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형제가 아버지 소유 상가 건물을 공동으로 상속받았는데, 막내가 신고기한이 지나도록 본인 몫 상속세를 내지 않아 세무서에서 장남과 차남에게 독촉장이 날아오는 상담이 실무에서 드물지 않다. 자기 몫은 다 냈는데 왜 형제 세금까지 걱정해야 하느냐는 반응이 먼저 나온다. 결론부터 말하면, 공동상속인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조의2에 따라 다른 상속인이 못 낸 세금까지 대신 낼 의무를 진다. 다만 이 의무에는 분명한 한도가 있고, 그 한도는 본인이 상속받은 재산가액을 넘지 않는다. 이 한도가 실제로 어떻게 계산되고 어떤 상속인이 특히 위험한지를 숫자로 짚어본다.
연대납부의무는 무제한 책임이 아니다. 각자의 한도는 자산총액에서 부채총액, 본인이 부담한 상속세, 사전증여재산에 대해 이미 낸 증여세를 뺀 금액이며, 이 한도 안에서는 세무서가 상속인 한 명에게 미납액 전액을 청구할 수도 있다.
왜 다른 상속인이 낸 적 없는 세금까지 떠안게 되나
상속세가 상속인마다 별도로 확정되는 세금이 아니라 상속재산 전체에 대해 하나로 매겨지는 세금이기 때문이다. 대법원도 상증세법 제3조의2를 두고 "공유물에 속하는 재산과 관계되는 국세는 공유자가 연대하여 납부할 의무를 진다는 국세기본법의 취지를 상속세에 관하여 명확히 한 것"이라고 설명한다(대법원 2024. 9. 12. 선고 2022두64143 판결). 상속재산을 상속인들이 함께 물려받은 이상, 그 재산에 매겨진 세금도 함께 책임진다는 논리다.
실무에서 이 의무가 현실화되는 순서는 정해져 있다. 상속세 신고기한은 피상속인 사망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이며, 상속인 전원이 외국에 주소를 둔 비거주자인 경우에만 9개월로 늘어난다. 이 기한 안에 어느 한 명이 본인 지분만큼의 세금을 내지 않으면, 세무서는 먼저 그 사람 명의 재산에 독촉과 압류 등 체납처분을 진행한다. 그렇게 해도 세금이 다 걷히지 않을 때 비로소 나머지 상속인 앞으로 연대납부의무 통지서가 날아온다. 곧바로 다른 상속인에게 청구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낼 사람에 대한 징수 절차가 먼저라는 점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연대납부의무의 한도는 정확히 어디까지인가
한도는 상속재산 전체가 아니라 본인이 실제로 받은 몫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국세청과 법원이 함께 쓰는 계산식은 자산총액에서 부채총액, 본인이 부담한 상속세액, 상속재산에 가산된 증여재산에 대해 이미 낸 증여세액을 뺀 금액이다. 상속으로 재산을 물려받은 만큼만 책임지게 하려는 취지이므로, 본인이 이미 낸 자기 몫 세금은 한도에서 빠진다.
| 구성요소 | 부호 | 내용 |
|---|---|---|
| 자산총액 | + | 상속으로 받은 재산 전체 가액 |
| 부채총액 | − | 상속인이 인수한 채무·공과금 |
| 본인부담 상속세액 | − | 본인 지분에 대한 산출세액 |
| 사전증여재산 증여세액 | − | 가산된 증여재산에 이미 낸 증여세 |
상속개시 전 상속인에게 준 사전증여재산은 상속재산에 합산되기 때문에, 실제로 물려받은 재산은 적은데 사전증여재산까지 얹혀 한도가 커지는 경우가 있다. 대법원은 이 문제에 대해 사전증여재산을 한도 계산에 포함시켰다면 그 증여재산에 부과되거나 납부한 증여세액은 반드시 공제해야 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6두54275 판결). 증여세를 이미 낸 만큼 한도에서 두 번 걷히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 숫자로 계산해보면 얼마까지 위험한가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구도로 계산해 보자. 아버지가 사망하고 배우자는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에서, 상가 건물 등 2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장남·차남·막내 세 자녀가 법정상속분대로 균등하게(각 3분의 1) 상속받았다고 가정한다.
과세가액 20억원에서 일괄공제 5억원을 빼면 과세표준은 15억원이다. 2026년 기준 상속세율은 과세표준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구간에서 40%, 누진공제액 1억 6,000만원이 적용되므로 산출세액은 15억원×40%-1억 6,000만원=4억 4,000만원이다. 신고기한 내 자진신고하면 3%의 신고세액공제를 받아 실제 납부세액은 4억 2,680만원으로 줄어든다. 지분대로 나누면 1인당 부담액은 약 1억 4,227만원이다.
| 상속인 | 상속재산가액 | 본인부담 상속세 | 연대납부 한도 |
|---|---|---|---|
| 장남 | 6억 6,667만원 | 1억 4,227만원 | 약 5억 2,440만원 |
| 차남 | 6억 6,667만원 | 1억 4,227만원 | 약 5억 2,440만원 |
| 막내(체납) | 6억 6,667만원 | 1억 4,227만원(미납) | 해당 없음(본인이 체납자) |
막내가 임대 중인 상가는 현금화가 어렵다는 이유로 신고기한 안에 본인 몫 1억 4,227만원을 내지 못했다고 하자. 세무서는 먼저 막내 명의 재산을 압류해 징수를 시도하지만 그래도 부족하면 장남과 차남에게 통지서를 보낸다. 두 사람의 한도는 각자 상속받은 재산가액 6억 6,667만원에서 본인이 이미 낸 세금 1억 4,227만원을 뺀 약 5억 2,440만원이다. 막내의 미납액 1억 4,227만원은 이 한도에 한참 못 미치므로, 장남과 차남 중 누구에게든 전액 청구가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
연대납부의무는 안분해서 나눠 걷는 세금이 아니다. 세무서는 한도 안에 있는 상속인 중 재산이 확인되는 한 사람에게 미납액 전부를 청구할 수 있다. "내 지분만큼만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안심하고 있다가 통지서 전액을 혼자 떠안는 사례가 실무에서 반복된다.
어떤 상속인이 더 위험하고, 통지서를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지분율이 같다고 위험도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 실물 부동산처럼 고액이면서 현금화가 어려운 재산을 받은 상속인일수록 한도 자체가 커서 다른 상속인의 미납액을 떠안을 여지가 넓다. 반대로 상속개시 전 이미 증여를 받아 상속재산에 가산만 되고 실제로 상속받은 재산은 적은 상속인은, 가산된 증여재산가액에서 이미 낸 증여세를 뺀 만큼만 한도에 들어가므로 상대적으로 한도가 작다. 조세심판원도 상속재산에 가산된 사전증여재산만 있는 상속인의 한도를 별도로 다툰 사례가 있다(조세심판원 2019. 6. 21. 조심2018서4769).
세무서로부터 연대납부의무 통지서를 받았다면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통지된 금액이 본인의 한도, 즉 본인이 받은 재산가액에서 본인 부담 상속세 등을 뺀 금액을 넘는지 여부다. 한도 계산이 잘못됐거나 이미 낸 증여세가 빠져 있다고 판단되면 처분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이의신청, 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로 다툴 수 있다. 아무 대응 없이 기한을 넘기면 가산금이 붙고 예금·부동산 압류 등 체납처분으로 이어진다.
본인이 받은 재산가액을 넘는 통지서는 없다. 다만 그 한도 안에서는 형제의 세금 전부를 혼자 떠안을 수 있다는 것이 진짜 위험이다.
상속 지분을 정할 때부터 각자의 자금 여력과 세금 부담 능력을 함께 따져보지 않으면, 신고서에 도장을 다 찍고 나서도 언제 통지서가 날아올지 모르는 상태로 몇 년을 보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