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상속인들은 상속세부터 챙긴다. 정작 상속받은 부동산의 등기는 "나중에 정리해도 되겠지"라며 미뤄두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 부동산에는 상속세와 별개로 취득세라는 지방세가 이미 붙어 있고, 이 취득세의 신고기한은 등기 여부와 상관없이 상속개시일을 기준으로 이미 흘러가고 있다. 등기를 미루는 것과 취득세 신고를 미루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 글은 그 이유와, 신고를 미뤘을 때 실제로 얼마를 더 내게 되는지를 2026년 기준으로 정리한다.
상속받은 부동산은 등기를 하지 않아도 사망일에 이미 취득한 것으로 봅니다. 취득세 신고기한(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해외거주 상속인이 있으면 9개월)은 등기와 무관하게 그대로 적용되며, 기한을 넘기면 등기를 안 했다는 이유로 봐주지 않습니다.
상속받은 부동산, 등기를 안 해도 이미 내 재산인 이유
상속인은 등기를 하지 않아도 피상속인이 사망하는 순간 부동산 소유권을 이미 취득한다. 민법 제187조는 상속, 공용징수, 판결, 경매처럼 법률의 규정에 의한 부동산 물권취득은 등기를 요하지 않는다고 정한다. 상속은 이 규정이 적용되는 가장 대표적인 경우다. 사망과 동시에 상속인은 법정상속분 또는 유언에 따라 부동산을 취득하고, 등기는 그 취득 사실을 뒤늦게 공시하는 절차일 뿐이다. 다만 등기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부동산을 팔거나 담보로 잡힐 수 없다는 제한이 따른다.
지방세법도 같은 논리로 취득세를 매긴다. 지방세법 제7조 제2항은 등기·등록을 하지 않았더라도 사실상 취득했다면 취득한 것으로 본다는 사실상 취득주의(등기 여부와 관계없이 실제로 재산을 지배하게 된 시점을 취득 시점으로 보는 원칙)를 규정한다. 상속은 사망일에 사실상 취득이 완성되는 대표 사례로 취급된다. 그래서 등기를 몇 달, 몇 년을 미루더라도 취득세 납세의무는 상속개시일에 이미 성립해 있고, 신고기한도 그 날짜를 기준으로 계산이 끝나 있다.
실무에서 상속 취득세 신고를 준비할 때 확인해야 할 기준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된다.
이 네 가지 중에서 상속인들이 가장 자주 놓치는 것은 신고기한이다. 상속세 신고를 준비하는 데 신경을 쓰다 보면 취득세는 뒷전으로 밀리기 쉽다.
상속세 신고기한과 취득세 신고기한, 뭐가 다른가
상속세와 취득세는 신고기한 계산 방식은 같지만, 신고하는 관청과 근거 법이 전혀 다른 별개의 세금이다. 상속세는 국세로 국세청에, 취득세는 지방세로 부동산이 있는 시·군·구에 각각 신고한다.
기한이 겹치다 보니 상속세만 신고하면 취득세까지 처리된 줄 착각하는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다. 아래 표로 두 세금의 차이를 정리했다.
| 구분 | 상속세 | 취득세 |
|---|---|---|
| 세목 구분 | 국세 | 지방세 |
| 근거 법령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7조 | 지방세법 제20조 |
| 과세관청 | 국세청(홈택스) | 부동산 소재지 시·군·구(위택스) |
| 신고기한 |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해외거주 상속인 9개월) |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해외거주 상속인 9개월) |
| 등기와의 관계 | 등기 여부와 무관 | 등기 여부와 무관 |
신고를 미루면 실제로 얼마나 손해를 보나
취득세 신고를 두 달만 늦춰도 가산세만 수백만원 단위로 불어난다.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가 있다. 3남매가 부모님 소유의 아파트(전용면적 84제곱미터, 시가표준액 6억원)를 공동으로 상속받았는데, 상속세 신고만 마치고 취득세는 "어차피 다 낸 것 아니냐"며 신경 쓰지 않다가 신고기한을 두 달 넘긴 뒤에야 뒤늦게 신고한 경우다. 상속세와 취득세를 같은 세금으로 여기는 것은 실무에서 자주 보이는 오해다. 국세청에 상속세를 신고했다는 사실은 지방자치단체에 아무런 통보도 되지 않는다.
2026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이렇다. 전용면적 85제곱미터 이하 국민주택규모는 농어촌특별세가 면제되어 취득세 합산세율이 2.96%(취득세 2.8% + 지방교육세 0.16%)로 적용된다. 시가표준액 6억원짜리 아파트라면 취득세 본세는 1,776만원이다. 여기서 신고기한을 60일 넘겼다고 가정하면 다음과 같은 가산세가 붙는다.
| 구분 | 계산 | 금액 |
|---|---|---|
| 취득세 본세 | 6억원 × 2.96% | 17,760,000원 |
| 무신고가산세 | 본세 × 20% | 3,552,000원 |
| 납부지연가산세 | 본세 × 0.022% × 60일 | 234,432원 |
| 총 납부액 | - | 21,546,432원 |
신고기한을 넘기면 등기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가산세를 줄여주는 사유가 되지 않는다. 상속인이 여러 명이면 이 부담도 지분대로 나눠 진다.
상속등기, 언제까지 해야 유리한가
상속등기 자체에는 법으로 정한 신청 기한이나 과태료가 없지만, 미룰수록 손해를 보는 쪽은 결국 상속인 본인이다.
부동산등기 특별조치법이 정한 60일 이내 등기 의무는 매매처럼 대가를 주고받는 계약에 적용되는 규정이고, 상속처럼 계약 없이 이뤄지는 취득에는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상속등기를 미룬다고 당장 과태료를 무는 것은 아니다. 다만 등기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부동산을 팔 수도,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을 수도 없다. 상속인 중 한 명이 다시 사망하거나 재혼으로 새로운 상속인이 생기면 협의분할 서류를 다시 갖춰야 하는 범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등기 시점을 판단할 때는 세 가지를 기준으로 삼는 편이 실무적이다. 첫째, 상속재산분할협의가 끝났다면 등기를 미룰 이유가 없다. 둘째, 협의가 늦어지고 있다면 취득세만이라도 법정상속분 기준으로 먼저 신고·납부해 가산세를 피하고, 등기는 협의가 끝난 뒤 진행한다. 셋째, 상속인 중 고령자나 해외 거주자가 있다면 등기를 미룰수록 서류 확보가 어려워지므로 협의를 서두르는 편이 낫다. 다만 법정상속분과 실제 협의 결과가 달라졌을 때 취득세를 어떻게 정산하는지는 사안마다 달라질 수 있어 세무사 확인이 필요하다.
최근 상속 부동산 등기를 의무화하는 방향의 법 개정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시행 여부와 구체적인 기한·과태료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전문가 확인이 필요하다.
"등기를 미루는 것은 상속인의 선택이지만, 취득세 신고를 미루는 것은 선택이 아니다."
상속받은 부동산을 정리하는 순서는 등기가 먼저가 아니라 신고가 먼저다. 사망일을 기준으로 이미 돌아가고 있는 시계는 등기 여부로 멈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