했을 때와는 부가세 처리가 다르다는 점이 실무에서 가장 자주 놓치는 지점입니다.
상품권도 급여다 — 근로소득 원천징수 의무부터 확인한다
상품권을 급여로 봐야 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소득세법 제20조는 근로소득을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받는 봉급·상여·수당과 이와 유사한 성질의 급여로 정의하고, 같은 법 시행령 제38조는 그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합니다. 국세청은 금전으로 즉시 환가할 수 있는 상품권을 지급하는 것을 현금 지급과 실질적으로 같다고 봅니다. 그래서 명절에 지급하는 참치캔 세트 같은 실물 선물과 달리, 상품권에는 별도의 비과세 한도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시행령 어디를 찾아봐도 '상품권은 얼마까지 비과세'라는 조항은 없습니다.
원천징수 시점은 상품권을 지급한 달입니다. 급여대장의 상여 항목에 액면가 그대로 반영하고, 그 달 급여와 합산해 간이세액표에 따라 원천징수합니다. 지급일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10일까지 원천징수이행상황신고서를 제출하고 세액을 납부해야 합니다. 상시고용인원 20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이 반기별납부 특례를 신청해 둔 경우에도 신고·납부 시기만 반기 단위(1월·7월 10일)로 늦춰질 뿐, 급여대장에 상여로 반영하고 원천징수세액을 계산해 두는 작업 자체는 지급월에 끝내야 합니다. 이 시차를 착각해 반기 신고 시점까지 손을 놓고 있다가, 신고서 작성 단계에서야 몇 달 전 지급분을 뒤늦게 끼워 넣는 사업장이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
직원 9명 규모의 무역업체가 매년 추석마다 백화점상품권 10만원권을 전 직원에게 지급하면서, 이를 복리후생비나 소모품비로만 회계처리하고 급여대장에는 반영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몇 년이 지나 정기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상품권 지급분이 급여 누락으로 지적됐고, 과거 지급분에 대한 원천징수세액과 가산세를 한꺼번에 추징받았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지출이라 문제가 누적된 것이 특징입니다.
상품권과 선물세트, 부가가치세에서 갈린다
근로소득세만 보면 상품권이든 선물세트든 처리는 같습니다. 둘 다 시가 전액이 상여로 원천징수 대상입니다. 차이가 나는 지점은 부가가치세입니다.
| 구분 | 상품권 | 선물세트(1인당 연 10만원 이하) |
|---|---|---|
| 근로소득세 | 액면가 전액 상여로 원천징수 | 시가 전액 상여로 원천징수 |
| 부가가치세 매입세액 | 과세대상 아님 — 공제 자체 없음 | 세금계산서 수취 시 매입세액공제 유지 |
| 10만원 초과 시 | 해당 없음(유가증권은 과세대상이 아니므로 한도 개념 자체가 없음) | 초과액은 개인적 공급(간주공급)으로 보아 매출세액 발생 |
| 손금(필요경비) 산입 | 인건비로 전액 산입 | 인건비로 전액 산입 |
상품권은 부가가치세법상 재화가 아니라 유가증권으로 분류됩니다. 물품이나 용역을 살 수 있는 권리가 적힌 증표일 뿐, 그 자체가 거래의 대상인 재화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상품권을 구입할 때는 세금계산서가 발급되지 않고, 그 매입 거래 자체가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에서 빠집니다. '매입세액이 불공제된다'가 아니라 '애초에 매입세액이라는 게 발생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
반면 선물세트처럼 실제 재화를 구입하면 정상적으로 세금계산서를 받고 부가가치세를 부담합니다. 이때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19조의2는 경조사(설날·추석 포함)와 관련해 사용인 1명당 연간 10만원 이하로 제공하는 재화는 개인적 공급(간주공급)으로 보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쉽게 말해 회사가 매입세액을 공제받은 재화를 직원에게 나눠줘도, 그 금액이 연간 10만원 이하라면 다시 매출세액을 낼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10만원을 넘는 부분은 초과액만큼 회사가 스스로에게 판매한 것으로 보아 매출세액을 계산해야 합니다.
상품권과 선물세트, 어떤 경우에 어느 쪽이 유리한가
구체적인 숫자로 보면 판단이 쉬워집니다. 직원 10명에게 1인당 5만원씩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총액은 50만원으로 같습니다. 상품권으로 지급하면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은 애초에 0원이라 공제받을 것이 없습니다. 같은 금액을 선물세트로 지급하면 5만원이 부가가치세 포함 금액이라고 볼 때 공급가액은 약 45,455원, 세액은 약 4,545원입니다. 이 재화가 1인당 연 10만원 이하 경조사 재화 요건을 충족하므로 매입세액 4,545원을 그대로 공제받고, 직원 10명분을 합치면 약 45,450원의 매입세액공제 효과가 생깁니다.
첫째, 매입세액공제를 실질적으로 활용하려는 사업자라면 선물세트 쪽이 낫습니다. 다만 소액·소규모 지급에서는 공제액 자체가 크지 않아, 세금계산서를 수취하고 경조사 재화 요건을 관리하는 수고 대비 실익이 애매할 수 있습니다.
둘째, 직원 수가 많거나 지급액이 커지는 사업장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직원 50명에게 1인당 10만원씩 지급한다면 선물세트 매입세액공제 효과는 약 45만 원대로 커지고, 이 정도면 관리 부담을 감수할 만한 금액이 됩니다.
셋째, 직원이 원하는 브랜드·매장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상품권의 장점은 세금과 무관한 만족도의 문제입니다. 세무 처리의 유불리만 놓고 보면 상품권은 근로소득세 부담은 같은데 부가가치세 혜택은 아예 없는 선택지라는 점을 알고 지급하는 것과, 모르고 지급하는 것은 다릅니다.
원천징수를 놓쳤을 때 생기는 리스크
실무에서 자주 걸리는 지점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상품권 지급액을 급여대장에 반영하지 않고 복리후생비나 소모품비로만 처리하는 경우고, 다른 하나는 온라인 상품권몰 결제 영수증에 공급가액과 세액이 구분 표시된 것을 보고 매입세액공제가 가능하다고 오인하는 경우입니다. 일부 상품권 플랫폼의 결제 영수증에는 부가세로 보이는 금액이 표기되기도 하는데, 이는 상품권 자체의 부가가치세가 아니라 결제대행 수수료 등 부수 용역에 대한 표시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금액을 상품권 매입세액으로 신고하면 경정 과정에서 그대로 부인됩니다.
원천징수를 누락한 채 상품권을 지급하면 미납세액에 원천징수 등 납부지연가산세가 붙습니다. 미납세액의 3%에 미납일수만큼 하루 0.022%씩 가산되며, 통상 한도는 미납세액의 10%입니다. 반기별납부 특례를 적용받는 사업장이라도 원천징수 자체는 지급월에 끝내야 하며, 반기 신고 때 몰아서 처리하면 그사이 지급분에 대한 원천징수 시점 자체가 늦어진 것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상품권을 급여로 볼지 말지가 아니라, 부가가치세에서 무엇을 공제받을 수 있는지가 진짜 갈리는 지점입니다.
추석 상품권 하나를 두고도 근로소득세와 부가가치세는 서로 다른 원리로 움직입니다. 액수가 크지 않다고 넘기기보다 지급 방식을 정할 때부터 두 세목을 함께 놓고 판단하는 사업장이 결국 가산세와 경정 리스크를 피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