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상속세 신고 기한에 맞추려다 보면, 시세 확인이 어려운 상가나 꼬마빌딩, 나대지는 공시가격 등 기준시가로 신고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신고를 마친 뒤 대출이나 매매를 위해 정식 감정평가를 받아보니, 처음 신고했던 금액과 크게 차이 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럴 때 이미 낸 상속세를 돌려받을 수 있는지, 반대로 국세청이 뒤늦게 세금을 더 물릴 수도 있는지 헷갈리기 쉽다. 이 글에서는 신고 후 감정가가 달라졌을 때 경정청구가 가능한 조건과 절차, 주의할 점을 정리한다.
상속세 신고 후 받은 감정가가 낮다고 무조건 환급되지 않는다. 감정평가서의 가격산정기준일과 작성일이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의 평가기간 안에 있어야 시가로 인정되며, 이 기간을 벗어나면 일반 경정청구가 아니라 후발적 경정청구 요건부터 따져야 한다.
신고 후에도 감정가가 달라지는 이유
상속세는 상속개시일(사망일) 현재의 시가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시가란 불특정 다수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질 경우 통상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을 말한다. 문제는 아파트처럼 거래가 활발한 부동산과 달리, 상가나 꼬마빌딩, 나대지는 상속개시일 당시 매매가액이나 감정가액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런 재산은 신고기한(사망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해외 거주자는 9개월) 안에 시가를 확인하지 못하면 공시가격 등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신고할 수밖에 없다.
평가기간 안의 가액만 시가로 인정된다
상속재산의 매매가액, 감정가액, 수용·경매·공매가액은 상속개시일 전후 각 6개월, 총 1년의 평가기간 안에 확인된 경우에만 시가로 인정된다. 감정평가서라면 가격산정기준일과 평가서 작성일이 모두 이 기간 안에 있어야 한다. 평가기간을 벗어나 작성된 감정평가서는 원칙적으로 시가로 인정되지 않는다.
시가로 인정되는 가액은 세 종류다
평가기간 안에 확인되는 시가는 매매가액, 감정가액, 수용·경매·공매가액 순으로 검토한다. 시가로 볼 수 있는 가액이 둘 이상이면 평가기준일에서 가장 가까운 날의 가액을 적용한다.
신고 후 새로 받은 감정가액도 같은 기준을 적용받는다
신고 당시 기준시가로 신고했더라도, 평가기간 안에 새로 감정평가를 받아 그 가액이 확인되면 시가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신고했던 세액과 감정가액 기준 세액의 차이만큼 경정청구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감정가액이 기준시가보다 높다면 세금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점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 구분 | 인정 요건 | 평가기간 |
|---|---|---|
| 매매가액 | 상속재산을 실제 매매한 가액 |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총 1년) |
| 감정가액 | 공신력 있는 감정평가법인 2곳 이상의 평가액 평균(원칙) |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총 1년) |
| 수용·경매·공매가액 | 보상가액, 경매·공매로 확정된 가액 |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총 1년) |
경정청구가 가능한 경우와 어려운 경우
감정가액이 달라졌다고 모두 같은 절차로 환급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감정가액이 확인된 시점이 법정결정기한 안인지 밖인지다.
법정결정기한 9개월이 기준선이다
보충적 평가액(기준시가)으로 신고한 비주거용 부동산과 나대지는 상속세 신고기한부터 9개월이 지나기 전까지는 관할 세무서장이 공신력 있는 둘 이상의 감정기관에 의뢰한 감정가액으로 상속재산가액을 다시 정할 수 있다. 납세자 입장에서도 이 기간 안에 확인된 감정가액이라면 시가로 인정받아 경정청구를 시도해볼 여지가 크다.
| 구분 | 일반 경정청구 | 후발적 경정청구 |
|---|---|---|
| 기한 | 법정신고기한 경과 후 5년 이내 | 사유 발생을 안 날부터 3개월 이내 |
| 대표 사유 | 신고 시 세액을 과다 신고한 경우 | 신고 당시 예측 못한 사후적 사유(소송 판결 확정 등) |
| 이번 사례 적용 | 평가기간·법정결정기한 안에 감정가액 확인 시 | 법정결정기한 경과 후 판결 등으로 가액이 다시 확정된 시 |
법정결정기한이 지난 뒤라면 후발적 경정청구를 검토한다
9개월이 지난 뒤 확인된 감정가액은 원칙적으로 시가로 인정되지 않아 일반적인 경정청구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다만 소송 판결로 상속재산의 가액이나 권리관계가 다르게 확정되는 등 신고 당시 예측하지 못한 사유가 있었다면, 국세기본법상 후발적 경정청구로 다시 다툴 여지가 있다. 이 경우 사유가 발생한 것을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실제로 세금을 돌려받으려면
경정청구는 사유만 갖췄다고 저절로 진행되지 않는다. 아래 순서로 준비하면 된다.
첫째,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 안의 가격산정기준일로 작성된 감정평가서를 공신력 있는 감정평가법인 두 곳 이상에서 받는다. 평가서 작성일도 이 기간 안에 있어야 한다.
둘째, 관할 세무서에 경정청구서와 새로 받은 감정평가서, 당초 신고서류를 함께 제출한다. 감정가액 기준으로 다시 계산한 상속세액과 그 차액을 명확히 밝힌다.
셋째, 청구가 인용되면 차액 세금과 함께 국세환급가산금이 가산되어 지급된다. 반려되면 이의신청·심사청구 등 불복 절차로 다시 다툴 수 있다.
| 구분 | 공제 한도 | 비고 |
|---|---|---|
| 부동산 감정평가수수료(상속세 신고용) | 500만원 | 감정가액으로 상속세를 신고·납부한 경우에 한함 |
| 비상장주식 등 평가수수료 | 1,000만원 | 부동산과 별도 한도 적용 |
국세청도 소급 감정을 한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감정가 변경이 항상 납세자에게 유리한 것은 아니다. 국세청도 법정결정기한 안에는 자체적으로 감정평가를 의뢰해 상속재산가액을 상향 조정할 수 있다.
2026년 6월 대법원은 국세청의 사후 감정평가(이른바 소급감정)가 시행령 요건을 충족하면 원칙적으로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요건을 충족했는지에 대한 증명 책임은 과세관청에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앞서 2025년 12월 서울행정법원은 개별 사건에서 국세청의 감정평가 절차가 위법하다고 보아 상속세 부과를 취소한 바 있어, 이 쟁점은 사안별로 다툼의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신고 전에 감정평가를 받아두는 것도 대안이다
감정가액 변동으로 인한 분쟁을 줄이는 방법은 신고 시점에 미리 감정평가를 받아 시가로 신고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국세청의 사후 감정평가 대상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감정평가수수료도 별도로 공제받을 수 있다.
상속세는 신고 당시의 감정가액과 법정결정기한을 함께 확인해야 나중에 돌려받을 세금도, 더 낼 세금도 놓치지 않는다.
부동산 감정가는 신고 이후에도 세액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다. 평가기간과 법정결정기한, 경정청구 기한을 정확히 따져보고 감정평가서와 경정청구서를 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