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고향 집을 정리하지 못하고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다. 팔자니 손이 안 가고, 세를 놓자니 관리가 번거롭고, 그렇다고 들어가 살 형편도 아니다. 본인 명의로는 이 집 한 채뿐이니 '1세대 1주택자'라서 세금 걱정은 크지 않다고 생각했다면, 2026년 세제개편안은 이 전제를 흔든다. 같은 1주택자라도 그 집에 실제로 사는지에 따라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가 14억원과 9억원으로 갈리기 때문이다. 지방에 있는 집이라 공시가격이 낮으니 상관없다고 넘기기 전에, 그 주택의 공시가격이 어느 구간에 들어가는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2027년 1월 1일부터 비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는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아진다. 공시가격 13억 5천만원인 상속 주택을 예로 들면, 종부세가 연 45만원에서 약 161만원으로 3배 넘게 늘어난다.
종합부동산세 실거주 기본공제, 정확히 뭐가 달라지나
종합부동산세의 1세대 1주택 기본공제는 2027년 1월 1일부터 '어디에 사는가'가 아니라 '그 집에 실제로 사는가'로 갈린다. 2026년 현재는 실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기본공제가 12억원으로 동일하다. 2026년 8월 발표된 세제개편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실제로 거주하는 1주택자는 기본공제가 14억원으로 오르고,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는 9억원으로 낮아진다. 같은 시점에 과세표준 계산에 쓰이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60%에서 70%로 오른다.
과세표준은 공시가격 합산액에서 기본공제를 뺀 금액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산출한다. 기본공제가 낮아지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오르면, 같은 공시가격이라도 과세표준이 두 방향에서 동시에 커진다. 세율 구간표(0.5%~2.7%) 자체는 2027년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주택 수와 무관하게 주택가액 기준으로 단일화되는 세율 개편은 2028년부터 별도로 시행된다. 이 글에서 다루는 것은 그중 2027년부터 먼저 적용되는 기본공제 차등화다.
| 과세표준 | 세율 |
|---|---|
| 3억원 이하 | 0.5% |
| 3억원 초과 6억원 이하 | 0.7% |
| 6억원 초과 12억원 이하 | 1.0% |
| 12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 1.3% |
| 25억원 초과 50억원 이하 | 1.5% |
| 50억원 초과 94억원 이하 | 2.0% |
| 94억원 초과 | 2.7% |
상속받은 지방 주택, 왜 실거주 안 하는 1주택이 되나
본인 명의 주택이 이 집 한 채뿐이면 종합부동산세법상 1세대 1주택자가 맞다. 다만 그 한 채에 실제로 살고 있지 않다면, 2027년부터는 '1주택자'라는 지위와 별개로 '비거주'라는 조건이 하나 더 붙는다.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가 있다. 40대 후반 직장인이 3년 전 지방 소도시에 계시던 부친이 별세하며 아파트 한 채(공시가격 13억 5천만원)를 단독으로 상속받았다. 본인은 수도권 직장 때문에 전세로 거주 중이고, 상속받은 주택에는 명절이나 성묘 때 잠깐 들를 뿐 실제로 살지 않는다. 본인 명의 다른 주택이 없으니 1세대 1주택자로 판정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문제는 2027년부터 이 주택이 '비거주 1주택'으로 분류되면서 기본공제가 9억원으로 줄어드는 지점이다.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오해가 있다. 상속주택 특례를 받아 1세대 1주택자 지위를 유지한다고 해서 기본공제가 자동으로 14억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특례는 '몇 주택자로 볼 것인가'를 정하는 규정이고, 기본공제 금액은 '그 집에 실제로 사는가'를 기준으로 별도 계산된다. 상속받은 지방 주택에 살지 않는다면, 특례 적용 여부와 무관하게 비거주 기준인 9억원 공제가 적용된다.
숫자로 보면 세금이 얼마나 늘어나나
공시가격 13억 5천만원인 지방 아파트를 예로 들면, 2026년 45만원이던 종부세가 2027년에는 약 161만원으로 뛴다.
2026년(현행) 계산 — 기본공제는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12억원이다. 초과분은 1억 5천만원(13억 5천만원-12억원)이고, 공정시장가액비율 60%를 곱하면 과세표준은 9,000만원이 된다. 이 구간의 세율은 0.5%이므로 산출세액은 45만원이다. 이 주택은 상속받은 지 3년밖에 되지 않아 장기보유 요건(5년 이상)을 채우지 못했고, 소유자 나이도 45세로 고령자 공제 대상이 아니어서 세액공제는 적용되지 않는다.
2027년(개정, 비거주 판정) 계산 — 기본공제가 9억원으로 낮아진다. 초과분은 4억 5천만원(13억 5천만원-9억원)이고, 공정시장가액비율 70%를 곱하면 과세표준은 3억 1,500만원이다. 이 중 3억원까지는 0.5% 세율로 150만원, 나머지 1,500만원은 0.7% 세율로 10만 5천원이 더해져 산출세액은 약 160만 5천원이다. 세액공제 요건은 여전히 충족하지 못하므로 그대로 종부세로 확정된다.
| 구분 | 2026년(현행) | 2027년(개정, 비거주) |
|---|---|---|
| 기본공제 | 12억원 | 9억원 |
| 공정시장가액비율 | 60% | 70% |
| 과세표준 | 9,000만원 | 3억 1,500만원 |
| 산출세액 | 약 45만원 | 약 161만원 |
| 세부담 변화 | - | 약 116만원 증가(3.6배) |
위 계산은 세부담 상한(현행 150%, 2027년부터 200%로 상향 예정)이나 재산세 중복분 공제 등 세부 조정을 단순화한 값이다. 실제 고지세액은 국세청 홈택스 모의계산이나 세무 전문가 확인을 거쳐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판단 기준 — 전입해서 살 것인가, 그대로 둘 것인가
이 상황에서 선택지는 셋 중 하나다. 전입해서 실거주 요건을 채우거나, 그대로 두고 늘어난 세금을 감당하거나, 매도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다.
첫째, 전입 후 실거주다. 공시가격이 14억원 이하라면 실거주로 인정받는 순간 종부세 자체가 사라진다. 앞선 사례의 13억 5천만원짜리 주택도 실거주가 인정되면 종부세는 0원이다. 다만 실거주 인정은 전입신고만으로 부족하다. 전기·수도·가스 사용 내역, 우편물 수령 이력, 주민센터 방문 기록 등 실제 거주 흔적이 함께 확인되어야 한다는 것이 지금까지 양도소득세 실거주 요건 판단에서 국세청이 취해온 방식이다. 종부세의 구체적인 실거주 판정 기준과 예외 인정 사유는 시행령에서 확정될 예정이므로, 세부 내용은 전문가 확인이 필요하다.
둘째, 직장이나 자녀 교육 때문에 전입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늘어난 세금을 '지방 주택을 계속 보유하는 비용'으로 계산해 매도와 비교해야 한다. 공시가격이 9억원에 가까울수록 세부담 증가폭은 작고, 14억원에 가까울수록 커진다. 즉 공시가격 9억원에서 14억원 사이가 이번 개편의 실질적 영향권이고, 9억원 밑이면 개정 이후에도 종부세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다.
셋째, 상속주택 특례 요건(지분율 40% 이하 또는 수도권 밖 공시가격 3억원 이하)에 해당하는지도 별도로 점검해야 한다. 이 사례처럼 그 집이 유일한 주택이면 특례의 '주택 수 제외' 효과는 의미가 없지만, 앞으로 다른 주택을 추가로 취득할 계획이 있다면 상속 지분 구조를 미리 정리해두는 편이 유리하다.
비워둔 지방 주택 한 채가 세금 부담으로 바뀌는 기준은 결국 '누가 그 집에 실제로 사는가'다.
공시가격이 9억원을 넘는 상속 주택을 실거주 없이 보유하고 있다면, 2027년 시행 전에 계산기부터 두드려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