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 관할 세무서로부터 중간예납세액 고지서가 도착합니다. 금액은 작년 종합소득세 확정신고 때 계산된 세금을 기준으로 정해지는데, 올해 매출이 크게 줄었다면 이 금액이 유난히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반기(1월~6월) 실적을 기준으로 다시 계산한 세액이 작년 기준액의 30% 미만이라면 고지된 금액 대신 직접 계산한 추계액을 신고·납부할 수 있습니다. 매출이 눈에 띄게 줄어든 사업자라면 대부분 이 조건에 해당합니다. 다만 신고 방법과 기한, 그리고 나중에 정산될 때의 위험까지 알아야 손해 보지 않습니다.
중간예납 고지서는 작년 세금 기준으로 자동 계산되지만, 올해 상반기 소득이 기준액의 30% 미만이면 11월 1일~30일 사이 추계신고로 세액을 낮출 수 있습니다. 실제보다 낮게 신고하면 다음 해 5월 확정신고에서 가산세가 붙을 수 있습니다.
11월에 오는 중간예납 고지서, 왜 작년 매출 기준으로 계산될까
중간예납은 올해 낼 종합소득세를 미리 나눠 걷는 제도입니다. 국세청은 납세자의 올해 상반기 실적을 알 방법이 없으니, 작년 확정신고 때 계산된 산출세액(중간예납기준액)의 절반을 11월에 고지합니다. 작년에 800만원을 냈다면 올해 11월 고지서에는 400만원이 찍히는 식입니다. 문제는 이 계산이 올해 사업 상황과 무관하게 이뤄진다는 점입니다. 경기 침체나 거래처 이탈로 매출이 반토막 났어도, 고지서상 금액은 작년 실적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세법은 이런 간극을 메우기 위해 중간예납추계신고라는 선택지를 별도로 열어두고 있습니다. 고지서를 받은 사업자가 국세청이 계산한 금액 대신, 스스로 상반기 실적을 근거로 세액을 다시 계산해 신고·납부하는 방식입니다.
사업 첫해라면 상황이 다릅니다
작년에 사업을 시작해 아직 확정신고를 한 적이 없다면 애초에 중간예납기준액이 없어 11월 고지서 자체가 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장부를 복식부기로 작성해야 하는 복식부기의무자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전년도 실적이 없어도 올해 상반기에 사업소득이 발생했다면, 30% 기준과 무관하게 추계신고 의무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신고 대상 여부를 놓치기 쉬운 지점이니 첫 사업연도라면 별도로 확인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상반기 실적이 기준액의 30% 밑이면 추계신고를 선택할 수 있다
추계신고를 하려면 세 가지가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상반기(1월 1일~6월 30일) 실적을 기준으로 세액을 다시 계산하고, 그 금액이 중간예납기준액의 30%에 미달해야 하며, 11월 1일부터 30일 사이에 신고와 납부를 모두 마쳐야 합니다. 이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선택지가 사라집니다. 기한을 넘기면 추계신고 자체가 성립하지 않고, 원래 고지된 금액이 그대로 확정됩니다.
계산 방식은 단순합니다. 상반기 6개월치 사업소득금액을 2배로 연환산한 뒤 종합소득공제를 빼 과세표준을 만들고, 여기에 기본세율을 적용해 연간 세액을 구합니다. 이 금액의 절반이 중간예납추계액이고, 원천징수세액이나 감면이 있다면 추가로 차감합니다. 산출된 추계액이 작년 기준액의 30%보다 낮으면 그 금액만 내면 되고, 30%를 넘으면 애초에 추계신고를 선택할 이유가 없습니다. 고지된 금액을 그대로 내는 쪽이 절차도 간단하고 안전합니다.
| 구분 | 고지금액 그대로 납부 | 중간예납 추계신고 |
|---|---|---|
| 기준 금액 | 전년도 기준액의 1/2(고지서 표시) | 상반기 실적으로 직접 계산한 세액 |
| 절차 | 별도 신청 없이 자동 확정 | 11월 1일~30일 별도 신고 필요 |
| 유리한 경우 | 상반기 실적이 작년과 비슷하거나 좋아진 경우 | 상반기 실적이 작년보다 뚜렷하게 줄어 추계액이 기준액의 30% 미만인 경우 |
| 주의할 점 | 과다 납부분은 확정신고에서 정산 | 실제보다 낮게 신고하면 확정신고 때 가산세 위험 |
실제 숫자로 확인하는 절감액 — 상반기 소득 900만원일 때
실제 상담에서 자주 보는 사례를 숫자로 풀어보겠습니다. 음식점이나 도소매업처럼 현금흐름이 매출에 민감한 업종에서, 작년에는 사업이 잘 돼 종합소득세 산출세액이 800만원 나왔던 사업자가 있습니다. 올해는 원자재 값 상승과 손님 감소가 겹치면서 상반기 사업소득금액이 900만원에 그쳤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 단계 | 내용 | 금액 |
|---|---|---|
| 1 | 2025년 확정신고 산출세액(중간예납기준액) | 800만원 |
| 2 | 11월 고지서상 중간예납세액(기준액의 1/2) | 400만원 |
| 3 | 30% 기준선(기준액×30%) | 240만원 |
| 4 | 2026년 상반기(1~6월) 사업소득금액 | 900만원 |
| 5 | 연환산 소득금액(×2) | 1,800만원 |
| 6 | 종합소득공제 적용 후 과세표준(공제 150만원 가정) | 1,650만원 |
| 7 | 연간 산출세액(15% 세율, 누진공제 126만원) | 121만5,000원 |
| 8 | 중간예납추계액(연간 산출세액의 1/2) | 60만7,500원 |
| 9 | 절감액(고지액 400만원 대비) | 339만2,500원 |
고지된 금액 400만원과 추계신고 시 낼 60만7,500원의 차이는 339만2,500원입니다. 상반기 실적이 눈에 띄게 나빠진 사업자라면 이 정도 차이는 드물지 않습니다. 다만 이 계산은 상반기 장부가 정리돼 있다는 전제에서 가능합니다. 간이장부조차 없다면 상반기 매출과 경비를 다시 정리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하고, 기장을 세무사무소에 맡기고 있다면 11월 초에 미리 연락해 상반기 결산을 요청하는 편이 기한을 넘기지 않는 길입니다.
추계신고를 선택하기 전에 확인해야 할 함정
추계신고는 세금을 면제받는 절차가 아니라 납부 시점을 조정하는 절차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이 이 지점입니다. 상반기 실적만 보고 낮게 신고했는데 하반기에 매출이 회복되면, 다음 해 5월 확정신고에서 실제 연간 소득에 맞춰 세액이 다시 계산됩니다. 이때 이미 낸 중간예납추계액이 실제보다 적었다면 차액에 과소신고가산세와 납부지연가산세가 함께 붙습니다. 11월에 아낀 돈보다 이듬해 5월에 더 내는 돈이 커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추계신고 후 실제 소득이 신고액보다 많았던 것으로 확정되면, 차액에 과소신고가산세 10%와 미납 기간에 비례한 납부지연가산세가 함께 부과됩니다.
판단 기준은 하반기 전망입니다. 업종 특성상 하반기에 성수기가 몰려 있거나 이미 계약된 매출이 확정돼 있다면, 상반기 실적만으로 추계신고를 서두르기보다 고지된 금액을 그대로 내고 다음 해 5월 확정신고에서 정산받는 쪽이 안전합니다. 반대로 폐업을 고려할 정도로 업황이 꺾였거나 하반기 반등 요인이 뚜렷하지 않다면 추계신고 쪽이 합리적입니다. 추계액이 기준액의 30%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경우, 공제 항목 하나만 빠뜨려도 기준을 넘길 수 있으므로 여유 있게 낮을 때만 선택하는 편이 낫습니다. 애매하면 세무 전문가 확인을 거치는 것이 좋습니다.
추계액이 50만원 미만으로 계산되면 신고만 하고 납부는 면제됩니다. 반대로 상반기에 사업을 새로 시작해 작년 기준액 자체가 없는 복식부기의무자라면, 30% 기준과 무관하게 상반기 실적이 있는 이상 반드시 추계신고를 해야 한다는 점도 참고할 부분입니다.
중간예납은 작년 세금의 절반을 내는 제도가 아니라, 올해 세금을 미리 나눠 내는 제도입니다.
고지서에 적힌 숫자는 작년의 결과일 뿐, 올해의 사정을 반영하지 않습니다. 상반기 장부를 정리해 두면 11월 한 달 동안 그 차이를 세액에 반영할 기회가 생깁니다.